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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까지 바꿨던 ‘블랙리스트’ 김규리의 잃어버린 10년

SBS뉴스

작성 2017.09.18 13:27 수정 2017.09.18 20:07 조회 재생수93,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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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MB국정원 블랙리스트’ 피해자 배우 문성근이 검찰 출두를 하며 김규리를 언급했다. 그는 “김규리야 말로 블랙리스트의 최대 피해자”라고 말했다.

18일 오전 문성근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피해 상황에 관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했다. 그는 이날 취재진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블랙리스트가 발표된 다음에 명단을 들여다봤다. 이 안에 최대 피해자는 김민선(김규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피해 사례에 대해서 “영화 감독은 상업 영화가 막히면 저예산 독립 영화를 만들면 된다. 가수와 개그맨은 방송 출연이 막히면 콘서트를 하면 된다. 그런데 배우는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이어 “김민선 배우는 한창 자신을 키워갈 30대 초반에 불이익을 받았기 때문에 회복할 수 없는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다. 따뜻한 관심과 격려해달라. 악성 댓글은 폭력”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2일 김규리는 SNS에서 그간의 고통을 토로했다. 촛불집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사회적 이슈에 소신 발언을 했던 배우 김규리가 이른바 ‘MB 블랙리스트’에 포함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자신의 SNS에서 “이 몇 자에.. 나의 꽃다운 30대가 훌쩍 가버렸네. 10년이란 소중한 시간이”라면서 “내가 그동안 낸 소중한 세금들이 나를 죽이는데 사용되었다니”라고 밝혔다.
이미지김규리는 2008년 5월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시위가 한창일 때 자신의 미니홈피에 “광우병에 감염된 소고기를 먹느니 차라리 청산가리를 먹는 게 낫겠다.”는 글을 올렸고 큰 화제가 됐다. 당시 수십만명이 광장으로 나와서 촛불집회를 했던 시기였음으로 그의 발언에 대한 파장은 컸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업자들은 김규리에게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걸었다 2010년 2월 1심 판결에서 김규리가 승소했고, 이후 2심 진행 중 원고가 소송을 취하했다. 김규리는 일명 ‘청산가리 발언’ 때문에 소송을 해야 했고, 심지어 수년동안 배우로 자신을 알리게 한 이름까지 바꾸게 했다.

2009년 말 김규리로 이름을 바꾼 그는 “어머니가 불러오던 이름이기 때문에 개명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당시 청산가리 발언에 대한 부담을 이기기 위해서 영화배우로서 제2의 이름을 가졌다는 얘기들이 더욱 공감을 얻었다. 하지만 그는 개명 이후에도 굵직한 상업영화 대신 독립영화 등에만 출연했다.

현재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국정원의 수사의뢰에 따라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이다. 문성근은 블랙리스트에 오른 피해 연예인으로서 이날 조사를 통해 당시 문화·연예계에서 받은 불이익 등에 대해 진술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정원은 원세훈 전 원장 재임 초기인 2009년 '좌파 연예인 대응 TF'를 구성해 정부 비판 성향의 연예인이 특정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도록 압박했다.

사진=김현철 기자 

(SBS funE 강경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