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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남편은 하나인데 부인은 둘?”…재벌 총수들의 ‘당당한(?) 이중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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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재계순위 30위권 KCC그룹의 대표이사이자 전주 KCC이지스 구단주 정몽익(55)씨가 1990년 결혼한 부인 최 모(54)씨와 슬하 1남 2녀를 두고 혼인 관계를 이어오던 도중에 서울의 고급 호텔에서 또 다른 여성 Q씨(39)씨와 결혼식까지 올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대법원은 정 대표이사가 최 씨를 상대로 낸 이혼소송을 기각했다. 이는 결혼생활이 깨지는 원인을 제공한 배우자가 낸 이혼 소송을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는 ‘유책주의’에 따른 것이었다.

정 대표이사는 2013년 5월 최 씨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한 뒤 불복해 항소했고, 2심이 진행되던 2015년 12월 6일 서울 강남구의 특급 호텔에서 Q씨와 결혼식을 올렸다. 정 대표이사는 2015년 8월 2심에서도 패소했다.

‘이중혼인’은 정 대표이사가 재판에서 스스로 공개한 사실이기도 했다. 정 대표이사는 ‘2007년과 2011년 Q씨가 아들 2명을 낳았다’며 최 씨와의 혼인기간 중 11년 동안 사실상 두 집 살림을 해왔다고 인정했다.

정 대표이사가 재판 도중 Q씨와 결혼식을 올린 데다, 스스로 Q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인정하는 등 재판에서 최 씨와의 혼인생활이 파탄에 이르렀음을 입증하기 위해서 오히려 상식과 도덕 밖의 행위들에 대한 고백을 한 셈이다.

그럼에도 법원은 ‘이혼을 원치 않는다.’던 최 씨 손을 들어줬다. 2심 재판부는 “두 사람의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더라도 파탄의 원인은 일방적으로 최 씨와 별거하고 사실상 중혼관계를 유지한 정 대표이사의 잘못”이라고 판단했다.

결국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정 대표이사는 패소했다. 최 씨 측은 “소송이 진행되던 2015년 10월 혼외자 사실을 알게 되어 큰 충격을 받았지만, 소송이 진행되기 전까지 가정불화가 없었고, 아이들의 아버지이자 남편으로서 여전히 존중한다.”며 이혼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정 대표이사는 2015년 이후 현재까지 여전히 서울 논현동의 고급 맨션에서 Q씨 및 두 자녀와 동거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정 대표이사가 ‘두 집 살림’을 공언한 건 대내외적으로 보수적인 가풍을 강조해온 현대가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정 대표이사와 Q씨의 결혼식에 정 대표이사의 부친인 정상영 KCC 명예회장 내외와 정 대표이사의 외가 친지들이 하객으로 참석했다는 사실은 일반적인 시민들의 상식으로는 이해하기가 어렵다.

반면 정 대표이사의 부인 최 씨 역시 범 현대가 며느리로서 지위를 유지하며 가족행사에 꼬박꼬박 참석하고 있다. 최 씨는 범 현대가 집안 제사에 여전히 참석하는 건 물론, 지난 7월 현대중공업 대주주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녀의 결혼식에 참석해 맨 앞줄에서 현대가 다른 며느리들과 나란히 한복을 입은 채 선 모습이 언론에 포착되기도 했다. 외부에서 볼 때 정 대표이사는 ‘남편 하나에 부인이 두 명’인 비상식적인 형태의 가정생활을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중혼은 민법상 금지되고 있다. 정 대표이사의 이중혼인은 기업가 정신에 위배되는 것은 물론이고, 기본적인 도덕과 상식 밖의 일이라고도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법조계에서는 간통죄 폐지 이후 현재의 결혼제도가 유책배우자의 고의적인 파탄 행위로부터 가정 구성원들을 보호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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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사장 측 관계자는 이중혼인 보도에 대해서 “정 사장과 최 씨는 결혼생활을 하면서 KCC 가풍, 성격 차이로 계속해서 갈등이 있었고, 이혼에 대해서 상호간 구두로 어느정도 협의가 있었는데 최 씨 측이 소송이 진행 되자 이혼을 거부한 걸로 안다.”면서 “지난 8월 Q씨의 첫째 아들(10세)이 주식을 증여받은 것 역시 보수적 KCC 집안에서 그 정통성을 인정 받은 것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정사장은 이런 속사정이 있지만 결과적으로 이중결혼이 됐다는 점에 대해서는 도의적 책임감을 느끼며 비난도 달게 받겠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정 대표이사의 사례는 앞서 언론에 보도된 SK 최태원 회장과 아트센터 나비 노소영 관장의 가정사와 별반 다르지 않다. 2015년 말, 최태원 회장은 노 관장과의 혼인생활 도중 또 다른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이어왔고 혼외자를 뒀다며 이혼의사를 공개적으로 피력했다. 지난 7월 최태원 회장은 법원에 이혼 조정 신청을 냈지만, 노 관장은 ‘가정을 지키겠다’며 최태원 회장과의 이혼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Q씨(사진)는 한 때 국내 아마추어 모델 대회에 입상했던 전력을 가지고 있다.



(SBS funE 강경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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