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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타] 가수 김연자 "43년 노래 외길…떠올리니 눈물 나네요"

[스브스타] 가수 김연자 "43년 노래 외길…떠올리니 눈물 나네요"
“1974년 데뷔해서 그 때부터 계속 노래만 했어요. 노래를 빼면 저는 아무것도 없어요.”(가수 김연자)

많은 이들이 가족과 함께 보내는 명절 연휴. ‘아모르파티’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는 가수 김연자(58)는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바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지난 5일, 콘서트를 이틀 앞둔 김연자를 서울 대흥동의 한 합주연습실에서 만났다.

김연자는 특유의 상냥함으로 취재진을 반갑게 맞았다. “명절 음식은 드셨나.”란 질문에 그는 고개를 저었다. “이런 명절에는 오히려 쉬는 게 이상하다. 제가 갑자기 나타나면 딸은 더 깜짝 놀랄 것”이라며 밝게 웃었다.

김연자는 15세 가요계에 데뷔, 18세 일본으로 건너가 30년 동안 ‘엔카의 여왕’으로 불리며 오리콘차트 1위에 15차례나 올랐다. 지난 2008년부터 김연자는 국내활동을 다시 시작했다. 4년 전 윤일상이 작곡한 ‘아모르파티’가 지난해부터 각종 음원사이트에서 역주행의 기적을 일으켰고, 김연자는 일본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가요계 디바’ 자리에 다시 한번 올랐다. 그의 음악 인생에서 지금은 두 번째 전성기인 셈이다.

“스마트폰을 잘 쓰질 못해서 온라인상에서 인기는 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아모르파티’의 인기를 실감할 때는 공연장에 가면 10대, 20대, 30대 젊은 분들이 막 소리를 함께 질러주시고, 아모르파티 춤을 추셔주세요. 한번은 어떤 공연장에 갔는데, 어떤 초등학생이 휴대전화기에 ‘김연자 알러뷰’라고 써서 보여주더라고요. 예전엔 상상도 못할 일이었는데 정말 감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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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르파티’는 중독성 있는 멜로디에, 트로트와 EDM가 결합해 중장년층 뿐 아니라 젊은 층에게도 어필하고 있다. 하지만 ‘아모르파티’ 가사를 보면 내용은 상당히 진지하다. “산다는 게 다 그런 거지 누구나 빈손으로 와. 소설같은 한 편의 얘기 세상에 뿌리며 살지.(중략)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면 돼
인생은 지금이야.아모르 파티” 등 삶에 대한 진지한 통찰이 느껴진다.

“‘아모르파티’에서 아모르는 사랑이에요. 파티는 화려한 파티가 아니고 운명을 뜻해요. 그러니까 자신의 운명을 사랑한다는 의미인거죠. 처음에 윤일상 씨에게 김연자만의 인생찬가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했었어요. 제가 러브송은 많은데 스스로 인생에 대한 응원가가 없었거든요. 처음에는 정말 어려워서 연습하느라 고생했어요.(웃음) 들을수록 음악이 세련되고 가삿말도 너무 좋아서 행복하게 활동하고 있어요.”

김연자는 ‘아모르파티’ 이전에도 1988년 개최된 서울올림픽 테마곡 ‘아침의 나라에서’부터 ‘천하장사 만만세’, ‘씨름의 노래’(천하장사 만만세) 등으로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김연자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그만큼 우리들의 공감대를 자극하는 마력을 가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김연자가 43년 노래 외길을 걷는 동안 마치 한편의 영화처럼 많은 일들이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

“한편의 영화와 같다는 건, 그동안 많은 분들이 성원해주셨던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스스로 제 삶이 단조롭다고 생각했어요. 노래 부르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몰랐거든요. 광주에서 14살에 가수가 되겠다며 서울로 올라와서 우연하게 콩쿨대회에서 우승해 데뷔를 했어요. 그리고 바로 일본에 갔고요. 10대 때 잠깐 돌아와서 우연히 메들리를 냈는데 그게 대 히트가 됐고, 어떻게 보면 참 운이 좋은 것 같아요.”

김연자는 일본 활동을 하면서도 한국에 대한 그리움과 애정을 잊지 않았다.

“한국에 돌아온 지 9년 정도 됐는데요. 이렇게 고국에 돌아와서 활동하는 게 제 마지막 꿈이었어요. 사실은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다가 일본에 건너가서 가수로 전성기를 맞이했지만 항상 제 마지막 일생을 고국에서 보내고 싶다고 생각을 했어요. ‘아모르파티’ 덕분에 제 꿈을 이룬 것 같아요. 온 국민이 저를 다 알아봐주시고 같이 제 곡을 불러주시니, 정말 저는 모든 꿈이 다 이뤄진 것 같아요. 행복해요.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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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43년차. 김연자는 가수로서 산 인생이 일생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언제 있었던 일인지 세세하게 못할 정도로 가수활동을 하면서는 너무 많은 일이 있었다. 그는 “43년은 긴 여정일 수도 있겠지만 노래만 보고 살았고, 또 여러 장르에 도전하다 보니 43년도 금방 간 것 같다.”고 회상했다.

“사람들이 김연자라는 가수를 어떻게 기억해줬으면 좋겠나.”란 질문에 김연자는 갑작스럽게 눈물을 터뜨렸다. 김연자는 뺨으로 흐르는 눈물을 닦으면서 “이젠 힘든 시간이 지나가고 행복해서 눈물이 흐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밖에 없어요. 노래하다, 열심히 노래만 한 가수. 그렇게 기억해주시면 좋겠어요. 그 이상은...(눈물) 왜 눈물이 자꾸 나려고 하죠. 그거 외에는 정말 더 없어요. 이렇게 눈물이 나오는 것도 여유가 생겨서 그런 것 같아요. 진짜 슬프면 눈물도 안나오더라고요. 자존심 때문에 눈물 보이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아모르파티’ 때문인가 조금 안심도 되고요. 정말 감사해요.”

김연자는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바쁜 와중에도 표정을 찡그리지 않고 행복하게 관객들을 만나고 있었다. 김연자의 43년 일생 그 자체가 ‘아모르파티’가 아닐까. 김연자는 오는 7일 KBS 아레나홀에서 서울콘서트를 연다.

사진=김현철 기자  

(SBS funE 강경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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