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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해지 막으려 거짓말도"…통신사 상담원의 속사정

<앵커>

통신상품을 해지하려다 상담원들의 길고 긴 설득에 지쳤던 경험 없으신가요?

한 상담원은 해지를 막으려고 거짓말까지 한다고 털어놨는데, 그 속사정을 채희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통신사 상담원 A 씨는 올 초 해지 방어 팀에 발령 나자마자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매일 30건씩 소비자의 상품 해지 요청을 막아내야 하는데, 이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수당 삭감에 무급 야근, 퇴직 압박까지 견뎌야 했기 때문입니다.

[전직 통신사 상담원 : 어떻게 하든 (해지를) 막으라는 건데, (해지 요청) 다 받아주면 일하지 말라 그러죠. 퇴사를 생각을 해봐라….]

정당한 해지 요청에도 무조건 세 번 이상 거절하지 않으면 사유서를 내야 합니다.

어쩔 수 없이 상품 가격을 속이는 등 거짓 상담을 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전직 통신사 상담원 : 터무니없이 요금을 엄청나게 낮춰서 얘기하거나, 어떤 상담사는 다음 달에 자기 월급에서 얼마를 주겠다, 이런 식으로 (휴대전화로) 몰래 통화를 하죠. 녹음 파일이 안 남게.]

전기통신사업법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이용자의 해지권을 제한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지만, 실적을 채우지 못한 상담원에게 온갖 불이익이 주어지다 보니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겁니다.

[윤문용/녹색소비자연대 ICT 정책국장 : 해지하기로 마음 먹은 고객과 또 이 수당을 지켜야 하는 상담원 사이에서 현재의 상담 구조 때문에 더 비싼 요금제를 유도하는 경우도 있고, 소비자를 기만(할 수밖에 없습니다.)]

방송통신위위원회는 통신사들의 거짓 상담과 해지 방어 실태에 대한 전면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 영상편집 : 오영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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