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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트럼프 UN 연설, 속 빈 강정 같아"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방송일시 : 2017년 9월 20일 (수)
■대담 :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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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발언, 국제 사회 신뢰 잃을 수 있어
- 트럼프, 전쟁 막겠다는 UN에서 北에 선전포고
- 美 보수 유권자들 지지율은 오히려 상승
- 러시아·중국에 부담…대북정책 변화는 없을 것
- 美-北 기 싸움…북한 외무상 기조연설 '눈길'


▷ 김성준/사회자:

UN회원국 정상들이 모인 세계 최대 다자외교 무대. 여기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데뷔 연설을 했습니다. 그런데 북한에 대해서 완전 파괴, 이런 엄청난 단어들을 쓰면서 북한을 집중 공격했습니다. 총회장 분위기가 싸늘해졌고요. 미국 언론은 역대 최악의 UN 연설이었다. 이런 평가까지 내렸습니다. 물론 북한의 지금 도발적인 행위들 당연히 문제겠습니다만. 이런 연설이 과연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지, 또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를 안정화 시키는데 과연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주 궁금해지는 상황 아닌가 싶습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연결해서 한 번 분석을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예. 안녕하십니까.

▷ 김성준/사회자:

이렇게 세게 말해도 되나요? 대통령이 UN 연설에서.

▶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예. 저도 상당히 놀랐습니다. 대통령의 발언이 물론 북한을 상당히 압박하고 지금 미국이 대북 제재를 추진하고 있지만 이것이 뜻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결국은 제재의 효과를 위해서 상당히 강하게 발언한 전략적인 측면이 있다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판단이기는 하지만. 동시에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무모한 발언은 결국은 미북의 대북한 전략을 혼선에 빠트릴 수 있다. 추후에 계속해서 제재가 효과를 가져오지 못할 경우에 결국은 미국이 실제 오늘(20일) 말한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서 군사 조치를 취하지 못한다면. 정말 미국은 오늘 연설이 계속해서 속 빈 강정 같은 소리가 되는 것이고. 결국은 대북 정책에 있어서 국제 사회와 북한의 신뢰를 잃어버리는. 그러한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좀 의외였다. 이렇게 보여졌습니다. 저도.

▷ 김성준/사회자:

제가 질문하고 싶었던 것들을 한 마디로 쭉 정리를 해주셨는데. 지금부터 세부적인 내용으로 한 번 들어가 보겠습니다. 우선 쉬운 것부터 하죠. 사진이 그렇게 찍혀서 그런데. 대통령 연설을 듣던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고개를 숙이고 난감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사진이 찍혔어요. 과연 그게 직접 연관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참모들도 예상하지 못한 미국 대통령의 UN 연설이라는 게 있을 수 있을까요?

▶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그렇지는 않죠. 물론 연설문을 작성하는 사람이 있겠고, 그것을 트럼프 대통령과 어느 정도 논의를 하고 좀 더 미세 조정해나가는 과정이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요 참모들은 그 연설문을 한 번씩 다 보고, 거기에 관련한 자기 생각들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좀 더 조언할 수 있는 기회들은 충분히 있거든요. 그런데 지금 보면 존 켈리 비서실장은 상당히 온건파에 속합니다.

지난번에 배넌 수석전략가가 백악관에서 나간 이후에 켈리, 그리고 사위인 쿠슈너. 이러한 사람들은 온건파에 속하기 때문에 아마도 이러한 강경한 군사적인 조치를 강조하는 연설문을 만드는 데에는 오히려 군인 출신들, 맥매스터라든지, 매티스라든지. 이러한 분들이 좀 더 많은 영향력을 미치지 않았을까. 그래서 켈리 비서실장이 이러한 연설문의 내용에 대해서 숙지를 못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되지만. 어쨌든 본인의 생각과 그렇게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 저는 이렇게 보여집니다.

▷ 김성준/사회자:

마음에 안 들어서 고개를 숙였을 수도 있겠네요.

▶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예. 그랬을 수도 있고, 개인적으로 피곤해서 숙였을 수도 있고, 미디어가 그렇게 만들었을 수도 있겠죠.

▷ 김성준/사회자:

우리가 흔히, 우리 대통령도 UN에서 연설하고 이제까지 했던 것 보면 박수가 이십 몇 번 나왔다, 삼십 몇 번 나왔다 하는데. 트럼프 연설하는 동안 다섯 번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이게 국제 사회 전체가 트럼프의 연설에 대해서 상당히 싸늘한 반응인 것 같죠?

▶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그렇죠.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에 지금까지 해오는 외교 정책의 성향을 계속해서 보면 본인도 미국 우선주의라고 얘기를 하지만. 미국 어느 대통령이라도 미국 우선주의를 추진하지 않았던 대통령은 없었거든요.

▷ 김성준/사회자:

말은 그렇게 안 했을 뿐이죠.

▶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그렇죠. 미국의 이익이 중요하고, 미국의 패권이 중요하고. 하지만 오히려 구체적인 정책적인 면에서는 미국의 패권이 상당 부분 약해지는 측면을 보여주면서도 미국의 우선주의라고 얘기하는 정도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에는 본인 생각하는 것하고 실질적으로 추진되어야 하는 면하고는 상당히 갭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 특히 연설을 했을 때 박수가 다섯 번 정도밖에 안 나왔는데. UN이라는 곳은 2차 대전 이후에 더 이상 그러한 전쟁을 일으켜서는 안 되겠다는 그러한 국제 사회의 각성에 의해서 만들어진 기구란 말이에요. 그런데 거기에다 대고 선전포고를 해댔으니. UN 회원국들이 당연히 거기에 대해서 못마땅할 수밖에 없겠죠.

▷ 김성준/사회자:

일종의 미국 내 보수 지지층에게 점수 따려고 이런 말 한 것 아니냐. 이런 해석도 있던데. 그런 것도 가능할까요?

▶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예.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했던 얘기가 미국 우선주의, 그리고 미국민의 안전, 미국민들의 경제적 이익. 이런 것을 계속해서 강조해왔단 말이에요. 당선된 이유도 이러한 미국의 블루칼라층들의 경제적인 이익, 또 미국이 그 동안 너무 지나치게 국제 사회와 다른 국가들을 위해 많은 희생들을 해왔다. 이러한 논리였기 때문에. 아마도 이번에도 미국 대통령으로서 지금 북한이 장거리 핵미사일 개발을 해서 미국 본토를 위협한다고 계속해서 말을 하니까. 미국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으로서 모든 할 수 있는 것을 다 하겠다. 국제 사회가 반대하더라도 군사적인 조치를 취해서라도 미국의 안전을 지키겠다. 아마 이러한 이미지를 강하게 보여준 것이 아니냐. 그렇다고 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을 찍었던 그러한 미국의 보수 유권자들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로열티나 지지율은 올라갈 수밖에 없겠죠.

▷ 김성준/사회자:

그러면 좋습니다. 미국 지지자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서 그랬다. 좋은 얘기인데. 당장 우리가 시급하잖아요. 발등에 불이 떨어졌고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 이런 연설이 도움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데. 우선 중국과 러시아입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오히려 이런 연설 때문에 더 북한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보조를 같이 하는데 꺼릴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닌가요?

▶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글쎄.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까지 대외정책에서 보여줬던 스타일이 상당히 엄포를 하고 과장을 하고 블러핑을 하면서 상대 국가들을 자기가 원하는 쪽으로 몰고 가는 스타일인데. 물론 그렇다고 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것을 꼭 이런 것이 행동으로 나타날지, 안 나타날지는 여전히 불확실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던 것처럼 군사 조치를 취할 수도 있고. 아니면 여러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비현실적이다. 절대 못 취한다. 이것은 단순히 외교적인 수사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겠지만. 그런 상황에서 지금 러시아와 중국이 받을 수 있는 외교적인 부담은 상당할 것으로 저는 보고요.

왜냐하면 지금까지 계속해서 중국을 압박하고 중국 역할론을 강조하면서 결국 중국이 그래도 결정적인 역할은 하지 못했지만 북한에 대한 압박을 상당 부분 계속 강화시키기는 했거든요. 그래서 이러한 발언이 중국과 러시아 같은 국가들의 압박, 그런 국가들의 정책을 바꾸는데 상당히 큰 압박으로 작용하겠으나. 지금까지 보여줬던 중국과 러시아의 대북 정책을 완전히 바꾸지는 못할 것이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성준/사회자:

알겠습니다. 자성남 북한대사는 아예 트럼프 연설 시작하려고 하니까 총회장을 박차고 나가버렸는데. 북한은 당연히 트럼프가 강경 발언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겠죠.

▶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예. 그랬겠죠. 그렇게 생각을 했을 것이고 여전히 상호간에, 미북 간의 기싸움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요. 자성남 북한대사도 이후에 본인 입으로 나는 보이콧을 했다. 이런 얘기를 했을 정도로 반미 감정을 아주 강하게 보였는데. 저는 이런 자성남 북한대사의 행동과 맞물려서 내일 예정돼있나요?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어떤 기조연설을 할지가 상당히 궁금해집니다.

▷ 김성준/사회자:

강대강으로 갈까봐 지금 걱정이죠.

▶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예. 저도 그렇게 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보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강경한 발언을 했는데 여기서 리용호 외무상이 UN 총회에서 꼬리를 내린다, 온순한 대응을 한다. 이것은 제가 보기에는 말이 안 되는 거죠. 지금까지 북한이 해왔던 행보를 본다면.

▷ 김성준/사회자:

네. 잘 알겠습니다. 참 걱정스럽습니다. 어쨌든 북한 핵 개발, 미사일 개발부터 못하게 만들어야 하고 한반도 평화, 안정 중요한 일인데. 트럼프 대통령 말 한 마디, 한 마디 때문에 깜짝 깜짝 놀라서 참 어떨까 모르겠네요. 지금까지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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