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급하면 피하라더니 비상벨 '먹통'…애물단지 된 안전부스

이 기사 어때요?
야간에 위급한 상황에서 급히 몸을 피할 수 있도록 만든 '안전부스'입니다. 안에서 문을 잠그면 외부에서 접근이 안 되고 안전부스 안에 있는 전화로 구조를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방치된 공중전화 부스를 대당 2천만 원 정도 들여 개조한 겁니다. 하지만 설치 2년 만에 이 안전부스가 애물단지가 되고 있습니다.

이현영 기자가 기동 취재했습니다.

<기사 내용>

위험한 상황에서 피신해 지자체와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는 안전부스. 지난 2015년 초 경기도 광주시를 시작으로 전국 31곳에 설치됐습니다.

한 곳을 설치하는데 2천만 원 정도가 들었습니다.

경기도 수원의 한 안전부스를 찾아가 봤습니다.

현재 시각 오후 3시 35분입니다. 제가 직접 이 안전부스에 들어가 비상벨을 작동해보겠습니다.

[영통2동 견우광장 안전부스 4번을 눌러주세요.]

자동 응답만 반복될 뿐, 주민센터로 연결은 안 됩니다. 긴급 전화도 작동하지 않습니다.

또 다른 안전부스, 화면을 누르면 경찰에 긴급 전화가 가야 하는데 아무리 눌러도 소용이 없습니다.

전화가 연결돼도 통화가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휴대전화가 꺼지거나 없어서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을 대비한 비상 전화가 무용지물인 겁니다.

다섯 대의 안전부스를 둔 수원시는 관리가 어렵다며 추가 설치 계획을 취소했습니다.

[수원시청 관계자 : 효용성이라든지 이런 것들도 좀 더 검토를 해봐야 할 것 같아요. 주민들도 지금 극히 원하지는 않는 것 같고….]

또 국유지에만 설치하다 보니 정작 필요한 곳에는 없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박세연/경기 수원시 영통구 : 여기 밤에는 독서실도 많고 학원도 많아서…오히려 여기보다 다른 위험한 곳에 안전부스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서울의 16개 안전부스 중 한 곳은 지난 8월 철거됐습니다.

[주민/서울 동작구 : 누가 (길을) 꺾어져서 여기 가서 피신을 하겠어요. 아니잖아요. 위치선정이 잘못된 거고…이거 헛돈 들어간 거예요, 헛돈.]

지난해 안전부스를 50개로 늘리겠다고 했던 서울시는 더 이상의 설치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이찬수·최대웅, 영상편집 : 이홍명)
(SBS 비디오머그)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