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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의자 없어도 돼"…앉을 시간도 부족한 육아 맘

권재경 에디터, 하대석 기자 hadae98@naver.com

작성 2017.10.28 10:01 수정 2017.10.31 15:25 조회 재생수7,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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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여보, 난 의자가 없어도 돼저희 집 식탁 옆에는, 
빨간 의자 1개 
아기 의자 2개가 놓여있습니다.
식구는 7살, 3살 아들 둘과 
아내까지 총 4명인데 이상하죠?
사실 빨간 의자는 2개였습니다.
8년 전 아내와 제가 신혼일 때, 
마련한 의자였죠.

그런데 최근 제가 쓰는 
의자 하나가 무너졌습니다.
인터넷에서 싸게 산 의자라
그러려니 했지만,

제 의자만 무너지고 아내 의자는 
너무 멀쩡한 게 이상했습니다.
새로 하나 더 사려 했는데 
아내는 제게 의자를 양보하며
말했습니다. 


“내 의자 써, 
난 서서 먹어서 필요 없어.”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제가 밥 한 술, 
여유롭게 뜨는 동안
   
아내는 첫째, 둘째까지 
밥을 먹여야 해서 
앉을 틈도 없던 거죠.
부끄럽고, 미안함이 컸습니다.

이제 셋째도 태어날 텐데…
육아에 대한 고민이 더 깊어졌습니다.
그때 회사에서 임신부와 아이를 위한
여행 이벤트가 열렸습니다.

작은 선물이라도 되지 않을까 싶어 
사연과 함께 신청했는데,
놀랍게도 당첨됐습니다.
행복했습니다.
1박 2일 동안 가족과 정말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국악태교 시간에
아이의 태동을 들으며 
교감도 하고,
임신부에게 좋은
요가와 운동도 함께 배웠습니다.
사실 두 사람만의 시간을 가진 게 
무엇보다 좋았습니다.
 
숙소에 마련된 간이 어린이집에 
아이들을 맡기고
오랜만에 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뒤
많은 것이 달라졌죠.
퇴근 후 시간은 온전히 
아이들과 보내고 있습니다.
값진 시간입니다.

육아를 하면서 
아이와 함께 저도 성장한다, 
좀 더 어른이 된다는 기분이 들더군요.
그동안 고생한 아내에게 
이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우리 둘이 앉던
 의자 중 하나가 무너졌지만

이제 그 누구도 무너지지 않도록 
내 자리를 잘 지키고 힘이 될게.
어린 두 아들을 돌보느라 의자에 앉아서 밥 먹기도 힘든 아내의 모습이 안타까웠던 김현호 씨. 지난 14일, 육아로 고생한 아내를 위해 특별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바로 예비모,출산모를 위한 1박 2일 '만월여행' 입니다.

기획 하대석, 권재경/ 그래픽 김태화/ 제작지원 매일유업

(SBS 스브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