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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협상 벌이던 중 사지 마비…"업무상 재해 인정"

손형안 기자 sha@sbs.co.kr

작성 2017.09.17 21:05 수정 2017.09.17 22:02 조회 재생수10,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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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회사와 임금 협상을 벌이다 지병이 악화된 노조 위원장에게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법원이 판단했습니다. 협상 과정의 극심한 스트레스가 건강에 영향을 미쳤다는 겁니다.

손형안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한 대기업 직원 56살 김 모 씨는 지난 2013년 6월 노동조합 위원장으로 임명됐습니다.

임기 2년 차에 접어든 2015년, 김 씨는 격무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노조 내부에서 그해 쟁점인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넣는 문제 등을 두고 의견이 갈렸기 때문입니다.

회사가 제시한 단체협상 시한은 3월 말까지였는데 통일된 노조 안이 나오지 못했고 김 씨는 4월 1일 노조 사무실 화장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후 팔다리 마비 등 진단을 받은 김 씨는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지만 공단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노조 전임자는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으며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재판부는 노조 전임자도 근로자고 김 씨가 협상 시한을 앞두고 평소보다 강도 높은 스트레스와 압박을 받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김 씨가 고혈압 등 질병이 있었지만 증상이 심하거나 악화하지 않아 스트레스가 혈관 질환에 악영향을 끼친 걸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정세형/변호사 : 노조위원장이 담당하는 노조 업무도 회사의 업무로 볼 수 있고, 따라서 임금 협상 과정에서 받은 스트레스 때문에 질병 발생했다면 이것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판결입니다.]

재판부는 근로복지공단이 김 씨에게 요양급여를 주지 않기로 한 결정을 취소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영상취재 : 홍종수, 영상편집 : 김종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