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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6차 대멸종, 몸집이 아주 작거나 아주 큰 동물이 먼저 사라진다

[취재파일] 6차 대멸종, 몸집이 아주 작거나 아주 큰 동물이 먼저 사라진다
6차 대멸종, 몸집이 아주 작거나 몸집이 아주 큰 동물이 먼저 사라진다.

지구 역사에서 6차 대멸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이미 수십억 개체가 지구상에서 사라졌다.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수준이다.

멕시코와 미국 공동연구팀은 지난 7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 자료를 이용해 척추동물 2만 7천6백 종의 개체 수와 서식지 변화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Ceballos et al., 2017). 상대적으로 자료가 많은 포유동물 177종에 대해서는 1900년부터 2015년 사이의 서식지와 개체 수 변화를 분석했다.

분석결과 조사대상 척추동물 2만 7천6백 종 가운데 32%인 8천 851종에서 개체 수가 크게 줄었고 서식지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77종의 포유동물의 경우는 서식지가 30% 이상 감소했고 40% 이상의 종은 개체 수가 심각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현재 지구상에서 6차 대멸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른 바 ‘생물학적 절멸(biological annihilation)’이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모든 동물의 종이 비슷한 비율로 사라지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특정 종이 집중적으로 사라지는 것일까? 혹시 동물 몸집(Body mass)의 크기와 멸종 위험 사이에 어떤 관련은 없을까?

최근 미국과 호주, 스위스와 영국 공동연구팀이 수만 종의 척추동물을 조사한 결과 척추동물 몸집의 크기가 멸종 위험에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Ripple et al., 2017).

연구팀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절멸 가능성이 있는 야생동물 목록(Red List)을 이용해 척추동물 2만 7천 6백종의 몸집과 그들의 멸종 위기 등급을 분석해 몸집이 아주 큰 동물과 몸집이 극히 작은 동물이 멸종 위험이 더 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조류와 상어나 가오리 같은 연골 어류, 포유류는 일반적으로 몸집이 크면 클수록 멸종 위험이 높아졌다. 대표적인 예로 몸무게가 1톤을 넘는 연골 어류나 100톤이 넘는 고래 등은 100% 멸종 위기에 빠져 있었다. 딱딱한 뼈가 있는 어류와 파충류는 몸집이 큰 경우에도 멸종 위험이 높았지만 몸집이 아주 작은 경우에도 멸종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양서류의 경우는 몸집이 작을수록 전반적으로 멸종 위험이 높아져 몸무게가 1그램 이하인 양서류는 100% 멸종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척추동물 전체로 볼 경우 몸집이 아주 큰 경우와 몸집이 아주 작은 경우에 멸종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는데 연구팀은 몸무게가 35그램 이상인 동물은 전반적으로 몸무게가 늘어날수록 멸종 위험이 커졌고 35그램 이하인 경우는 몸무게가 작을수록 멸종 위험이 커졌다(아래 그림 참조).
동물 몸의 크기와 멸종 위험
특히 멸종 위험에 노출된 동물의 90%는 몸무게가 1kg 이상으로 상대적으로 큰 동물이었는데 이들을 멸종으로 내몰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인간이라고 연구팀은 보고 있다. 인간이 사냥과 낚시, 덫 등 갖가지 불법 또는 합법적인 방법으로 식용이나 약용, 돈벌이 등에 이용하기 위해 몸집이 큰 동물을 마구 잡고 있다는 것이다.

멸종 위험이 큰 또 다른 한쪽의 동물들은 대부분 몸집이 77그램 이하의 아주 작은 동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작은 동물의 생존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작지만 오염되지 않은 서식지인데 과도한 개발로 인한 급격한 서식지 파괴와 환경오염이 이 작은 동물을 멸종으로 내몰고 있는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이 또한 인간이 문제다.

급격한 인구 팽창과 과소비, 그로인한 서식지 파괴와 오염, 남획,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수많은 동물이 사라져 가고 있는 상황, 6차 대멸종의 궁극적인 원인은 인간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한다. 다른 동물이 점점 사라져가는 세상에서 인간만이 대대손손 번창할 수 있을까?

(사진=Pixabay)

<참고> 대멸종

지구 역사상 적어도 10차례 이상 지질학적으로 길지 않은 시간에 많은 생물이 사라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5차례는 아주 큰 규모의 멸종이 있었는데 이를 흔히 대멸종이라고 한다. 지구 역사에서 마지막 대멸종은 약 6천6백만 년 전에 발생한 5차 대멸종으로 이때 공룡이 멸종했다. 5차 대멸종이 중생대와 신생대를 나누는 경계가 된다.

<참고 문헌>

* William J. Ripple, Christopher Wolf, Thomas M. Newsome, Michael Hoffmann, Aaron J. Wirsing, and Douglas J. McCauley. Extinction risk is most acute for the world's largest and smallest vertebrates. PNAS, September 18, 2017 DOI: 10.1073/pnas.1702078114

* Gerardo Ceballos, Paul R. Ehrlich, and Rodolfo Dirzo.  Biological annihilation via the ongoing sixth mass extinction signaled by vertebrate population losses and declines. PNAS, July 10, 2017 DOI:10.1073/pnas.1704949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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