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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은 폭행에 착취까지…'현대판 노예' 돼버린 지적장애인

<앵커>

지적장애인을 데려다가 착취하는 사례가 최근 잇따라 적발되고 있습니다. SBS는 사회 최약자로 분류되는 지적장애인에 대한 연속 보도를 마련했습니다.

오늘(13일) 첫 순서로 지적장애인들을 노예처럼 학대하는 실태를 송인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찰이 24시간 영업하는 한 중식당에 들이닥칩니다. 장애인 노동 착취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겁니다.

주방 안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멀뚱히 서 있는 남성, 지적장애 3급인 46살 김 모 씨입니다. 김 씨는 5년여 동안 갖은 폭행 속에 착취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김 모 씨/노예노동 피해 지적장애인 : 등허리를 프라이팬으로 때리고 하니까. 자장면 그릇으로 머리통을 때려서 병원에서 5일 동안 (입원했어요.)]

식당에서 쪽잠 자며 24시간씩 일한 대가는 월평균 100만 원. 그나마도 양어머니가 몽땅 가로채 가서 김 씨는 한 푼도 받지 못했습니다.

[김 모 씨/노예노동 피해 지적장애인 : 양엄마가 돈을 다 쓰니까. (월급통장을) 안 주고 이미 돈을 다 써버린 거죠.]

지난달에는 경남 김해에서 지적장애 3급인 50대 남성이 한 달에 10만 원만 받고 공장에서 노예처럼 일하다 발견됐습니다.

이달 초 충북 음성에서는 60대 지적장애인이 한 달에 5만 원만 받고 농장에서 착취를 당하다가 경찰 도움으로 18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박 모 씨/노예노동 피해 지적장애인 : 밥 먹고 일어나면 먹자마자 일해야 하고, 주말은 없어요. 계속 일해요.]

지적장애 때문에 집을 잃거나 가족으로부터 버림받은 장애인이 주로 노동 착취와 학대의 대상이 됩니다. 고용주가 보호자를 자처하며 임금은 물론 기초생활수급비까지 가로채도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지적으로 장애가 있다 보니 이런 학대가 수년간 이어지고 10년 넘는 사례도 20%에 육박합니다.

[서동운/학대피해 장애인 지원센터장 : 가족과 이미 단절된 지 오래된 분들이 많이 있죠. 장애특성상 개인적인 판단 능력이라든가 외부와의 대처능력이 현저히 떨어지죠.]

가족의 버림과 사회적 무관심 속에 노예 같은 착취를 당하고도 말 못하는 지적 장애인들. 정확한 실태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영상취재 : 김찬모, 영상편집 : 박춘배,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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