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부산] 조망권은 '나 몰라라'…통영시, 학교 앞 고층 아파트 허가

<앵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학교, 말만 들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실제 통영에는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70년 된 학교가 있는데요, 갑자기 그 앞으로 고층 아파트 허가가 나면서 논란입니다. 아이들의 꿈을 키울 수 있는 바다 조망권을 빼앗은 시공사나 이를 허가해준 통영시 모두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길재섭 기자입니다.

<기자>

경남 통영의 동원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교실에서 통영의 바다와 내만이 내려다보입니다. 국내 최고의 조망권입니다.

[김주현/동원중 3학년 : 바로 밖을 보면 바다가 보이고 산이 보이고 좋은 경치가 보입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공부를 하기 더 좋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학생들이 사랑하는 바다 풍경은 곧 눈앞에서 사라질 전망입니다. 바로 앞에 최고 25층 높이의 아파트 12동이 들어서기 때문입니다. 당초 15층이나 16층의 건물로 알았던 중고등학교 측은 황당해합니다.

[배문숙/동원중 교장 : 층수가 변경되었을 때에는 교육환경보호법에 의거해서 학교 측과 충분히 협의가 이루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학교 측과 협의가 되지 않았으며…]

예정대로 아파트 건물들이 병풍처럼 학교를 완전히 가리게 되면, 아이들은 하늘 외에는 제대로 볼 수 없습니다.

학부모들 역시 설계변경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수진/동원중 학부모 : 이렇게 통영시민 한 사람 한 사람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해당 업체 쪽에 이런 식으로 손을 들어주고 계신다면 저희조차도 업체를 상대로라든지 시청을 상대로 학부모들이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 같거든요.]

이에 대해 시공사는 법적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해당 부지는 조선 시대 원문성 성곽이 위치해 아파트를 지어서는 안 된다는 지역의 목소리가 높았던 곳입니다.

통영시는 아파트 건설 승인과 설계변경까지 그야말로 조용히 처리하고 있습니다.

아파트 시공사 측은 결국 학생들로부터 빼앗은 조망권을 이용해 아파트 장사에 나서는 셈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승인해주고 있는 통영시 역시 학생들의 조망권과 교육환경은 안중에도 없는 모습입니다.

동원 중·고등학교 측은 통영시에 탄원서를 제출한 데 이어 감사원 감사를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돈벌이에 급급한 건설사와 학생들의 바람을 외면하는 통영시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듯합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