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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픽처] 리암 니슨vs키아누 리브스, 아저씨 액션 스타의 매력

[빅픽처] 리암 니슨vs키아누 리브스, 아저씨 액션 스타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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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찾아내서 죽일 거다"(I'll find you and I'll kill you)

단 한마디의 대사만 듣고 영화 제목을 맞추는 퀴즈가 있다면, 이 문제는 너무 싱겁다. 관객들의 뇌리에 너무 강렬하게 자리매김한 대사기 때문이다.

2008년 개봉한 액션 영화 '테이큰'은 전 세계적으로 큰 히트를 기록했다. 칸국제영화제 필름마켓에 나온 '테이큰'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할리우드도 아닌 프랑스 액션 영화인 데다가 연기파 배우 리암 니슨의 액션 역시 기대보다 우려가 컸다.

이 영화를 50만 달러에 사들인 국내 수입사는 대박을 쳤다. 이듬해 4월 개봉해 전국 238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수입가 10배에 가까운 수익을 올렸다. '테이큰'의 성공으로 쉰다섯 살의 리암 니슨은 액션 스타로 거듭났다.

아저씨 액션 스타는 리암 니슨 뿐만이 아니다. 영화 '존 윅'을 통해 키아누 리브스도 40대 중반의 나이에 액션 스타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20~30배 배우보다 멋지지도, 민첩하지도 않은 아저씨 액션 스타는 어떻게 관객을 사로잡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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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기파vs멜로장인=액션 배우로 재탄생

'테이큰'과 '존윅'의 성공은 허를 찌르는 캐스팅이 빛을 발한 사례다. '테이큰'은 납치당한 딸을 구하기 위한 아버지의 고군분투를 그린 영화. 은퇴한 전직 특수요원 캐릭터는 아놀드 슈왈제네거, 실베스타 스탤론 같은 왕년의 액션 스타들을 고려했을 법하다. 그러나 감독은 리암 니슨이라는 뜻밖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리암 니슨은 액션 영화를 상상할 수 조차 없는 중년의 연기파 배우였다. '쉰들러 리스트', '마이클 콜린스', '갱스 오브 뉴욕' 등의 영화에 출연하며 아카데미 시상식에 여러 차례 노미네이트 됐다. 폭넓은 연기력으로 드라마, 스릴러, 전쟁, 어드벤처 등 장르 영화 뿐만 아니라 '스타워즈' 시리즈, '배트맨 비긴즈' 같은 블록버스터 영화에도 출연해왔다. 하지만 본격적인 액션 영화는 '테이큰'이 처음이었다. 당시 그의 나이 56세였다.

한국 영화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 2010년 개봉한 영화 '아저씨'는 개봉 직후 '테이큰'과 유사하다는 평가를 얻으며 '한국판 테이큰'으로 불리기도 했다.

키아누 리브스 역시 뜻밖의 캐스팅이었다. '스피드'를 통해 90년대 초반 액션 스타로 주목받았지만, 고정된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액션물 출연을 자제해왔다. 멜로, 스릴러, SF 등의 영화에 출연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지만 '매트릭스' 시리즈를 제외하고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존 윅'은 전설의 킬러가 죽은 아내와의 특별한 추억이 있는 강아지까지 잃은 후 복수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스턴트맨 출신의 데이빗 레이치 감독이 동, 서양의 무술을 결합해 아날로그 액션의 진수를 보여줬다. 2,000만 달러의 저예산으로 만든 이 영화는 전 세계 8,800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거두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더블어 50세의 중년 배우 키아누 리브스는 전성기를 능가하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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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계적 액션은 NO…캐릭터가 보이는 액션

중년의 두 배우가 액션 영화 팬들을 사로잡은 것은 젊은 배우와는 다른 매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20~30대 배우들이 근육질의 몸과 강철같은 체력을 앞세워 신출귀몰한 액션 연기를 소화하는 것에 비하면 리암 니슨과 키아누 리브스의 액션은 화려함과는 거리가 있다. 

'존 윅-리로드' 개봉을 앞두고 내한한 키아누 리브스는 "유도, 주짓수, 쿵푸 등의 다양한 무술과 카체이싱 연습을 3개월 간 했다"면서 "나이가 들어서 젊을 때처럼 더 높이, 더 빨리 뛰는 건 어렵다. 하지만 경험을 통해 효율적으로 액션 연기를 소화했다"고 액션 연기의 어려움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들의 액션 연기에서는 캐릭터의 성격과 인물이 처한 상황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B급 액션 영화를 표방하는 영화에서는 배우들이 기계적 액션과 성의 없는 감정 연기를 펼지는 경향이 있지만, 두 배우는 탄탄한 기본기와 빼어난 연기 테크닉을 과시하며 관객이 인물의 상황과 감정에 집중하도록 돕는다.

더불어 '테이큰' 시리즈와 '존 윅' 시리즈 모두 두 사람의 관록과 연륜을 스토리와 액션에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은퇴한 전직 특수요원과 전설의 킬러라는 설정은 화려한 액션을 보여주지 않아도 충분했다.

두 사람의 액션은 느리지만 묵직하고, 둔탁 한것처럼 보이지만 정확하다. 고난도의 액션 연기를 소화하기 위해 이들은 촬영 전 수개월씩 액션 트레이닝을 받으며 실전 액션에 대비했다. 나머지 기량의 빈틈은 팀 단위로 움직이는 스턴트맨들이 보강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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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린 늙었어, 액션은 그만"…연기 인생 3막은? 

리암 니슨은 '테이큰' 시리즈의 성공으로 액션 영화의 끊임없는 러브콜을 받았다. '언노운', '논스톱' 등 '테이큰'의 성공에 기댄 아류작에 연이어 출연했다.

그는 최근 액션 영화 은퇴를 선언했다. 지난 7일 개막한 토론토국제영화제에 참석해 "더 이상 액션 영화를 찍지 않겠다. 난 이제 65세다. 액션 히어로를 하기에는 너무 늙었다"고 말했다.

최근 행보를 보면 연기 인생 3막을 기대하게 한다. 거장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침묵'에서 배교한 신부 페레이라로 분해 짧지만 눈부신 열연을 펼쳤다. 현재 상영중인 영화 '몬스터콜'에서는 모션 캡쳐 연기에 첫 도전했다. 액션 스타로서의 화려한 영광을 뒤로한 채 연기의 혼을 불태우기 시작했다.
  
키아누 리브스는 최근 2019년 개봉할 '존 윅3'의 출연을 확정했다. 시리즈의 완결편이다. 그 역시 이 작품을 기점으로 액션 영화와는 거리를 둘 것으로 보인다. 체력적 한계로 인해 액션 영화 출연을 이어가기가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리암 니슨과 마찬가지로 액션 영화 은퇴가 머지않은 키아누 리브스는 최근 로맨틱 코미디 영화인 '데스티네이션 웨딩'과 SF 영화 '레플리카' 등을 찍으며 다양한 장르로 연기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지난 5월 칸국제영화제 초청받아 호평받은 '악녀'의 정병길 감독은 할리우드 러브콜 소식을 전하며 "키아누 리브스와 작업해보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키아누 리브스와 정병길 감독의 만남을 기다리는건 꿈같은 일일까. 한국 감독이 만든 액션 영화에서 촬약할 키아누 리브스가 보고 싶다.   

(SBS funE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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