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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박원순 "국정원 음해 탄압에 가족들 지울 수 없는 상처"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방송일시 : 2017년 9월 19일 (화)
■대담 : 박원순 서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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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압 문건, 신상이나 서울 시정을 '음해·공격'
- 가족에 대한 근거 없는 공격과 댓글에 고통
- 정부 방해로 국민 삶의 질 확대 정책 효과 미흡
- 前 대통령 고발, 부담되지만 시정 위해 결정
- 전방위적인 공작, 靑에 보고 안 됐을 리 없어
- 박근혜 정권 때도 박원순 제압 문건 실체 드러나
- 서울시장 3선 도전? 조만간 의사 밝힐 것


▷ 김성준/사회자:

이명박 정권 시절에 블랙리스트 명단에 오른 인물들이 요즘 고소 의사를 잇따라 밝히고 있고 검찰에 출석까지 하고 있죠. 오늘(19일) 오후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직접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을 국정원 정치공작의 정점이라고 지목을 한 겁니다. 과연 어떤 부당한 사례가 있었는지, 또 고소 배경은 무엇인지 박원순 시장을 연결해서 직접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시장님 나와 계시죠?

▶ 박원순 서울시장:

네. 안녕하세요.

▷ 김성준/사회자:

네. 안녕하십니까. 요즘 뉴스에 많이 나오시더라고요. 본론으로 들어가서요. 이른바 박원순 서울시장 제압 문건. 제압이라는 표현이 아주 인상적인데. 이 문건에 관련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고소하신 것 아닙니까? 우선은 벌써 많이 소개가 됐습니다만, 이 문건에 어떤 내용이 있었는지 핵심적인 것만 소개해주시겠어요?

▶ 박원순 서울시장:

처우에 대한 여러 신상 문제를, 음해를 계속 한 것이라든지. 또는 서울시정을 좌편향 시정이라고 규정하면서 공격한 것들. 이런 내용들이죠.

▷ 김성준/사회자:

원래 좌편향 아니신가요?

▶ 박원순 서울시장:

저는 정말 서울시민을 위한 일에 좌우 없이, 정말 열심히 실용적으로 시정을 폈습니다.

▷ 김성준/사회자:

그 당시에 이런 제압 문건이 실제로 실천이 됐구나 하는 것을 지금 생각하니까 느끼실 수 있을만한 부당한 일이라든지. 그런 게 대표적으로 어떤 게 있을까요?

▶ 박원순 서울시장:

지금이 아니고 사실 그 당시에 이미 그런 게 많이 있었죠. 예를 들어서 방금 말씀하신 박원순 제압 문건에 적시됐던 일들이 모두 실행이 됐습니다. 예를 들어서 어버이연합을 동원해서 공격한다, 이런 내용이 있는데요. 19번이나 어버이연합의 표적 시위가 진행이 됐었죠. 그리고 제 가족에 대한 근거 없는 공격이나 날조된 댓글이 집요하게 계속됐고요. 그리고 그런 고통은 제 개인이나 가족으로 끝나지도 않았고. 정말 중앙정부가 서울시에 대해서 서울시가 추진하는 정책마다 거부하거나 이런 것을 매도당했던. 그런 상황이었고요. 아무튼 그런 것들이 정확히 다 실현됐다. 저는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성준/사회자:

지금 가족 얘기를 꺼내신 김에. 가족 얘기 중에서 아무래도 핵심적인 게 아드님의 병역 의혹 이런 것이었잖습니까. 그 당시에 무척 힘들고 가슴아프셨겠어요.

▶ 박원순 서울시장:

사실은 이런 국가 권력이 나서서 음해하고 탄압하는 것은 정말 무고한, 가족들에게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줬죠. 공직자나 정치인은 아무래도 공개된 무대에 노출되어 있으니까 어쩔 수 없는 측면은 저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가족은 조금 다르다고 생각하거든요. 정치인의 가족이라고 해도 보호받아야 할 부분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야말로 권력을 남용해서 가족을 음해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분명한 인권 폭력이다. 이렇게 생각하고요. 아무튼 그것을 보호해주지 못한 아버지로서 저도 참 인간적인 슬픔이 있는데. 그래도 이런 공격이나 시정에 대한 훼방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민들은 그래도 저를 지속적으로 응원해서 제가 견딜 수 있었고.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의 말씀도 드립니다.

▷ 김성준/사회자:

혹시 아버지 때문에 나 이게 뭐냐, 아드님이 그런 원망 한 적은 없으세요?

▶ 박원순 서울시장:

제가 일일이 다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정말 상상이 가실 겁니다. 다른 곳도 아니고 국정원에서 그것을 모든 국가기관들이나 사회단체 등을 다 동원해서. 온라인, 오프라인 모든 방법으로 음해하고 댓글로 공격하고. 이러는 것을 참으로 견디기가 저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김성준/사회자:

네. 국정원이 박원순 서울시장을 제압한다. 사실 그동안 서울시정을 맡으시면서 여러 가지 목표로 삼았던 정책들이 있지 않습니까. 제가 얼핏 생각나기에도 무상급식이 있고, 복지 예산 확대라든지, 마을 공동체 사업이라든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든지. 여러 가지 정책이 있었는데. 그 중에서 지금 기억나시기에 정말 이런 제압 문건 같은 것을 동원한 압박이 없었으면 참 잘 될 수 있었는데 너무 아쉽다고 생각하는 정책 하나만 꼽는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 박원순 서울시장:

그런 것 굉장히 많죠. 예컨대 복지예산 확대 같은 것도 사실 그 이후에 중앙정부도 결국은 우리 따라오기는 했는데요. 사실 서울시 예산만 가지고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런데 중앙정부가 이런 것들을 협력하고 했으면 훨씬 더 서울시민과 대한민국 국민의 삶의 질이 더 확대됐을 텐데. 이런 것을 방해하고 훼방을 많이 했죠. 그러다 보니까 저희들이 하는 효과가 아무래도 덜하게 됐죠.

▷ 김성준/사회자:

그런데 아무래도 전직 대통령이잖아요. 서울시장 입장에서 전직 대통령을 검찰에 고발한다는 것,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닐 것 같은데. 좀 부담을 느끼시거나 그러지는 않으십니까?

▶ 박원순 서울시장:

당연히 그런 부분이 없는 게 아니죠. 사실은 이게 제 개인과 가족에 대한 피해자로서의 의미보다는. 저는 그동안 서울시정에 대한 여러 가지 모욕이나 공격은 사실 또 천만 서울시민들에 대한 음모이고 그런 공작이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저는 한 사람의 정치인으로서 이런 일이 다시 반복되면 안 되겠다. 우리가 지난 70년대, 80년대 이른바 공작 정치 때문에 민주주의가 정말 힘들고 독재가 성행하지 않았습니까. 지금 21세기 이 시기에 와서도 이런 일이 계속된다면 이것은 우리나라 미래가 지금 없는 일이다. 이것은 반드시 시정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할 책무감이 있다. 이런 마음으로 사실 고소고발하게 된 것입니다.

▷ 김성준/사회자:

그런데 국정원 블랙리스트라든지요. 서울시장 제압 문건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공개가 된 게 국정원의 자체적인 자정 작업을 통해서 공개가 된 것이고. 그런 것에 대해서는 스스로 시인을 한 면이 있기 때문에 범죄 사실이 어느 정도 인정이 된다고 할 수가 있는데. 이명박 전 대통령을 고소하는 부분은 이런 문건이라든지 공작과 대통령과의 직접 연결고리가 확인되지 않고서는 사실 수사를 진척시키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단 말이죠. 보시기에 직접적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책임을 져야 된다고 생각하실만한 근거가 있습니까?

▶ 박원순 서울시장:

저로서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원세훈 재판에 증거로 나온 여러 기록들이나. 또는 이번에 국정원의 적폐청산 TF에서 나온 보도자료들을 보면 이미 중요한 것들은 VIP 일일보고라든지, BH, 청와대 요청자료라든지. 이런 것들. 그리고 이게 예컨대 천만 서울시민이 뽑은 서울시장이 돼서 이런 전방위적인 공작이나 사찰, 또는 억압을 했다면. 이런 것들이 대통령이 모르고 진행됐을 리는 추호도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예를 들어서 심리전단의 SNS대응팀을 강화했다든지, 증원을 했다든지. 이게 그냥 이례적인 사건이 아니거든요. 정권 내내 벌어졌던 일이고. 또 나중에 대선 때 댓글 조작까지 확대되지 않았습니까? 이런 것이 청와대와의 교감이나 보고나 소통 없이 이루어졌을 가능성은 저는 오히려 지극히 없다. 이렇게 봅니다.

▷ 김성준/사회자:

일단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은 대통령이 그런 것 지시하고 관여할 만큼 한가한 자리가 아니다. 일일이 대응 않겠다. 이런 입장이라는 것만 청취자 여러분들께 알려드리면 될 것 같고요. 이런 제압 문건에 나온 공작 같은 것들이 혹시 박근혜 전 대통령 정부에서는 계속됐다는 느낌을 받아보신 적 있으십니까?

▶ 박원순 서울시장:

저는 사실은 그런 점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박근혜 정권 당시에 박원순 제압 문건의 실체가 사실 드러났습니다. 이게 국회의원들이 주장해서 고발도 하고.

▷ 김성준/사회자:

진선미 의원이 공개하고 그랬죠.

▶ 박원순 서울시장:

그랬죠. 그리고 또 검찰에서 수사도 했고. 그런데 이게 제대로 수사를 하지 않았고 사실을 은폐했습니다.

▷ 김성준/사회자:

결과적으로 무혐의 처리가 됐죠.

▶ 박원순 서울시장:

그렇죠. 그리고 또 나중에 서울시 청년수당을 견제하라, 이런 청와대 캐비넷 문건도 밝혀지지 않았습니까? 이런 것들 보면 박근혜 정권에서도 저는 사실은 여전히 탄압받고 이런 공작을 느낄만한 것들이 굉장히 많았었죠.

▷ 김성준/사회자:

예. 알겠습니다. 이 정도로 말씀 충분히 들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요. 오늘 전화 연결에 응해주신 김에 추석 전으로 서울시장 3선 도전 여부를 공개하겠다고 말씀하셨던 것 같은데. 이제 추석 거의 다 됐으니까 이참에 공개 해주시면 안 될까요?

▶ 박원순 서울시장:

저는 지금까지 무엇이 되기 위해서 살아온 적은 없었습니다. 대한민국의 발전과 새로운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제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정말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그 결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 김성준/사회자:

그 얘기는 많이 들은 것 같고.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라는 점에서 서울시장으로서의 역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 중 하나라고 생각은 하시는 거죠?

▶ 박원순 서울시장:

제가 하고 싶다고 꼭 되는 일도 아니지 않습니까? 저는 시민들의 여론과 많은 분들의 의견도 듣고 결심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 김성준/사회자:

알겠습니다. 제가 5년 전에도 아마 비슷한 시점에 이런 질문 드린 적 있었는데 그 때도 즉답을 안 하셔서 애가 탔었는데. 하여튼 감사합니다. 오늘 연결 응해주셔서 감사하고요. 자주 서울시정 관련해서 저희 프로그램에 많이 나와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박원순 서울시장:

예. 감사합니다.

▷ 김성준/사회자:

지금까지 이명박 전 대통령을 고소한 이유에 대해서 박원순 서울시장 모시고 말씀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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