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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PE] 강남, 마지막 대장간 since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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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 천호동에는 80년 동안 3대째 명맥을 이어가는 대장간이 있습니다. 바로 ‘동명대장간’입니다. 흔히 ‘강남 4구’라 일컫는 송파구, 강남구, 서초구, 강동구를 통틀어 여태까지 남아있는 유일한 대장간입니다.

올해 예순일곱인 강영기 대장장이는 이곳에서 쇠를 두드려서 각종 도구를 만들어냅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일부 공정은 기계의 도움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마무리 작업 땐 직접 망치를 들고 쇠를 두드리는 전통적 방식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강영기 대장장이의 아버지 강태봉 씨는 1937년부터 강원도 철원에서 대장장이 일을 시작한 뒤 1956년 서울 강동구 천호동으로 터를 옮겨 ‘동명대장간’을 열었습니다. 당시 질척질척한 논밭이었던 천호동은 도심지로 바뀌었지만, 동명대장간은 여전히 똑같은 자리를 지켜오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주변에도 대장간이 몇 곳 있었습니다. 6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남아있는 대장간은 오직 이곳뿐입니다. 온종일 뜨거운 열기를 참으며 망치질을 해야 하는 대장간 일이 워낙 육체적으로 고될뿐더러, 중국산 공구들이 대거 수입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값싼 중국산 공구들의 범람에도 동명대장간을 찾는 이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습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공장에서 만드는 물건보다 훨씬 질이 좋다”고 평가합니다. 이렇게 물건을 알아보고 찾아오는 사람들 덕에 동명대장간의 월 매출은 1천만 원에 달합니다.

10년 전부터는 아들인 강단호 씨도 대장장이 일을 거들고 있습니다. 강영기 씨는 아들에게 대장장이 일을 물려 주지 않으려 했지만, 가업을 잇겠다는 아들의 의사를 받아들여 대장장이 기술을 전수해오고 있습니다. 80년 동안 3대가 대장장이 일을 이어오는 동안, 이곳은 서울 강남 4구의 마지막 대장간으로 남았습니다. 그 역사성을 인정받아 서울 미래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한 이곳에서는 여전히 뜨거운 열기와 쇠 울림소리가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SBS 비디오머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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