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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트럼프에 온갖 공들인 아베, 손해 본 장사?"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7년 11월 7일 (화)
■ 대담 : 최호원 SBS 도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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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베, 트럼프 골프 접대 위해 이틀 전부터 골프 연습
- 도쿄 시내 유명 햄버거집에서 미국산 쇠고기 들어간 햄버거 공수
- 트럼프 손녀가 좋아하는 일본 개그맨 초대… 웃음 소재 총동원
- 日, 트럼프 방문 동안 경찰 인력 2만 1천 명 동원… 역대 최고
- 71세 트럼프, 63세 아베를 “신조” 편하게 불러
- 트럼프 “아베, 美 군사 장비를 많이 구입할 것이다”
- 日, 이시바 시게루 “트럼프, 美 전폭적 신뢰받고 있지 않다” 지적
 
 
▷ 김성준/진행자:
 
앞서 오프닝에서도 잠깐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일본을 방문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아주 극진한 환대를 받았습니다. 세계적인 일본인 프로 골퍼까지 불러서 이른바 접대 골프 같은 것을 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일본 정부는 이렇게 많이 베푼 만큼 충분히 얻었다고 평가를 하고 있는데. 아까 들으신 것처럼 워싱턴 포스트는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고 하고 있고요. 도쿄 최호원 특파원 연결해서 어떤 얘기가 맞는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최호원 특파원.
 
▶ 최호원 SBS 도쿄 특파원:
 
네. 도쿄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방일 취재하느라 바빴겠습니다.
 
▶ 최호원 SBS 도쿄 특파원:
 
네. 그렇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어쨌든 일본 정말 극진하게 환대했다고 해서 우리도 기사가 많이 났었는데요. 그 외에 안 알려진 부분들이 어떤 게 있습니까?
 
▶ 최호원 SBS 도쿄 특파원:
 
말씀하신 것처럼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일본에 도착한 첫날 아베 총리와 4시간 이상 9홀을 돌면서 골프 회동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아베 총리가 이 골프에 대해서 얼마나 공을 들였나면요. 그 이틀 전에 다른 골프장에서 비서관들과 역시 9홀을 돌며 연습 골프를 쳤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골프 실력이 70타 후반 정도인데 아베 총리가 90타 정도 수준으로 알려져 있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차이가 크게 나네요.
 
▶ 최호원 SBS 도쿄 특파원:
 
맞습니다. 비슷한 실력이어야 비슷하게 이동하면서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이 골프죠. 그래서 너무 처지지 않게 실력을 점검하는 연습 경기까지 치른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게 하루아침에 되나요?
 
▶ 최호원 SBS 도쿄 특파원:
 
쉽게 이뤄지지는 않겠죠. 또 골프에 앞서서 두 정상은 햄버거 점심 식사를 함께했는데요. 일본 정부는 클럽 하우스에서 만든 햄버거가 아니라 도쿄 시내에 있는 유명 햄버거 집에서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간 특별 주문 햄버거를 공수해왔습니다.

그리고 미국산 쇠고기를 넣었다는 점을 미국 측에도 충분히 전달했고요. 또 말씀하신 것처럼 접대 골프에 세계 랭킹 4위인 일본인 프로 골퍼 마츠야마 히데키 선수까지 불렀습니다. 이 마츠야마 선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을 칠 때마다 조언을 해줬고요. 또 방송 카메라에서 어떤 홀에서는 트럼프, 아베, 마츠야마 세 사람이 모두 파를 기록하면서 기분 좋아해 하는 장면도 포착되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트럼프와 아베는 기분 좋았겠지만 마츠야마는 세계 랭킹 4위인데 파 했다고 좋아하지는 않았겠죠.
 
▶ 최호원 SBS 도쿄 특파원:
 
언론에는 일단 굉장히 영광이었다고 답변을 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이런 정말 정성 들인 골프 회동이라는 게 실제로 미일정상회담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일본 언론은 보고 있습니까?
 
▶ 최호원 SBS 도쿄 특파원:
 
네. 그렇습니다. 아베 총리도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접대 골프 후에 총리관저에 돌아와서 기자들에게 편안하게 속내를 털어놓으며 많은 주제에 대해서 얘기했다. 또 어려운 문제도 섞어서 깊이 있는 대화가 가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첫날 저녁에는 긴자의 최고급 철판요릿집에서 부부 동반 식사를 했고요. 일본 언론 등은 와규 요리 등을 먹었다, 이렇게 상세히 보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대일 적자 문제도 거론했는데. 전체적인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이렇게 알려지고 있습니다.

또 아베 총리는 이후에 다음날 정상회담 직전 점심, 또 저녁 공식 만찬까지 트럼프 대통령과 무려 네 차례나 식사를 같이했습니다. 공식 만찬에는 미국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손녀가 좋아한다는 일본 개그맨까지 불렀습니다. 두 정상이 대화를 하면서 조금이라도 웃음의 소재가 될 만하다면 관련 인물들을 총동원해서 초대한 겁니다. 한 마디로 치밀하고 계산된 준비였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고생 많이 했네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사실 트럼프 대통령 방문을 반대하는 집회도 열리고 그랬거든요. 지금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일본에서는 혹시 그런 시위는 없었습니까?
 
▶ 최호원 SBS 도쿄 특파원:
 
네. 없었습니다. 일본은 기본적으로 집회가 신고제가 아니라 허가제입니다. 일본 경찰이 트럼프 대통령의 동선 주변으로는 일체 집회를 허가하지 않았습니다. 반대 집회가 없었던 것은 아닌데 10여 km 떨어진 완전히 다른 지역에서 열렸고요. 트럼프 대통령이 집회를 볼 일도 없고 또 관련 취재하는 언론의 카메라에도 잡히지 않았습니다.

일본 정부가 트럼프 방문 기간 동안 동원한 경찰 인력이 역대 최고 수준인 2만 1천여 명에 이릅니다.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서울에서는 트럼프 반대 집회가 열렸고. 두 나라의 상황을 놓고 여러 가지 의견이 있을 텐데요. 우리 정부가 외교적 결례를 방치한 것 아니냐. 이런 의견도 있겠지만 또 이쪽 일부 일본인들은 오히려 그런 점을 보면서 한국에 비해서 일본 사회가 얼마나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지 못하는 사회인가. 이런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기도 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일본에서는 시위가 허가제라는 것은 오늘 처음 알았네요. 다른 얘기입니다만 도쿄에서 혐한 시위, 이런 것들은 그렇게 허가가 쉽게 나는 거예요?
 
▶ 최호원 SBS 도쿄 특파원:
 
일찍 신청을 하고 집회가 기본적으로는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는 경우에 대부분 허가가 되고 있습니다. 이런 특별한 경우, 이번 트럼프 대통령뿐만 아니라 오바마 대통령이 방문하거나 주요 인사가 방문했을 때는 일본 경찰이 어김없이 집회를 크게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혐한 시위는 이게 의사 표현을 넘어서서 차별을 주장하고 폭력을 동반하는 시위인데.
 
▶ 최호원 SBS 도쿄 특파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게 사실은 지난해에 관련 헤이트 스피치를 규제하는 법이 통과될 때도 일본 국회에서는 그런 문제가, 우리로서는 이해할 수 없지만 사람들의 표현의 자유를 압박할 수 있다. 이게 논란이 돼서 굉장히 통과가 어려웠거든요. 그리고 지금도 결국 법안 내 특별한 처벌 조항이 안 들어가서 부족한 법안이라고 평가받고 있는데. 이것도 바로 표현의 자유라는 이유로 이뤄진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렇군요. 어쨌든 이렇게 환대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의 환대만큼 선물을 안겨주기는 했나요?
 
▶ 최호원 SBS 도쿄 특파원:
 
일본 정부 입장에서는 준 만큼 돌려받았다. 이런 입장입니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의 요청대로 일본인 납북 피해자 가족들을 만나서 위로했고요. 또 이들의 귀환을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지난 중의원 선거 때도 관련 연설을 한 적이 있는데요. 내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피해자 가족들을 만나달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대통령이 그 자리에서 알았다, 신조. 꼭 만날게. 이렇게 답을 했다.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71살인 트럼프 대통령이 63살인 아베 총리를 이름인 신조로 편하게 부르는 겁니다. 이런 점을 또 강조한 것이죠.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은 방일 기간 내에 이렇게 아베 총리를 추켜세웠고요. SNS에서는 알려진 것처럼 사진과 영상을 올리면서 일본을 전세계에 알리기도 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일본에 선물 준 것도 꽤 있습니다만 사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적자 해소라든지 군사 장비 구매라든지 일본에 요구한 것도 많지 않습니까?
 
▶ 최호원 SBS 도쿄 특파원:
 
네.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 공동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은 자리에서 앞으로 아베 총리가 미국의 군사 장비를 많이 구입할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북한 미사일을 격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그런데 일본은 사실 이런 압박이 그렇게 특별하지는 않다는 입장입니다. 스가 관방장관이 오늘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았는데. 자위대의 장비는 5년마다 작성되는 중기 방위력 정비계획에 따라 계획적으로 보유할 생각이라고 말을 했습니다. 당장 미국 장비가 우선되겠지만 구매를 급하게 결정하기보다 차분히 따져보고 결정하겠다. 이렇게 입장을 밝혔고요.

또 무역 적자 부분에 대해서도 지금 현재 두 정상의 친분 관계를 고려하면 대미 투자 확대 이런 것을 통해서 어느 정도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우리나라 같으면 한국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을 그렇게 골프 접대라든지 여러 가지 방식으로 환대를 지나치게 하면. 여기저기 야당도 그렇고 비판의 목소리가 많을 것 같은데. 일본 분위기는 어떤가요?
 
▶ 최호원 SBS 도쿄 특파원:
 
아베 총리의 후임을 노리는 자민당의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인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고 있지 않다. 이렇게 지적을 하면서 지나친 미일 간의 밀월 관계에 대해서 경계감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또 야당들도 사실 미국의 대일 적자 해소 요구, 군사 장비 구매 압박. 이런 것을 아베 총리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앞으로 국회에서 좀 따져 묻겠다. 이렇게 벼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일본 언론들 사이에서는 비판 기사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앞서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가 혹평을 했다. 이런 말씀도 하셨는데. 일본의 인터넷상에서는 예를 들면 공식 만찬에 일본 개그맨을 부른 것은 지나쳤다. 이 정도의 지적은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굉장히 우호적인 리포트가 많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보면 사실 프로 골퍼를 동원한 문제. 이런 문제가 국민 정서에 맞을까 걱정을 했었는데. 사실 여기에 자민당이라든가 일본 정당들의 이른바 정당 이벤트 때도 굉장히 국민적인 스포츠 스타들이 가서 참석을 합니다. 그래서 스포츠 스타들이 정치적 행사에 꽤 동원되는 경우들이 왕왕 있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거부감도 적은 것 같습니다. 우리와 크게 다른 부분입니다. 이상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최호원 SBS 도쿄 특파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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