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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최경주 "아들과 연습할 때 행복…父子 함께 투어 뛰는 꿈도"

[취재파일] 최경주 "아들과 연습할 때 행복…父子 함께 투어 뛰는 꿈도"
"막내 아들 꿈이 PGA 투어 입성…대를 이어 PGA 뛰는 생각만으로도 심장이 쿵쿵"
"3년 후엔 시니어 투어에 합류…그 전까지 투어 로드맵 다 짜여져"
"'드로(draw)' 구질로 바꾼 스윙 완성 단계…바닥 치고 내년 다시 궤도에 진입할 것"



2007년 4살 때 아빠의 우승 현장에 함께 한 막내 아들최강준(최경주의 오른팔에 안긴 아이)
지난 2007년 타이거 우즈 재단이 주최한 미국 PGA 투어 AT&T 내셔널에서 정상에 오른 최경주는 우승을 확정 짓고 아내 김현정 씨와 두 아들, 딸을 끌어안고 기쁨을 만끽했습니다. 당시 최경주가 오른 팔로 번쩍 들어 올린 아이가 막내 아들 강준 군이었습니다. 4살이었던 강준 군은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아빠가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로부터 우승 트로피를 받는 장면을 옆에서 지켜봤습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났습니다. 최강준 군은 14살이 됐고 지난 8월 국내에서 열린 일송배 한국 주니어골프 선수권에 초청 선수로 나와 화제가 됐습니다. 한국 나이로 중학교 2학년에 해당하는 최강준은 164cm의 아담한 체구에서 260야드의 장타를 펑펑 날리며 인상적인 경기를 펼쳤습니다. 처음 경험하는 낯선 한국 골프장에서 공동 8위로 선전해 과연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라는 찬사를 들었습니다. 

최강준은 10살 때 골프를 시작해 4년 만에 크고 작은 지역 대회에서 20승이나 올릴만큼 유망주로 성장했습니다. 지난해 7월에는 직접 캐디로 나선 아버지와 함께 텍사스 주니어 PGA 챔피언십 우승을 합작해 뉴스를 장식하기도 했습니다.

PGA 투어 시즌을 마치고 귀국해 국내 대회 '제네시스 챔피언십'에 출전하고 있는 최경주에게 아들 얘기를 묻자 금세 얼굴에 미소가 번졌습니다.

"강준이가 12살 때였어요. '네 꿈이 뭐냐?' 물으니까 눈 똑바로 쳐다보면서 'PGA 투어 가고 싶다' 고 하더라고요. 정신이 번쩍 났어요. 12살 짜리가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게 놀라웠죠. 그냥 취미와 운동 삼아 야구도 시켜보고 골프도 시켜본 건데, 강준이는 골프를 아주 즐기고 좋아했어요. 제가 연습할 때 옆에 따라와서 같이 연습하는 데 제법 소질이 있어요. 열정도 있고요. 아들이랑 같이 연습 할 때가 제일 행복한 것 같아요."

최강준은 지난달 SBS와 인터뷰에서 'PGA 투어에 진출해 아빠(8승)보다 많은 10승을 올리고 싶다. 장타자인 로리 매킬로이와 더스틴 존슨을 좋아하고, 빨리 키가 커서 330야드까지 장타를 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힌 바 있습니다.

☞ [관련기사 바로보기] 2017년 8월 2일 SBS 8뉴스 <부전자전..'리틀탱크'가 간다>

최경주는 강준 군이 대를 이어 골프 선수로 성장해 가길 바라면서도 행여 공부를 소홀히 할까봐 아들에게 미리 다짐을 받아놓았다고 말했습니다.

"강준이한테 그랬죠. '골프 치고 싶으면 성적을 올려라. 대학 진학이 먼저다. 공부 안 하고 운동만 하는 건 안 된다'고요. 좀 더 지켜봐야 돼요."

골프 선수로서 강준 군의 소질과 성공 가능성을 묻자 신중한 답변과 함께 희망을 얘기했습니다.

"아이의 키가 계속 자라고 있어서 지금 클럽도, 스윙도 몸에 맞는 게 아니고 계속 바꾸어 줘야 해요. 17~18세 까지는 키가 자랄테니 대학 진학 후 19살 쯤 자기 스윙을 찾고 나면 그 때 가서 어떤 재목이 될 지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강준이가 PGA 투어 진출이라는 자신의 꿈을 이룬다면, 제가 언제까지 시니어 투어든 PGA 투어든 뛸 수 있을 지는 모르지만 아들과 함께 같은 대회에 나가는 즐거운 상상도  해봅니다. 하하. "
2016년 텍사스 주니어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최강준과 아빠 캐디 최경주
PGA 통산 8승으로 아시아 최다승에 빛나는 최경주는 2011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 이후 6년간 우승을 추가하지 못했습니다. 지난 시즌에는 25개 대회에 출전해 절반이 넘는 14개 대회에서 컷 탈락했고, 톱10에는 단 한 차례도 오르지 못했습니다. 지난 2월 제네시스 오픈에서 기록한 공동 17위가 시즌 최고 성적입니다. 페덱스컵 랭킹은 177위로 시즌을 마감해 상위 125위까지에게 주는 다음 시즌 투어 시드 자격에도 미달했습니다. 하지만 최경주는 한국 남자골프의 선구자답게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라며 희망을 노래했습니다.  

"올해 초 (후배) 위창수를 스윙 코치로 영입해서 스윙을 다 뜯어 고쳤어요. 컷(cut) 샷을 드로(draw) 구질로 바꾸면서 시즌 중에 성적이 바닥을 찍었죠. 이젠 바꾼 스윙이 완성 단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어요. 씨를 뿌렸고 싹이 돋았으니 이젠 땅 위로 줄기가 올라갈 일 만 남은거죠. 내년 시즌이 기대됩니다. 제가 2020년 시니어 투어로 가는데 그 전까지 PGA 투어 시드는 걱정 없습니다."

최경주는 페덱스컵 랭킹으로는 내년 투어 시드를 받을 수 없지만 PGA 투어 역대 누적 상금(Career Money) 랭킹으로 다음 시즌 투어 시드를 받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제가 올시즌 마지막 대회까지 누적 상금 25위를 기록했는데, 페덱스컵 랭킹 125위 밖에 있는 선수라도 역대 누적 상금이 상위 25위 안에 들면 1년간 투어 시드를 보장해 줍니다. 메이저대회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WGC, 인비테이셔널 대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대회에 다 나갈 수 있습니다. 설령 제가 2018년에도 페덱스컵 랭킹 125위 밖에 머물게 된다 하더라도, 그 다음엔 누적 상금 26위부터 50위까지에게 주는 1년 시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2019년까지 PGA 투어 시드를 보장 받은 것이고 2020년부터는 시니어 투어에서 뛰게 되니까 지금부터 한 해도 빠짐 없이 투어 로드맵이 꽉 짜여져 있는 것이죠."

최경주는 4개월 만의 국내 대회 나들이에서 14년 만에 양용은과 같은 조에서 1,2라운드 맞대결을 펼쳐 관심을 모았는데 두 선수 모두 컷 탈락해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최경주는 대회를 마치고  "과거 30년 동안 해온 스윙 스타일을 페이드에서 드로우로 바꿔가는 과정입니다. 올해 스코어는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내년 중반에는 효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최경주-양용은
최경주는 한 동안 휴식을 취한 뒤 10월 19일 제주도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개막하는 국내 최초의 PGA 투어 '더 CJ컵 앳 나인브릿지'에 주최 측 초청 선수로 출전합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 주인 26일부터는 자신의 재단이 주최하는 KPGA 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해 2012년 이후 5년 만에 국내 대회 우승에 도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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