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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땅 잃어가는 '위기의 국어사전'…활로 찾기 모색

<앵커>

우리 말과 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길 때 혹시 국어사전 찾아보시나요? 요즘은 종이사전을 한 장 한 장 넘기기보다는 온라인 사전을 찾는 분들이 더 많은데 국어사전의 의미를 되새기고 다시 힘을 불어넣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심우섭 기자입니다.

<기자>

일제 강점기 주시경 선생과 그 제자들이 손으로 적어 만든 첫 국어사전의 원고입니다.

페이지마다 자음과 모음의 순서를 표시하고 일일이 종이를 잘라 수정작업을 했습니다.

우리말을 말살하려는 일제에 맞서 문화적 독립운동을 벌인 겁니다.

[문영은/국립한글박물관 학예연구사 : 사전에 원고를 일본에 빼앗기기도 했지만 광복과 함께 마침내 우리말로 된 최초의 한글 국어 대사전이라는 성과를 내게 되었습니다.]

한글학회는 1947년 첫 권을 펴낸 뒤 한국전쟁을 거쳐 1957년에서야 우리말 큰 사전 6권을 완성했습니다.

이후 국어사전은 중흥기를 맞았습니다. 해마다 수준별·기능별로 20 여종의 국어사전이 쏟아져 나왔고 1999년에는 표준국어대사전이 발간됐습니다.

하지만 전자사전에 이어 사용자들이 함께 만드는 온라인 사전까지 등장하면서 한글 발전의 밑거름이 된 종이 사전의 설 자리는 사실상 사라졌습니다.

한글과 사전 전문가들은 연구와 검증이 부실한 온라인 사전 전성기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합니다.

[장경식/한국브리태니커 대표 : (온라인 사전에) 많은 데이터들이 맥락이 없는 상태라는 것, 일반적인 사용자들은 개별 항목의 내용이 옳은지 그른지 그 자체를 판단할 수가 없죠.]

3천 개 넘는 언어가 있지만 자국어에 문자와 사전을 가진 나라는 20곳밖에 없을 정도로 한글은 특별합니다.

한글 학계는 광복 73주년인 내년 '한글과 사전' 특별전시를 시작으로 국어사전의 새 역할을 모색한다는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 노인식, 영상편집 : 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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