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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토크] 겨울 재촉하는 '낙엽비'…가을 정취 느껴보세요

위 영상에서는 두 곳의 단풍 풍경을 담았습니다. 한 곳은 ‘덕수궁 돌담길’입니다.

서울의 가을 단풍 길이라고 하면 대부분 ‘정동길’이라 불리는 ‘덕수궁 돌담길’을 떠올립니다. 수많은 노래에 등장하기도 했으며, 연인이 이 길을 걸으면 헤어진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평일에는 직장인들에게 최고의 산책로이며, 휴일에는 관광객과 가족단위 나들이객이 즐겨 찾는 곳입니다.

낭만적으로만 보이는 이 길은 꽤나 긴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한제국 선포 후 확장되던 덕수궁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식민통치자들에 의해 빠르게 해체되며 지금의 모습과 비슷한 형태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식민통치기구들이 이 길에 자리 잡고 있어서 매국과 망국의 길이기도 했습니다.

길의 시작은 시청 광장을 바라보는 대한문의 옆입니다. 길의 반대쪽은 서대문 부근까지 이어집니다. 1885년 배재학당이 이곳에 자리했습니다. 다음 해엔 이화학당이 터를 잡았고, 1895년 정동교회를 비롯하여 대한민국 최초의 호텔인 손탁호텔까지 자리를 잡았습니다. 아관파천으로 알려진 러시아 공사관과 서울시립미술관 역시 이 길에서 구경할 수 있습니다.

다른 한 곳은 1987년에 입주한 서울시 양천구 신정동에 위치한 목동 신시가지9단지입니다. ‘덕수궁 돌담길’에 비하면 역사가 짧은 계획도시입니다. 이 길은 아파트 사이에 있습니다. 흔히 신도시를 아파트 숲이라 표현하는데, 이곳은 숲과 아파트 숲이 어우러져 있습니다. 양천구는 주민들이 단풍을 느낄 수 있도록 아름다운 단풍길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낙엽을 바로 청소하지 않아 주민들이 가을의 풍경을 좀 더 오래 간직할 수 있습니다.

한때, 헐리우드 영화를 보며 사람들은 말했습니다. "외국영화는 공기의 때깔이 달라서 멋지다." 우리나라의 후 보정의 기술이 미약하던 시절의 이야기지만, 공기의 색채가 있다는 점은 동의가 됩니다. 노란 은행잎과 붉은 단풍잎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은 우리의 가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듭니다. 공기의 색채가 어울리지 않는 두 길을 하나의 영상으로 녹일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가을의 정취를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영상 취재:  하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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