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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로 늘었네" 조각난 국립공원…신음하는 자연

<앵커>

북한산이나 태백산 같은 국립공원을 오랜만에 가신다면 도로나 탐방로가 많이 늘어나 있어 놀라실 겁니다. 그만큼 접근성은 좋아졌지만 소중한 자연유산이 갈수록 작게 조각나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용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설악산 대청봉입니다. 구불구불한 탐방로를 사이에 두고 숲이 양쪽으로 나뉘었습니다. 천문대까지 도로가 뚫린 소백산은 마치 대형 구렁이가 산을 갈라 휘감은 듯합니다.

흙이 파여 속살을 드러낸 함백산 탐방로는 폭이 4미터가 넘는 곳도 있습니다. 곳곳에 샛길이 뻗어 있고, 담배꽁초도 널려 있습니다. 8부 능선까지 도로가 뚫려 관광객이 붐빕니다.

[관광객 : 도로에 대형버스가 있습니다. 이렇게 올라오니 올라오게 되네요.]

녹색연합 조사결과, 산악형 16개 국립공원이 이런 도로나 탐방로 때문에 2천 백24개 조각으로 나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멧돼지를 비롯해 대형 포유류가 사람의 방해를 받지 않고 살 수 있는 곳이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특히 북한산과 속리산의 파편화가 가장 심각했습니다.

이처럼 이미 만들어진 도로와 탐방로로 인해 국립공원 숲이 조각나고 있지만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계속해서 새로운 탐방로를 만들고 있습니다. 지난 7년간 늘어난 탐방로만도 114km에 달합니다.

[배제선/녹색연합 자연생태팀장 : 국립공원이 더이상 이용의 대상이 아니라 국가의 중요한 자연자원의 관점으로 관리되어야 합니다.]

무계획적인 도로나 탐방로 개설을 자제하고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탐방 문화 정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영상취재 : 김민철, 화면제공 :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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