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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정부 눈 밖에 난 국산 요격체계 M-SAM의 운명은…

김태훈 기자 oneway@sbs.co.kr

작성 2017.11.02 16:47 수정 2017.11.02 17:26 조회 재생수4,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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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정부 눈 밖에 난 국산 요격체계 M-SAM의 운명은…
국산 요격체계 M-SAM(천궁)이 요격 시험 성공과 전투 적합 판정을 받고 찬사를 받은 지 몇 달 지나지 않았는데 ‘양산 중지’를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습니다. 송영무 국방장관이 돌연 양산을 할지 말지 검토하라고 지시하면서부터입니다. 청와대의 한 고위 관계자 입에서는 "M-SAM은 노후한 무기"라는 혹평도 나왔습니다.

M-SAM은 갓 탄생한 첨단 국산 무기입니다. 전력화 시기가 2년 앞당겨질 정도로, 성공한 국산 무기 개발 사례입니다. 낡았다는 평가는 완전히 잘못됐습니다. 블록-1은 항공기 요격용이고 블록-2는 탄도미사일 요격용인데, 블록-1은 작년 초부터 전력화 되고 있고 블록-2는 올 연말부터 양산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탄도미사일 요격용 M-SAM 블록-2 양산을 앞두고 송영무 장관이 양산 보류 및 전력 우선 순위 검토를 지시한 것도 석연치 않습니다. 블록-2가 사드(THAAD)만큼은 못해도 미국의 패트리엇 팩-3급은 되는데 국방장관과 청와대 고위 관계자에게는 마뜩잖은가 봅니다.  

● M-SAM 양산 보류의 진의

지난 달 20일 예정됐던 방위사업추진위원회가 갑자기 취소됐습니다. 송영무 장관이 M-SAM 양산 보류 및 전력 우선순위 재검토를 지시한 데 따른 일입니다. 양산 보류냐 취소냐를 놓고 말이 많았습니다. 군 일각에서는 “M-SAM 블록-2 양산을 접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돌았습니다.

지난 화요일(10월 31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종합 국감에서 내막이 드러났습니다. 송 장관은 국감에서 “1조 얼마 정도 되는 돈(M-SAM 양산 비용)은 너무나 아까우니 이것(M-SAM)을 같이 해서 L-SAM 개발할 때 같이 가면 거리도 늘리고"라고 말했습니다. 큰 돈 들여 M-SAM을 양산하느니 곧 본격 개발에 돌입하는 국산 장거리 요격 체계 L-SAM과 함께 묶어서 다시 개발해 M-SAM의 사거리와 요격 고도를 높여보자는 뜻입니다.

겉으로는 양산 보류이지만 송 장관의 속내는 M-SAM 양산 중단입니다. 그는 국감에서 “M-SAM은 투자 대비 효과가 적다”고도 했습니다. 무기의 개발과 도입을 총괄하는 방위사업추진위원회의 위원장인 국방장관의 의도가 이렇다면 방사청과 군은 양산 중지를 우선 고려하며 검토하기 마련입니다.

게다가 L-SAM을 개발하는 김에 M-SAM의 사거리와 요격 고도를 높이자는 말은 넌센스입니다. L-SAM 개발 자체가 성공을 장담 못하는 모험인데 한가하게 M-SAM 재개발까지 하라니요. M-SAM 블록-2를 양산하면서 동시에 블록-2를 성능 개량하는 사업은 모르겠지만 M-SAM과 L-SAM을 묶자는 말은 M-SAM을 버리자는 말과 같습니다.

청와대의 고위관계자는 “M-SAM은 노후화된 무기체계”라고 정의했습니다. M-SAM은 작년과 올해 10차례 안팎 요격 시험에 성공해 전투 적합 판정을 받은 국산 신무기입니다.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무기를 사열할 때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KAMD의 선두에 서기도 했습니다. 그때 처음 대중에게 공개됐는데 노후됐다니요.
M-SAM 요격탄 발사 장면M-SAM은 미국의 패트리엇 팩-3급으로 고도 20km 이상에서 적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습니다. 요격 시험에서는 북한의 스커드와 노동의 탄두 모양, 낙하 속도를 그대로 본뜬 표적탄을 백발백중했습니다. M-SAM을 개발한 국방과학연구소(ADD)에 정통한 군 관계자는 “그들이 뭘 안다고 그런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M-SAM은 최첨단 국산 무기”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 M-SAM도 적폐?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동시에 M-SAM을 불신하고 아예 노후 무기라고 폄하하고 있으니 M-SAM은 양산도 못해보고 사장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의 국감 발언처럼 M-SAM은 “러시아 기술 훔쳐다가 피땀 흘려 개발한 국산 무기”입니다. 성능도 빠지지 않습니다. 툭하면 비리로 몰리는 결함도 아직까지 없습니다. 그럼에도 사장 될 운명입니다.

어렵사리 개발한 국산 무기를 버리려는 의도는 뭘까요? 송영무 장관은 국감에서 “155마일 휴전선 이북에는 세계에서 가장 밀집된 화력과 병력이 집결했고 휴전선 이남은 수도권이다”, “이런 환경에서 전쟁을 오래 끌면 안되니까 최단 시간 내에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어차피 북한 미사일이나 장사정포탄을 100% 걷어낼 수 없으니 몇 방은 맞고, 대신 압도적 화력으로 단시간 내에 북한을 초토화하자는 구상입니다.

송 장관의 공세적 전술도 맞습니다. 그렇다고 기왕 개발한 첨단 국산 방어 무기를 버릴 필요까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M-SAM은 노후 무기”라는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누군가에 의해 잘못된 정보가 입력된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고는 그런 말 못합니다. 정책 결정권자들이 이러하니 이번 정부에서도 국산 무기들은 이전 정부 못지 않은 험난한 길을 걸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