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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고장·사고' 지하철 스크린도어, 입찰 담합까지…

박민하 기자 mhpark@sbs.co.kr

작성 2017.11.15 11:21 수정 2017.11.15 18:54 조회 재생수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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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9호선 승강장 스크린도어 설치 공사 경쟁입찰에서 낙찰예정자를 사전에 합의하고 밀어준 3개 업체가 적발됐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아이콘트롤스, 현대엘리베이터, GS네오텍에 과징금 총 2억6천500만원을 부과했습니다.

공정위는 아울러 법 위반행위 금지 시정명령을 하고, 각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이들은 2013년 1월 17일 열린 서울 지하철 9호선 2단계 916공구 승강장 스크린도어 경쟁입찰에 응하면서 아이콘트롤스가 낙찰될 수 있도록 사전에 투찰가를 합의했다가 적발됐습니다.

해당 사업은 2013년 4월부터 8월까지 신논현∼종합운동장역 구간 스크린도어 설치를 위해 현대산업개발이 최저가입찰 방식으로 발주한 것입니다.

총 사업비는 24억원이었습니다.

현대산업개발의 자회사인 아이콘트롤스는 향후 공공기관 발주 스크린도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실적을 확보하기 위해 이 사업을 꼭 따내고자 담합을 주도했습니다.

아이콘트롤스는 1단계 사업에서 이미 스크린도어를 설치한 경험이 있는 현대엘리베이터가 입찰에 참여할 것이라고 보고 접근했습니다.

아이콘트롤스는 자신이 낙찰받는 대신 22억2천만원에 해당 사업을 다시 하도급으로 주겠다는 합의서를 2012년 8월 현대엘리베이터와 작성했습니다.

현대엘리베이터로서는 다소 사업비가 낮아지더라도 확실하게 사업을 따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2012년 12월 GS네오텍까지 총 3개 업체가 지명경쟁 입찰대상자로 공식 선정되자, 아이콘트롤스는 GS네오텍에도 '들러리'로 서줄 것을 제안했습니다.

GS네오텍은 향후 필요할 때 아이콘트롤스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이 제안에 응했습니다.

옆 공사 현장인 917공구의 주관사는 GS건설이었기 때문에 '나눠 먹기'를 할 요인이 있었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입니다.

결국 GS네오텍은 24억6천500만원, 현대엘리베이터 24억원, 아이콘트롤스 23억8천400만원을 각각 써냈고 아이콘트롤스가 낙찰을 받았습니다.

사전에 조율된 입찰 가격이었습니다.

아이콘트롤스는 원 사업비의 99.33%에 달하는 높은 투찰률로 사업을 따내 약속대로 현대엘리베이터에 하청을 줬습니다.

공정위는 이러한 행위가 입찰 담합을 금지하는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시정명령, 과징금 부과, 법인 고발 조치했습니다.

과징금은 아이콘트롤스 1억3천300만원, 현대엘리베이터·GS네오텍 각 6천600만원이 부과됐습니다.

이번 사건의 공소시효는 내년 1월 16일까지로 두 달가량 밖에 남지 않은 상황입니다.

지난 9월 공정위는 자동차 해상 운송 국제 담합을 불과 공소시효 2주를 앞두고 고발하는 바람에 검찰에 주어진 수사시간이 충분치 못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습니다.

공정위는 이 사건을 인지해 조사를 시작한 시점이 이미 공소시효 5년 중 4년 가까이 지난 작년 9월이라 조사 기간이 촉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증거가 명백하고 당사자들이 위법 사실을 인정하고 있어 검찰이 공소시효 안에 기소하는 데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공정위 관계자는 "민간이 발주한 사업 입찰에서 사전에 낙찰예정자를 결정하고 입찰에 형식적으로 참여하는 행태를 엄중히 제재한 사건"이라며 "민간 부분 등 입찰에서 경쟁질서 확립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