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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권 조정' 앞두고 검찰이 경찰 비위 수사…미묘한 기류

문재인 정부 검찰개혁 과제 중 하나인 검·경 수사권 조정 작업이 본격화를 앞둔 시점에 검찰이 전직 경찰 최고위간부의 비위 수사에 나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아울러 이번 수사가 향후 검·경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신자용 부장검사)는 13일 대형 다단계업체 수사와 관련해 청탁과 함께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는 구은수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검·경 수사권 조정을 앞둔 미묘한 시기에 이뤄졌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말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을 당장 시작해 내년 상반기까지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수사권 조정을 주요 공약으로 내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검찰과 경찰은 몇몇 사건을 통해 '물밑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을 보였다.

8월에는 서울중앙지검이 경찰청 수사부서 팀장이던 박모 경감을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해 재판에 넘겼고,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검찰 수도권 지청장의 '반값 월세' 의혹 내사에 나섰다.

이에 앞서 여직원 성추행 혐의를 받는 호식이두마리치킨 최호식 전 회장과 '운전사 갑질' 논란에 휩싸인 종근당 이장한 회장에 대해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검찰이 잇따라 반려한 것을 두고는 경찰에서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구은수 전 청장 수사를 계기로 한동안 잠잠하던 검·경 사이의 '힘겨루기'가 재개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발견된 의혹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일반적인 과정이며, 수사권 조정 등 외부 요인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검찰의 확대해석 경계에도 불구하고 관심은 향후 수사가 어느 방향으로 흐를지에 쏠린다.

이번 압수수색은 다단계업체인 IDS홀딩스 대표 김모씨가 1만명이 넘는 피해자로부터 1조원 넘는 피해액을 가로챈 사건과 연관돼 있다.

자유한국당 이우현 의원의 전 보좌관 김모씨가 수사 초기이던 2014년 IDS홀딩스 고위 관계자로부터 수사 무마를 청탁받으며 수천만원을 받아 챙겼다는 의혹이 주요 수사 줄기다.

검찰은 김씨가 구 전 청장에게 청탁성 민원과 돈을 전달했는지 추적하고 있다.

이런 청탁이 초기 수사 과정에 영향을 미쳤는지로 수사가 뻗어 갈 가능성도 있다.

한편 IDS홀딩스 피해자모임과 시민단체는 2014년 수사 초기에 오히려 검찰이 지휘를 제대로 하지 않아 경찰 수사가 진척되지 못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검찰과 경찰은 이번 사안을 둘러싸고 이래저래 껄끄러운 처지가 돼 최종 결론이 더욱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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