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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pick] 노출 차림 장기자랑 동원되는 간호사들…간호사협회 "여성 전문직 비하"

[뉴스pick] 노출 차림 장기자랑 동원되는 간호사들…간호사협회 "여성 전문직 비하"
한림대학교 성심병원이 체육대회 장기자랑을 위해 간호사들에게 밤 10~11시까지 춤 연습을 하게 하는 등 갑질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대한간호협회가 오늘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대한간호협회는 오늘(13일) 한림대 성심병원의 간호사 장기자랑 강요 논란과 관련해 "여성 전문직에 대한 비하이자 모독"이라며 철저한 진상 조사와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습니다.

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최근 간호사들에게 병원행사 장기자랑에서 선정적인 옷차림을 강요해 논란이 되고 있는 것에 대해 전국 38만 간호사와 함께 경악을 금치 못하는바"라며 이같이 지적했습니다.

협회는 "간호사는 국민의 고귀한 생명을 지키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숭고한 사명을 부여받은 전문인이라는 사명감으로 환자 곁을 1년 365일 24시간 묵묵히 지키고 있다"며 "그러나 이번 사건처럼 원치 않는 병원 장기자랑 행사에 간호사가 강제 동원되고 선정적인 옷차림까지 강요받은 것은 지금까지 가져왔던 모든 간호사의 소명의식과 자긍심을 한꺼번에 무너뜨린 중대한 사건"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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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특히 간호전문인이라는 소명의식으로 적절한 보상체계 없이 높은 근무 강도와 빈번한 초과근무, 교대근무 등을 견뎌온 간호사들을 부적절한 장기자랑 같은 병원 행사에 강제 동원해 온 것은 여성 전문직에 대한 비하이자 모독"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시민단체인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매년 10월 재단 행사인 '일송가족의 날'에 간호사들을 강압적으로 동원해 장기자랑 시간에 노출이 심한 복장을 하고 선정적인 춤을 추게 했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됐습니다.

실제로 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ㆍ직장갑질119 등 페이스북에 올라온 당시 사진을 보면 무대에 오른 간호사들은 짧은 바지를 입고 배꼽과 어깨를 드러낸 채 선정적인 춤을 추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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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매년 10월 재단 행사인 ‘일송가족의 날’ 행사에 간호사들을 강압적으로 동원하고, 장기자랑 때는 노출이 심한 복장을 입고 춤을 추도록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장기자랑에 참가하는 간호사를 키와 몸무게 등 몸매를 기준으로 선발하고 업무시간 종료 후와 휴일에도 장기자랑 연습을 하게 했다는 겁니다. 

장기자랑을 준비하는 동안 정시 퇴근을 할 수 없었는데 병원 측이 시간외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한 간호사는 "우리가 기쁨조도 아니고 간호사에게 강압적으로 춤추라고 하냐"고 토로했습니다. 

성심병원 측은 병원 내부에서 제기된 여러 주장들에 대해 진위를 파악하고 있고 사실로 밝혀질 경우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간호사협회는 이에 대해 내년에 간호사인권센터를 설립해 간호사 특유의 태움(직장 내 괴롭힘을 뜻하는 용어) 문화를 비롯해 임신순번제·성희롱 문제 등 인권침해 사례를 개선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전의 한 간호학과에 재학 중인 A 학생은 "간호학과로서 배우고 있는 것들과 다른 모습에 매우 씁쓸했다"며 "간호인이 좀 더 존중받는 환경이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직장갑질119' 박점규 운영위원은 SBS와의 통화에서 "직장갑질 119를 통해서 한림대 성심병원에 관련해 다양한 제보가 들어왔다"며 "지난 9월 장기자랑은 여러가지 적폐 중에 하나 정도일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박 운영위원은 "다양한 사례 모아서 보고서를 만들 계획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뉴스 픽'입니다.

(사진='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 대한간호협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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