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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가 상처 될 수도"…'성평등 보이스'까지 가입한 예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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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주목! 성희롱예방교육해드림~”
“널 만지고 싶어…”
“돈 줄게. 꺼져!” 
“어디 하녀 주제에!”
“개그 프로에서 한 코너를 하던 때였어요. 그땐 이런 개그를 했는데 누군가가 상처받았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어요.”
“거꾸로 제가 피해 입은 경우도 있어요. 신입 개그맨 때, 회식 날 한 여자 선배가 제 엉덩이를 콱 잡더라고요. 놀랐고 불쾌했지만  
문제 삼긴 힘들었어요."
- 15년 차 예능인 황영진
황영진 씨는 이런 일들을 겪으며 연예계에 만연한 성희롱 문화를 되돌아보게 됐고,
지난해, 한 어려운 시험에 응시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바로 성희롱예방교육 전문강사 자격시험이었습니다.
‘여성의 신체를 희화화하고 있으며 여성은 날씬한 몸매일 것을 은연중에 강요’
- 양성평등교육진흥원 

성희롱예방교육강사 자격을 힘들게 얻고 나니, 예능 프로그램에 성차별적 내용이 얼마나 많이 담겼는지 새삼 눈에 들어왔습니다.
“골반라인이 섹시하네”

TV로 방영된 이 ‘섹드립’이 성희롱으로 이어진 일도 있습니다.
한 기업 간부가 여직원에게 이 멘트를 따라 했다가 성희롱으로 고소당해 결국 처벌까지 받은 겁니다.
“특히 예능인은 웃음을 줘야 한다는 압박감에 더 자극적인 말, 불쾌할 수 있는 ‘섹드립’도 별생각 없이 내뱉기 쉬워요.”
최근 그는 남성만 가입할 수 있는 생소한 모임에 참여했습니다. 이름하여
‘성평등 보이스’
(boys+voice)

남자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믿는 남성 45명의 모임입니다. 언론인, 교수, 운동선수 등 다양한 분야의 남자들이 모였습니다.
“아이스버킷 챌린지처럼 성평등 챌린지를 해보는 건 어떨까?”
 
“학교에서 성평등 골든벨을 여는 건?”

황영진 씨는 유일한 예능인 멤버입니다. 앞으로 크고 작은 성평등 캠페인을 벌일 계획입니다.
하지만 영진 씨 활동이 어디서든 환영 받는 건 아닙니다. 
유난 떤다며 싫어하는 연예계 동료도 적지 않습니다.
웃기려면 어쩔 수 없다며 불쾌해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묵묵히 응원하는 동료들과 태어난 지 2개월 된 딸의 미래를 위해 그는 성평등 보이스 활동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아직 우리 사회엔 젠더 감수성이
너무 부족해요. 누군가를 불쾌하게 한다면 그건 진정한 웃음이 아니거든요. 여자뿐 아니라 저 같은 남자도 함께 노력한다면 평등한 세상이 좀 더 빨리 오지 않을까요?”
- 황영진
15년 차 예능인 황영진 씨는 성희롱예방교육 전문강사입니다. 신인 시절 직접 겪은 성희롱이 그가 이 길로 접어든 계기라고 합니다. 남자이고, 유명인임에도 "대한민국에서 성희롱을 뿌리뽑겠다!"고 외치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기획 하대석, 이아리따 / 그래픽 김태화 / 스브스뉴스 X 여성가족부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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