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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센 영화 느는데 선택권은 줄어…'천만 영화'의 아이러니

<앵커>

추석 연휴 기간 극장가는 대목을 맞지요. 소위 천만 영화를 노리는 시즌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지난 10여 년간 나온 천만 영화를 분석해보니 한국영화산업의 획일화를 우려할만한 불편한 진실들이 드러났습니다.

SBS 데이터 저널리즘 팀 '마부작침'의 이주형 기자입니다.

<기자>

2003년 '실미도'부터 올해 '택시 운전사'까지 천만 영화는 모두 19편입니다.

천만 영화의 첫 번째 불편한 진실은 좌석 독과점이 심해졌다는 겁니다.

일간 1위 영화가 전체 좌석 중 60% 이상을 차지하는 날이 2013~14년에는 6일이었는데 2015년에 14일, 지난해에는 30일로 급증했습니다.

1년이면 30일은 특정 영화가 그날 전체 좌석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겁니다.

둘째, 전국에 스크린이 2천5백여 개 있는데 특정 영화가 1천 개 이상에서 동시에 상영하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습니다.

관객 500만 이상 동원한 흥행영화 중 1천 개 이상의 스크린을 차지한 영화가 2012년에는 60%였는데 2014년에는 63%, 2015년부터는 90%를 넘었습니다.

올해는 500만 이상을 동원한 7편 모두 1천 개 이상 스크린에서 동시에 틀었습니다.

셋째, 천만 관객을 달성하는 기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습니다.

2005년 '왕의 남자' 때는 66일이 걸렸는데 이후 10년 가깝게 30일대를 유지하다가 2015년 '베테랑' 때 25일로 줄더니 지난해 '부산행'과 올해 '택시운전사'는 19일밖에 안 걸렸습니다.

천만 영화가 관객의 수요에 따라 나온다기보다 영화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대기업들의 인위적인 힘으로 만들어진다고도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런 식으로 가면 천만 영화는 늘지 몰라도, 아니, 천만 영화가 늘면 늘수록 다른 영화를 보고 싶은 관객들의 선택권과 설 자리는 점점 줄게 됩니다.

(데이터분석 : 안혜민, 영상편집 : 김준희)  

▶ [마부작침] 천만 영화의 '불편한 진실' ①
▶ [마부작침] 천만 영화의 '불편한 진실' ② : 1년이면 30일은 '좌석 독과점'
▶ [마부작침] 천만 영화의 '불편한 진실'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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