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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과로 대한민국' 바꾸기…70년 유지된 행정해석 바뀌나

친절한 경제입니다. 지금 막 출근 준비하는 분들 많으실 텐데, "이제 수요일인데 아이고 언제 주말이 오냐. 몸 진짜 무겁다." 이런 분들이 굉장히 많을 겁니다. 그만큼 과로가 생활이 돼 있죠.

정부가 일하는 시간을 확 줄이는 쪽으로 법과 제도를 바꾸겠다고 예고를 하고 나서서 경제 쪽에선 큰 이슈입니다.

어떻게 한다는 거냐, 우선 지금 법 조항을 먼저 좀 설명을 드려야 되는데 근로기준법 상으로는 하루에 8시간, 일주일에 40시간까지만 일을 하도록 돼 있습니다.

그런데 회사랑 직원이 합의를 하면 여기에 12시간 추가로 일을 할 수 있습니다. 40 더하기 12하면 52시간이 되죠. 여기까지가 법입니다.

정부가 여기에 한 70년 동안 해석을 하나 다르게 해서 얹은 게 있습니다. 뭐냐하면, 법에 적혀 있는 일주일은 월화수목금 주중만이다. 토요일, 일요일은 빠져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토요일 8시간, 일요일 8시간, 주말에 16시간은 추가로 더 일을 시킬 수 있다고 법에 그런 구절이 없는데 정부가 해석을 해서 지침으로 삼아왔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이 그제(16일) 일주일에 토요일 일요일이 안 들어간다는 정부 해석을 없앨 수도 있다고 직접 얘기했습니다. 들어보시죠.

[문재인 대통령 : 국회에 계류 중인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18대 국회부터 충분한 논의를 거친 만큼 반드시 통과가 되도록 노력해주기 바랍니다. 만약 국회 통과가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에 행정해석을 바로잡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만약에 해석을 바꾸면 52시간만 일 하게 됩니다. 단서가 하나 있죠. 국회에서 법이 통과가 되지 않으면 하겠다. 결국 국회에서 해결해 달라는 압박으로 풀이가 됩니다.

사실은 국회에서 논의가 되고 있습니다. 민주당과 자유한국당하고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줄이자는 큰 줄기는 합의를 한 상태입니다. 다만 이걸 언제, 어떻게 시행할 것인지 구체적인 부분에서 의견 차이가 남아있는데 대표적인 게 회사들도 준비를 해야 하잖아요. 그 시간을 얼마나 줄 거냐는 겁니다.

민주당은 3년 뒤까지 다 마치자, 문재인 대통령 임기 안에 마치자는 입장이고 자유한국당은 한 5년은 필요할 것 같다고 해서 다음 대통령 때로 넘기자고 주장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것 말고도 몇몇 부분에서 갈리기는 하지만, 사실은 합의 못 할 정도는 아니다. 그래서 압박을 넣은 건데, 정리를 하자면 대통령이 됐던 여당이든 야당이든 정도 차이가 있을 뿐이지 일하는 시간을 줄이자는 데는 의견을 모으고 있다. 그러면 곧 이르면 내후년 늦어도 몇 년 안에 현실화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는 거죠.

재계에선 볼멘소리도 합니다. 지금처럼 일을 하려면 그러면 사람을 더 뽑아야 되는데 장사도 안되는 데 돈만 들어가고 부담스럽다. 이런 얘기를 하긴 합니다마는 그렇다고 지금처럼 우리나라가 OECD 평균보다 1년에 한 달 이상 일을 더 하는데 이런 식으로 계속 가자, 이렇게 말하기는 힘든 상황입니다.

옆 나라 일본 예를 봐도 그렇습니다. 이미 우리보다 1년에 300시간 적게 일을 하고 있는데, 그런데도 정부가 나서서 더 쉬어야 된다고 기업들을 몰아붙이고 있거든요.

쉬어야 일을 더 잘한다, 집에 사람들이 가야 돈 더 쓰고 애도 더 낳고 경제가 활력 있게 돌아간다고 큰 그림을 그려서 밀고 가고 있습니다.

우리도 비슷한 고민을 하는 입장에서는, 거기다 일본보다 일을 더 많이 하는 입장에서는 근로시간을 지금 줄이는 게 옳으냐 그르냐가 아니라 해야 되는 문제고 어떻게 하면 이걸 잘 문제 없이 정착시킬 거냐 여기에 모두가 머리를 맞대는 게 더 현명한 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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