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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막내 장가는 보내야지"…40년 세월을 공사장에 바친 김 씨

김여진 인턴, 최재영 기자 stillyoung@sbs.co.kr

작성 2017.11.11 13:37 수정 2017.11.14 13:24 조회 재생수11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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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막내
장가는 
보내야지…”59살 김용철(가명) 씨는 
지난달 30일 있었던 일이 
너무나 고통스럽게도 생생합니다. “그 날 오전에 공사장에 
큰 돌이 굴러가는 걸 제가 막았죠. 
다칠뻔한 동료한테 
내가 목숨 구해 준거다 자랑했는데…. 
그런 사고가 날 줄은…”

-김용철(가명)/고인 동생

공사장에서 일하던 그는 
그날 오전만 하더라도 

그게 전부일 줄 알았습니다. 점심을 먹고 난 얼마 뒤
공사장 주변 담벼락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30년 넘은 낡은 담벼락이었는데
흙더미 속에는 용철 씨와 
형, 용진(가명, 70살) 씨가 
같이 묻혔습니다. 천만다행으로 용철 씨는
찰과상만 입고 빠져나왔지만, 

형은 끝내 살아서 나오지 못했습니다. “돈이 없어도 돈만 생기면 
손주들한테 꼬박꼬박 용돈 주던 사람이었는데…”

-김용철(가명)/고인 동생

9남매 집안 장남이었던 용진 씨는
부족한 살림에도 
가족들을 챙기는 사람이었습니다. “형수가 최근에 사고를 당했어요
병원비 대기도 빠듯했는데…”

-김용철(가명)/고인 동생

월남전에 참전해 매달 받고 있는
20만 원을 빼면 
특별한 수입이 없던 터라 
일손을 놓기 힘들었습니다. “막내아들 장가보낼 때까지만 
일하겠다더니…”

-김용철(가명)/고인 동생

넉넉하지 못한 형편 때문에
남들 다 보내는 대학도 
제대로 보내지 못했지만,

자식들을 끝까지 챙기겠다는 
책임감도 강했던 아버지.“세 시 반에 일어나서
밥하고 출근하셔서
일곱시에 들어오셔서 
식사하시고 바로 주무시고…”

-김용진(가명) 씨 아들지난 40년을 
묵묵히 공사장을 떠돌며 
한 가정과 집안을 꾸려왔던 그는 

너무나 허망하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현장에 
옹벽 지지대도 없었고,
안전관리자도 없었어요.”

-김용철(가명)/고인 동생

형이 떠난 사고 현장을 떠올릴 때면 
동생은 아직도 
원통함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막내아들 생각에 
편히 숨을 거두지도 못했을 그가
이제는 부디 그 무거웠던 짐을 
한 줌이라도
내려놓을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공사 현장에서 무너져 내린 담벼락에 묻힌 두 형제. 그 중 형 김 모 씨는 끝내 목숨을 잃고 말았습니다. 부족한 형편에도 가족들을 위해 40년이라는 세월동안 묵묵히 공사현장에서 일해온 김 씨. 하지만, 이제 가족들은 김 씨의 모습을 다시는 볼 수 없습니다.

☞ 숨진 김 씨 가족 후원하기 : https://goo.gl/Nqx8c2

기획 최재영, 김여진 인턴 / 그래픽 김태화 / 펀딩운영 이슬기, 한승희


 

(SBS 스브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