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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줄였는데, 왜 살 안 빠지지'…꼭 기억해야 할 건?

<앵커>

이번엔 건강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밤에 야식을 먹으면 다 살로 돌아간다고들 하죠? 아침과 점심은 많이 먹고 저녁은 되도록 적게 먹는 것이 다이어트의 지름길이라는 게 일반적인 믿음입니다. 야식 증후군이란 말까지 있는데요, 이게 얼마나 맞는 말일까요? 조동찬 의학전문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조기자, 야식을 먹으면 그대로 살이 찐다는 말 맞습니까?

<기자>

지난 2010년 야식 증후군이라는 논문이 발표된 적 있는데 저녁 7시 이후에 하루 총섭취량의 25% 이상을 먹으면 비만 위험도가 높아질 뿐만 아니라 우울증에도 빠지기 쉽다는 것인데요, 음식을 먹으면 몸속 효소와 호르몬이 작용해서 에너지로 만들고 나머지 칼로리는 지방 조직으로 저장해 두는데 이때 효소와 호르몬의 활성도가 밤에는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건데 학계에서는 정설로 받아들이고 있지 않습니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은 저녁만 조금 먹으면 됩니까?) 틀린 얘기입니다. 하루에 총 칼로리 섭취량이 가장 중요합니다.]

결국 하루 총식사량이 가장 중요한 변수라서 저녁을 적게 먹는다고 해도 아침, 점심을 많이 먹는다면 소용이 없다는 겁니다.

<앵커>

그런데 밤에 먹으면 훨씬 많이 먹게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그래서 야식 증후군이라는 말이 나온 것 아닐까요?

<기자>

야식 증후군이라는 게 아예 틀린 말은 아닌데 그걸 가지고 모든 비만을 설명할 수는 없다고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밤 11시 정도에 식욕 촉진 호르몬이 가장 많이 분비돼서 이때 먹으면 음식을 더 많이 먹게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그게 사람마다 좀 다를 수 있습니다.

올해 44세 정기성 씨는 남의 옷을 입은 듯 바지가 헐렁합니다. 2달 만에 14㎏을 감량한 건데, 일주일에 두 차례 운동하고 저녁을 적게 먹었다는 겁니다.

[정기성/몸무게 14kg 감량 : 저녁 식단은 보통 채소 위주로 가고요. 열량 좀 되게 낮은 것, 보통 채소가 대부분입니다.]

직장인 진재형 씨도 다이어트를 시작하면서 술 약속을 한 달에 한 번으로 줄였습니다.

[진재형/직장인 : 덜먹으려고 노력 중이신가요? 저녁 같은 경우는요.]

그런데도 체중과 체지방 비율은 줄지 않았습니다.

[(저녁) 먹는 것에 비해 체중이 많이 나오니까 억울합니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이 마른 사람과 뚱뚱한 사람을 대상으로 저녁 식사 시간과 양을 조사했더니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바이오 리듬이 사람마다 달라서 시계가 저녁 일곱 시를 가리킨다고 해서 모든 사람의 생체시계가 저녁 일곱 시는 아니라는 겁니다.

시계가 가리키는 밤은 별 의미 없지만 내 몸 안에 있는 생체 시계가 가리키는 밤에 음식을 먹으면 더 많이 먹고 생체 시계는 사람마다 다르다는 게 이번 하버드대학교 연구의 의미입니다.

<앵커>

그러면 다이어트 방법도 사람마다 달라져야겠군요?

<기자>

올해 노벨 의학상은 생체 시계 연구자들에게 수여됐는데, 생체 시계를 무엇으로 측정할지는 아직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햇빛입니다.

국내 조사에서도 저녁 6시 이후에 먹은 양이 하루 섭취량의 절반만 넘지 않으면 복부비만 위험을 높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절반을 넘으면 복부비만 위험이 높아졌습니다.

해가 진 이후에 지나치게 많이 먹는 건 권장할 만한 식사 방법은 아닙니다.

<앵커>

배고프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그건 맞는 말입니까?

<기자>

사실입니다. 배고프면 혈당이 떨어지면 식욕 촉진 호르몬이 증가합니다.

더 많이 먹게 되는 거죠. 게다가 저녁을 걸러서 공복 시간이 지나치게 길어지면 더 살찔 수도 있습니다.

[신현영/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대사 활동이 저해되면서 오히려 지방을 체내에 더 흡수시키려는 속성들이 강해지면서 오히려 살찌는 체질로 변화할 수 있는 우려가 있습니다.]

따라서, 전체적인 식사량을 줄이되 저녁 식사량이 하루 섭취량의 절반 이상만 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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