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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北, 화성-12형 전력화 선언…5개월간 11회 중 6회 올인

김태훈 기자 oneway@sbs.co.kr

작성 2017.09.17 09:33 수정 2017.09.17 10:24 조회 재생수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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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北, 화성-12형 전력화 선언…5개월간 11회 중 6회 올인
북한이 어제(16일) 중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형의 전력화를 선언했습니다. 지금까지는 테스트 단계였고 이제는 부대에 배치해 작전 투입한다는 의미입니다. “화성-12형을 몇 번 쏴보지도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전력화라니”라며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북한은 괄목할 만한 속도로 화성-12형의 전력화를 달성했습니다. 북한이 화성-12형이라고 명명하며 문제의 중거리 미사일을 공개한 것이 지난 5월 14일 시험발사입니다. 그래서 화성-12형의 첫 등장이 5월 14일이고 이후 2차례 더 시험발사한 뒤 전력화한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대부분 언론들도 그렇게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화성-12형을 지난 4월에만 3차례 발사했습니다. 멀리 못 날았고 북한이 발사 장면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공개적으로는 불상의 탄도미사일로 집계가 됐습니다. 불상의 탄도미사일 3발 모두 화성-12형이었습니다. 4월 발사 현장을 촬영한 사진들이 대륙간탄도미사일급인 화성-14형 발사 성공 경축 연회의 대형 모니터에 걸리면서 분명히 확인됐습니다.

즉 북한은 화성-12형을 5개월 동안 6차례 시험발사한 뒤 전력화를 선언한 것입니다. 같은 기간 북한은 탄도미사일을 11차례 발사했는데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6번이 화성-12형이었습니다. 지난 5개월 동안 북한의 미사일 개발 초점은 화성-12형 전력화에 맞춰져 있었습니다.

● 숨겨진 4월의 화성-12형 시험발사

군 내부 자료에도 화성-12형은 4월 5일, 16일, 29일 발사된 것으로 나옵니다. 4월 5일이 화성-12형의 데뷔, 즉 첫 시험발사일입니다. 다만 화성-12형은 4월 3차례 시험발사에서 멀리 날지 못했습니다. 4월 5일에는 60km 비행했고, 4월 16일에는 발사 직후 폭발, 4월 29일에는 50km 정도 날았습니다.

한미 양국 군은 4월 3차례 미사일 시험발사를 실패로 규정했고 어떤 미사일인지 시원하게 밝히지 않았습니다. 감시정찰자산으로 시험발사 현장을 살펴봤겠지만 미사일 기종을 정확히 특정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공개적으로는 북한의 4월 3차례 시험발사한 발사체는 불상의 미사일로 명명됐습니다.4월 화성-12형 발사 장면4월 화성-12형 발사 장면4월 화성-12형 발사 장면
▲ 4월 화성-12형 발사 장면

그런데 북한이 7월 30일 대륙간탄도미사일급 화성-14형 2차 발사 성공 경축 연회를 할 때 낯선 사진 몇 장을 공개했습니다. 4월 실시된 화성-12형 시험발사 사진들이었습니다. 김정은이 참관했고 사진 속 표정으로 봐서는 당시 발사를 실패로 규정하기도 어렵습니다. 순차적으로 화성-12형의 성능을 높이면서 시험발사를 해온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5월 14일에도 화성-12형 시험발사를 했고 마침내 이튿날 대대적으로 화성-12형을 선전했습니다. 화성-12형이 처음으로 공개된 시험발사입니다. 엄밀하게는 4번째 시험발사입니다. 북한은 이어 8월 29일과 그제(9월 15일) 시험발사를 한 뒤 전력화를 선언했습니다. 5개월 동안 6차례 시험발사했고 5월에는 고각 발사에, 8월 29일과 그제는 정상각 발사에 각각 성공했습니다. 좀 이르지만 여러 가지 기준이 다른 북한에서는 화성-12형의 전력화를 선언한 것이 그다지 이상하지 않습니다.

북한은 화성-12형을 처음 시험발사한 4월 5일부터 그제까지 11차례 탄도미사일을 쐈습니다. 중간에 5월 21일 북극성-2형, 5월 29일 스커드 개량형, 7월 4일 화성-14형, 7월 28일 화성-14형, 8월 26일 불상의 단거리 탄도미사일(3발)을 빼고 6차례가 화성-12형입니다. 화성-12형에 주력한 기간이었고 결과적으로 전력화했습니다. 다음 차례는 대륙간탄도미사일급 화성-14형 같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전력이 단거리, 중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 그리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로 완벽한 구색을 갖추고 있습니다.

● 거치대 발사에서 TEL 발사로

화성-12형은 5월과 8월에는 별도 거치대에서 발사됐습니다. 발사 차량인 TEL이 미사일을 싣고 와서 거치대에 미사일을 올려놓고는 뒤로 빠져서 미사일을 쐈습니다. 북한이 처음으로 꺼낸 80tf의 '괴물 엔진'이 내뿜는 화염을 TEL이 견딜지도 의문이고 버틴다고 해도 TEL이 많이 상할 것을 두려워해 별도의 거치대에서 미사일을 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그런데 그제는 보란듯이 TEL에서 화성-12형을 쐈습니다. 차량의 바퀴 부분을 화염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장갑을 덮은 TEL이었습니다. 발사 뒤 TEL의 상태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80tf 엔진의 초기 화염을 맞았으니 성했을 리 없습니다. 북한은 TEL을 200여대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6축 12륜의 화성-12형용 TEL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입니다. TEL에서 직접 쏠 수도 있지만 북한은 별도의 지상 거치 발사 방식도 종종 사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TEL이 많지 않다는 한계를 북한 나름대로 극복하는 방식입니다.

북한은 화성-12형으로 또 다른 큰 한계를 극복했습니다. 어지간하면 감행 못할 것으로 여겨졌던, 일본을 넘기는 정상각 발사입니다. 8월과 그제 시험발사는 2번 연속 일본 머리 위로 미사일을 날리는 정상각 발사를 했습니다. 일본 열도에 안떨어뜨릴테니 걱정말라는 자신감의 표출입니다.

또 최근 2번 발사를 모두 평양 순안 비행장에서 실시한 것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평양 주민들도 화성-12형의 비행운을 뻔히 볼 수 있는데도 보란듯이 순안 비행장에서 시험발사를 한 것 역시 자신감의 표출입니다. 이 정도로 화성-12형에 신뢰도가 있으니 북한은 어제 화성-12형의 전력화를 선언한 것입니다.

북한은 탄도미사일을 별도 거치대와 TEL에서 쏠 수 있습니다. 거치대로 쏠 때도 TEL로 미사일을 운반하기 때문에 정찰감시자산의 타깃은 TEL입니다. 달라진 건 없습니다. 북한의 이동식 발사대 TEL을 공격하기 위한 작전이 킬 체인이고, 요격 체계가 KAMD입니다. 킬 체인과 KAMD가 제대로 구축되고 있는지 늘 꼼꼼히 지켜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