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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pick] "오빠는 데이트폭력 가해자"…대학가 술렁이게 만든 대자보 '논란'

[뉴스pick] "오빠는 데이트폭력 가해자"…대학가 술렁이게 만든 대자보 '논란'
최근 한 대학교에 게시된 '데이트 폭력 피해' 대자보의 내용이 SNS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

'오빠는 데이트폭력 가해자다'는 제목의 이 대자보는 고려대학교 학내 게시판에 부착됐습니다.

신원을 밝히지 않은 글쓴이는 이 대자보를 통해 학우들을 향해 데이트폭력 당한 사실을 알렸습니다.

글쓴이는 대자보를 통해 과거 자신이 데이트폭력의 피해자였고 당시에는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털어놨습니다.
한 대학교에 붙은 데이트폭력 고발 대자보 '오빠는 데이트폭력 가해자다
글쓴이는 자신의 전 남자친구가 "여자는 남자한테 한 번 자자고 했으면 지켜야 한다"거나 "준비되면 빨리 이야기해"라며 화난 표정으로 눈치를 주는 등 성관계를 강요했다고 밝혔습니다.

글쓴이는 "오빠한테 나는 아마 성적 욕구를 채워주는 기구 정도쯤이었을 것이다. 성적 욕구를 채우는 과정의 모든 것은 명백한 폭력이었다"고 적었습니다.

글쓴이는 자신의 남자친구가 성관계에서 강제력을 행사했다며 구체적인 사례도 언급했습니다.
한 대학교에 붙은 데이트폭력 고발 대자보 '오빠는 데이트폭력 가해자다
글쓴이는 몇 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이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가 자신 같은 피해자가 없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글쓴이는 '한국여성의전화'가 성인 여성 1,01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2016년 10월)에서 61%가 데이트폭력을 경험했다는 통계자료도 덧붙였습니다.

글쓴이는 "통계자료에 비추어 보면 그 이면에 가시화되지 않은 또 다른 '오빠'의 행동은 더 많으리라 짐작해볼 수 있다. 그때의 나처럼 데이트폭력인 줄 모를 수도 있고 알아도 이후의 보복과 가해가 두려워서 내가 잘못한 것 같아서 제대로 된 신고조차 하지 못하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글쓴이는 또 "어딘가에서 가해자라는 것을 숨기고 잘살고 있을 오빠가 연인이라는 이름 아래, 데이트라는 이름 아래 또 다른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에 이 대자보를 건다"며 "데이트폭력에 시달리면서도 자신의 예민함을 탓하고 있을 또 다른 나 같은 사람이 없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대자보는 고려대학교 소수자인권위원회 측이 지난달 제보를 받은 내용을 바탕으로 지난 11일 게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려대 소수자인권위원회 측은 "가해자에 의한 데이트 폭력을 미연에 방지하고, 이러한 형태의 인권침해사건을 대자보의 형태로 남김으로써 사건 자체가 아카이빙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대자보를 게시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고려대 소수자인권위원회 측은 "또 가해자가 연세대학교에 재학 중이라는 점을 고려해 연세대학교 총여학생회 측에 요청해 같은 내용의 게시물을 공동 게시한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16일 현재 이 대자보는 페이스북 등 SNS에서 공유되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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