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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만 주면 누구든 공격"…인도네시아 당국, 가짜뉴스 공장 적발

윤영현 기자 yoon@sbs.co.kr

작성 2017.09.17 15:45 수정 2017.09.17 15:50 조회 재생수3,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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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선 출마가 유력한 인도네시아 유명 정치인의 지지자들이 이른바 '가짜뉴스 공장'을 차려 반대 인사를 공격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17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경찰은 인터넷을 통해 가짜뉴스를 퍼뜨린 혐의로 최근 현지인 5명을 체포했습니다.

이들은 '사라센'(Saracen)이란 이름으로 활동하면서 2015년부터 자체 뉴스포털과 페이스북 그룹 기능 등을 이용해 특정인과 단체, 경찰 등 공공기관을 겨냥한 가짜뉴스와 증오 발언을 확산시킨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피해자로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현 대통령과 그의 정치적 동반자였던 바수키 차하야 푸르나마(일명 아혹) 전 자카르타 주지사가 꼽힙니다.

특히 아혹 전 주지사는 이슬람 경전 코란을 부정해 신성모독죄를 저질렀다는 논란이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바람에 작년 초 60%에 육박했던 지지율이 20%까지 급락하는 피해를 봤습니다.

그는 결국 올해 4월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실패했으며, 직후 징역 2년의 실형이 선고돼 법정구속됐습니다.

신성모독 혐의 자체가 누명에 가깝다는 지적에도 재판부가 실형을 선고한 배경에는 중형을 요구하는 인터넷 상의 여론이 상당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 과정에서 사라센은 무려 80만 개에 달하는 페이스북 계정을 이용해 아혹 전 주지사와 관련한 가짜뉴스를 대대적으로 퍼뜨리는 역할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조코위 대통령이 공산주의자라거나 중국계 혈통이 섞였기에 순수한 말레이계 무슬림이 아니라는 등 내용이 담긴 게시물도 끊임없이 퍼뜨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도네시아 경찰청 관계자는 "사라센은 '고객'의 주문이 들어오면 이에 맞는 필자를 고용해 가짜뉴스를 제작, 배포하고 한 차례 7천500만 루피아(약 642만원)씩을 받아 챙겼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란 이유로 사라센의 '고객'이 구체적으로 누구였는지와 사라센이 올린 수익의 전체적인 규모 등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습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현지에선 유력 대권주자인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인도네시아운동당 총재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사라센의 주운영자인 리아우주 페칸바루 출신 32세 남성 자스리아디는 최근 현지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프라보워 총재의 지지자로 이슬람교와 프라보워 총재를 공격해 선을 넘은 이들의 계좌를 해킹해 왔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사위이자 군장성 출신인 프라보워 총재는 2014년 대선에서 조코위 대통령에게 석패한 뒤 대선 불복을 선언하고 헌법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한 전력이 있습니다.

신성모독 논란에 힘입어 올해 지방선거에서 아혹 전 주지사를 누르고 대권 도전의 디딤돌인 자카르타 주지사직을 확보한 아니스 바스웨단 전 교육문화부 장관도 프라보워 총재의 후원을 받는 인물입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기성 언론에 대한 불신 때문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여론 형성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페이스북은 인도네시아 전체 인구(2억6천만명)의 44.2%에 달하는 1억1천500만명이 페이스북을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