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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서봐" 여교사에 장난감 활 쏜 교감…당시 녹음파일

당시 상황 녹음파일 들어보니…'팍!' 화살 소리

<앵커>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감이 20대 여교사를 향해 장난감 활을 쐈습니다.

교감은 장난이었다고 하는데, 이 충격 때문에 사과받기를 원하는 여교사에게 과연 교감의 처신이 교육자로서 적정했는지 김종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6월 교감의 부름을 받고 교무실에 간 20대 여교사 이 모 씨는 황당한 지시를 받았다고 합니다.

[이 모 교사/피해 여교사 : (교감 선생님이) '거기 과녁에 좀 가 봐'라고 하시는데 (벽면 캐비닛에) 화살이 붙어 있더라고요. 저는 이렇게 가서 (과녁 옆에) 이렇게 섰어요. (그 지시에) 제가 놀란 거거든요.]

교감은 교사의 얼굴 옆으로 대나무 화살을 쐈다고 합니다.

70㎝ 길이 대나무에 나일론 실을 엮은 어린이 체험용 활인데, 나무 꼬치 끝에 고무 흡착판이 달린 화살을 쏜 겁니다.

[일단은 화살 쏜 그 소리에 너무 깜짝 놀랐고요. 정말 그냥 나를 짓밟는다고 생각했어요. 사람으로 안 보고 장난감같이.]

며칠 뒤 항의하는 여교사에게 교감은 심심해서 한 장난일 뿐이었다면서 기억이 잘 안 난다고 버티다가, 피해 당사자인 이 교사만 빼놓고 다른 교사들을 불러 울먹이며 사과문을 낭독했습니다.

[교감 공개 사과/지난 7월 (사건 11일 후) : 저는 그때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어렴풋이 활을 겨누었던 기억은 나고. (당시 현장에 있던 교직원 2명에게) 확인한 결과 겨누기만 하고 쏘지는 않았다는 그런 얘기를 전해 듣고, 쏘지 않은 것으로 말씀을 전해 드립니다.]

현장에 있었던 다른 교직원 2명이 교감이 활을 겨누기만 하고 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현장이 기록된 녹음파일은 교감과 이 교직원들의 증언과는 전혀 다릅니다.

[당시 교무실 상황 녹취 (6·22)/이 교사 : 안녕하세요.]

[당시 교무실 상황 녹취 (6·22)/교감 : 이XX 선생님, 저기 과녁 좀 가 봐봐.]

[당시 교무실 상황 녹취 (6·22)/이 교사 : 아, 저요?]

[당시 교무실 상황 녹취 (6·22)/교감 : 아니. 그 과녁에 서 있어 보라고. 아이 안 맞혀.]

[당시 교무실 상황 녹취 (6·22)/이 교사 : 왜, 왜죠?]

[당시 교무실 상황 녹취 (6·22)/교감 : 설마 맞히겠냐? 으하하하하하. 아니, 거기 있다가 오면 피하면 되는데. 야, 거기 있다가 맞는다? 이거 막 아무 데나 막 튀어, 이거.]

잠시 후, 이 교사의 말대로 화살 소리가 크게 들립니다.

[당시 교무실 상황 녹취 (6·22)/이 교사 : 어우, 어. 어.]

[당시 교무실 상황 녹취 (6·22)/교감 : 내가 거기 서 있어도 안 맞힌다니까. 딱 머리 두 개만 딱 스치고.]

취재진이 녹음파일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자, 교감은 안전거리가 확보된 뒤 활을 쐈을 수는 있다며 모호하게 해명했습니다.

진정서를 접수한 인권위는 이 학교에 대해 현장조사를 할 예정입니다.

(영상편집 : 윤선영, VJ : 김준호, 구성 : 탁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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