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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 스브스] 어린이 보호구역서 사망사고…위험에 노출된 아이들

지난 6월 청주에서 11살 초등학생이 시내버스에 치여 숨진 사고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고가 난 곳은 다름 아닌 어린이 보호구역이었습니다.

막내아들 재형이는 아빠에게 오늘도 고생하라고 사랑한다는 인사와 함께 아빠의 엉덩이를 토닥입니다. 직장이 멀어 평일 내내 집에 없는 아빠에게 건네는 재형이 만의 인사법입니다. 그런데 이 일상적인 인사가 마지막이 돼버렸습니다.

한창 일하고 있는 아빠에게 아들이 많이 다쳤다고 빨리 와달라고 연락이 온 겁니다. 느낌이 이상했던 아빠는 아들의 정확한 상태를 물었고 머뭇거리던 간호사는 아들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마지막 인사 후 4일 만에 아들을 만났지만, 시내버스에 치여 피투성이 상태였습니다. 사고를 낸 버스 기사가 아이를 친 것도 몰랐다고 말하는 상황이었는데 사고 장소는 학교 근처 어린이 보호구역이었습니다.

횡단 보도와 과속 방지턱조차 없는 이곳은 사고가 난 후에야 재정비됐습니다. 이렇게 위험에 노출된 어린이 보호구역은 한두 군데가 아닙니다.

주변에 학생이 다닐 보행로가 없는 초등학교는 전국에 천8백 곳이 넘고 학생들은 매일 아슬아슬하게 차를 피하며 학교를 오갑니다. 어른들의 무관심 속에 어린이 보호구역 내 사고 건수는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이 구역의 안전시설을 서둘러 보완해야 하지만, 관련 예산은 오히려 줄고 있어서 최근 교통범칙금과 과태료 수입을 교통안전 시설 개선에 사용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생명과 안전보다 더 중요한 건 없겠죠.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하는 어린이 보호구역은 이제 싹 바뀌어야겠습니다.

▶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보호받지 못한 11살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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