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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용인 일가족 살인 사건, 치밀한 계획범죄"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방송일시 : 2017년 10월 30일 (월)
■대담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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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밀한 계획으로 범행이 늦게 발각이 된 사이 뉴질랜드로 도주
- 현장에 밀가루 뿌린 용의자, 지문 검출하기 어려워져
- 피해자가 여행 간 것처럼 꾸며 도주 시간 확보
- 뉴질랜드에서 전자제품 훔쳤던 용의자, 생활에 필요했을 것
- 2015년, 도주를 위해 뉴질랜드에서 귀국한 것으로 추정
- 뉴질랜드에서 절도사건으로 법정 서면 살인사건은 지연돼

▷ 김성준/진행자:

네. 지난 21일이죠. 친어머니와 의붓아버지, 그리고 의붓동생까지 일가족을 살해한 뒤 뉴질랜드로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는 30대 아들이 뉴질랜드 현지에서 검거됐습니다. 왜 이렇게 친어머니, 그리고 다른 가족들을 잔인하게 살해를 해야 했을까요? 저희 패널로 출연하고 계시는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를 연결해서 일가족 살인사건의 전말을 한 번 분석해 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네. 안녕하십니까.

▷ 김성준/진행자:

이 용의자가 30대 아들인데. 용인이고요. 아파트에서 친어머니와 의붓동생을 먼저 살해하고. 그리고 또 강원도 평창까지 가서 의붓아버지를 살해했다. 그런데 이게 보니까 출동했던 소방대원이 범행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주 현장이 깨끗했다고 해요.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네. 현장을 완전히 치우고 나간 것으로 보입니다. 21일 날 사건이 벌어졌는데요. 일단 집에 있던 모자를 먼저 살해하고 지금 어머니는 친어머니였고요. 동생은 의붓아버지의 자녀였던 것으로 확인이 되고 있고요. 그러고 나서 저녁 시간대 아버지를 강원도에 콘도가 싸게 나왔으니까 가서 콘도를 하면서 생활하고 싶은데 도와 달라 해서 보러 가다가 휴게소에서 아버지를 살해한 것으로 보입니다. 굉장히 치밀하게 계획해서 금방 발각이 안 되고 며칠 소요되는 와중에 지금 뉴질랜드로 도주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제가 들은 이야기 중에서 아까 깨끗하게 현장을 정리했다고 하는데. 그 중에서 아파트에서 친모와 의붓동생을 살해하고 나서 여러 가지 혈흔이 있을 테니까 거기에 밀가루를 뿌렸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게 보통 범죄현장에서 범죄를 은닉, 은폐하기 위해서 이렇게 하는 경우가 있습니까?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과거에 그런 사건들이 있긴 했는데요. 사실 이런 식으로 혈흔에 밀가루를 뿌리고 하는 일들은 영화에서 가공돼서 그 영화를 본 사람들에게 상당히 새로운 범죄 지식으로 퍼져 나간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이 사람도 아마도 그와 같은 영화를 통해서 수법을 터득한 것으로 보이고요.

그러나 오늘날은 밀가루를 뿌리게 되면 미세가루가 많아져서 지문 같은 것들을 검출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상태가 됩니다. 그래서 증거를 훼손하는 한 가지 방법으로 은폐 시도를 했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게 결국에는 영화에서 습득한 수법이 아닐까 추정이 되고 있을 정도로 어쨌든 은폐하려는 의지가 굉장히 강렬했고. 그래서 소방관이 도착했을 때 집안이 너무 정리가 잘 돼 있어서 시신을 발견하기 전까지 범행 현장이라는 것을 생각도 못 했다고 알려져 있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글쎄 그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심지어는 범행 후에 이미 사망한 피해자들의 휴대전화를 자기가 직접 들고 다니면서 누가 전화 오면 주말에 해외여행 갔다, 술 취해서 자고 있다고 하면서 일일이 다 대응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이건 심리적으로 분석을 해볼 때 어떻게 봐야 합니까? 이 정도로 치밀한 데다가 굉장히 침착한 것이잖아요? 심지어는 친어머니를 포함한 자기 가족을 살해한 것인데.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그리고 심지어는 전화한 사람 중에 이모도 있었거든요. 친모의 동생이 전화했더니 공항에서 전화를 받아서 여행을 가는 줄 알았다는 이야기인데. 결국은 그 정도로 계획을 철저히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휴대전화를 가지고 갔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간 것이 아닌가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요. 그 와중에 결국에는 21일 사건 이후 23일 출국을 하는 시간을 번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 김성준/진행자:

용의자가 출국 전에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인천공항까지 갖고 가서 거기서 전화가 오는 것을 받거나 통화를 해서 위치추적에 혼선을 주겠다고 그랬던 모양인데. 이렇게 들고 다니면서 위치추적이 실제로 되죠?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네. 지금 동선은 이미 경찰에서 파악하고 있는데 문제는 실제로 휴대폰의 주인들이 살아있지 않을까 하는 혼선을 주면서 시간이 지연된 것으로 보이고요. 심지어는 남동생의 학교에서 왜 학교를 안 나왔느냐, 왜 결석했느냐는 전화까지도 본인이 받아서 여행 갔다. 조만간 등교 할 것이라고 이렇게까지 이야기를 했다는 것을 보면 완전히 추적을 따돌리겠다는 의도로 휴대폰을 상당히 활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참 대단하게 치밀한 범행인 것 같은데. 좀 궁금한 게 2000년부터 2015년까지 이미 뉴질랜드에 거주하면서 영주권을 취득했더라고요. 그런데 그때도 뉴질랜드에서 냉장고, 세탁기 같은 가전제품을 훔쳐서 절도혐의로 기소된 모양인데. 이게 무슨 웬 냉장고와 세탁기를 훔치죠? 훔치기도 어렵지 않나요?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뉴질랜드에서 생활을 꽤 오래 했던 것으로 보이고요. 지금 이 사람이 재혼을 한 상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전 아내 사이에 아들이 하나 있고. 이혼하고 재혼을 한 시점이 2004년도입니다. 그래서 2004년도 재혼을 해서 지금 아이가 7개월과 2살짜리 딸 둘이 있는 아버지거든요. 그러니까 아마도 전자제품이 생활하는 데 많이 필요했을 것으로 보이고.

▷ 김성준/진행자:

그렇다고 냉장고를 어디서, 혼자서 냉장고를 어떻게 훔쳐요?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그런 와중에 2015년도에 4,100달러어치의 전자제품에 대한 절도혐의로 오클랜드 법원에 기소가 된 것으로 알려졌거든요. 아마도 카드 같은 것으로 먼저 결제하고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여러 가지 갚지를 못하다 보니까 지금 사건화가 된 것으로 추정해 볼 수가 있을 것 같은데요. 그래서 결국 당시 2015년도에는 일종의 도주 목적으로 가족을 데리고 국내로 들어왔던 것으로 추정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뉴질랜드에 본인의 사건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봐야 하는 거죠.

▷ 김성준/진행자:

그렇군요. 그런데 그걸 다시 뉴질랜드로 도망가면 뉴질랜드에서 검거가 될 텐데 그걸 알면서 어떻게 이럴 수 있나요?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아마도 계획 하에 움직인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지금 국내에 들어와서 뭔가 금전적으로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도록 가족들에게 요구했던 것 같고요. 그래서 상당 부분 자금을 확보한 다음 뉴질랜드로 다시 입국해서 그 전의 절도사건으로 뉴질랜드 법정에 서게 되면 일단 국내 법정의 살인사건을, 친족살해로 재판을 받아야 하는 것을 지연시킬 수가 있게 되는 거죠. 그러면서 결국에는 재산 관계, 지금 뉴질랜드에서 집도 꽤 크고 차량도 있는 것이 알려졌거든요.

그리고 이 사람이 지금 뉴질랜드에서 검거가 될 때 제보를 한 사람이 있습니다. 교포인데. 제보가 없었으면 사실 검거하기가 어려운 상태였던 것으로 보이거든요. 그래서 뉴질랜드에서 절도사건으로 처벌받게 되면서 국내에 송환이 물론 될 수도 있겠지만 상당히 시간이 지연될 것이다. 그런 와중에 아내와 아이들은 뉴질랜드의 영주권자로서 거주할, 뿌리를 내릴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거죠.

▷ 김성준/진행자:

대단한 사건인 것 같아요. 한번 사건 추이를 좀 지켜봐야겠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감사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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