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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용 무인기 시험비행 중 추락…연구원에 67억 배상 요구

<앵커>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 중이던 무인정찰기가 시험비행을 하다 추락했습니다. 67억 원짜리입니다. 그런데 감독기관이 연구원들의 실수 때문이라며 67억 원 전액을 연구원들이 물어내라고 요구했습니다. 이래가지고서야 어떻게 연구원들이 열정을 갖고 개발에 나서겠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김태훈 국방전문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7월 차세대 군단급 정찰용 무인기 1대가 시험비행 중 추락했습니다.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들이 바람의 속도, 방향을 인식하는 테스트 장비를 거꾸로 다는 바람에 무인기와 장비가 서로 바람의 방향을 반대로 인식해 무인기가 기계적 오류를 일으킨 겁니다.

감사원과 검찰이 꾸린 방위사업감독관실은 "연구원들의 중대 과실에 의한 자산 손괴는 배상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지난 7월 손해배상 징계를 결정했습니다.

무인기 가격이 67억 원이니 해당 팀 연구원 5명이 각각 13억 4천만 원씩 손실액 전액을 메우라는 겁니다.

이런 사실이 SBS 취재파일을 통해 알려지자 한 과학도가 지난 2일 청와대에 징계가 부당하다며 징계 처분을 철회해 달라는 청원을 냈습니다. ( ▶ [취재파일] 개발중 무인기 추락…연구원들이 무인기 값 물어내야?)

청원이 제기된 지 열흘 만에 1만 6천 명이 찬성 의사를 표명했고 "이러니 이공계 자원들이 해외로 빠져나간다", "실패 없는 연구개발은 없다"는 등의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김석현/스탠포드대 박사과정 (청와대 청원인) : 연구개발 중의 착오에 대해서 손실액 전액을 배상시키기 시작한다면 앞으로 위험 부담이 따르는 첨단 연구 개발에 뛰어들려는 사람들의 숫자는 점점 더 줄어들 것입니다.]

국방과학연구소는 연구개발 중 시제품은 소모되기 마련이어서 손해배상 대상이 되는 자산이 아니며, 연구개발 과정에서 실패와 실수는 불가피하다며 방위사업감독관실의 징계 처분에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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