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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 무연고 사망 급증…나무 유골함 속 '쓸쓸한 죽음'

<앵커>

혼자 살다가 쓸쓸하게 죽음을 맞고 가족이나 친지가 시신 인수마저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무연고 사망은 2012년 1,021건에서 지난해 1,833건으로 급증했습니다. 특히, 4~50대 중장년 남성의 고독사가 늘면서 전체의 3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송인호 기자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기자>

인천 시립 납골당입니다.

이 건물 지하 보관소에는 상자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습니다.

일반적인 유골함과 달리 나무를 붙여 만든 유골 상자 앞에는 사진 대신 무명, 무연고라는 매직 글씨가 쓰여 있습니다.

무연고 사망자들입니다.

[박상기/인천가족공원 무연고사 담당 : 화장해서 저희가 10년을 보관해야 하니까요. 하루에 한 명 정도 들어올 때도 있고, 두 명 들어올 때도 있고, 예전보다는 계속 늘어나는 것 같아요.]

서울의 한 고시텔, 이곳 쪽방에서 지난달 52살 김 모 씨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숨진 지 닷새가 지나도록 아무도 몰랐습니다.

유일한 가족인 이복형제들마저 시신 인수를 거절했습니다.

[종로구청 무연고사 담당자 : 꽤 오랜 기간 (가족들과) 연락하면서 지낸 것도 아니고. (시신 포기) 동의서를 저희가 받고 무연고로 진행되는 거죠.]

김 씨의 마지막 가는 길은 시민단체와 자원봉사자 4명이 지켰습니다.

누구도 슬퍼하지 않는 외로운 죽음.

무연고 사는 해마다 늘어 4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증가했고 특히, 40~50대 남성 무연고 사가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IMF 때 청년기를 보내야 했던 세대입니다.

[부용구/나눔과나눔 전략사업팀장 : '우리 사회에서 가장 힘들었던 IMF가 참 큰 영향을 줬구나' 라는 생각을 합니다. 거의 20년 정도 단절이 된 경우가 공통적이에요.]

빠른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로 오는 2035년엔 무연고 사망자가 한 해 1만 명 이상 될 것이란 예측까지 나오고 있지만 이를 해결할 근본적인 대책이 마땅치 않다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무연고 사망자 조문사 中 : 살아서도 죽어서도 혼자인 무연고 사망자의 외로움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것도 걱정이지만 죽음마저 걱정이 되어버린 우리네 삶을 바라봅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 영상편집 : 장현기, VJ : 신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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