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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태풍 '탈림' 밀어내는 전형적인 초가을 날씨…제주도·남해상 영향권

[취재파일] 태풍 '탈림' 밀어내는 전형적인 초가을 날씨…제주도·남해상 영향권
아침저녁으로 이제 제법 쌀쌀한 기운이 감돈다. 그동안 차버리고 자던 이불도 끌어당겨 덮어야 하는 때가 됐다. 오늘 아침 산간지방의 기온은 5도 근처까지 뚝 떨어졌다. 강원도 양구는 6도, 대관령은 6.5도, 무주 덕유산도 7.5도까지 내려갔다. 서울의 경우도 노원구는 11.2도, 은평구도 11.8도까지 떨어졌다. 쌀쌀하다 못해 ‘춥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하지만 낮 기온은 크게 올라간다. 전국 대부분 지방이 25도에서 30도 가까이 올라간다. 해가 쨍쨍 내리쬐는 가운데 기온이 크게 올라가면서 한낮에는 좀 덥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해가 쨍쨍 내리쬐고 일교차가 10도 이상 크게 벌어지는 전형적인 초가을 날씨다.

전형적인 초가을 날씨는 한반도에 고기압이 머무는 동안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올 때 나타난다. 현재 한반도 주변 상황을 보면 상공의 강한 바람인 제트기류가 한반도 남쪽 상공까지 쭉 내려와 있고 한반도 약 5km 상공에는 영하 10도~영하 15도의 찬 공기가 내려와 한반도를 덮고 있다. 북쪽에서 내려온 이 찬 공기가 전형적인 초가을 날씨를 만들어 내고 있다.

특히 찬 공기가 만들어낸 전형적인 초가을 날씨가 북상하는 18호 태풍 ‘탈림’을 일본 쪽으로 밀어내고 있다. 탈림(TALIM)은 필리핀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가장자리를 뜻한다. 지난 9일 괌 부근에서 발생한 태풍 탈림은 오늘 새벽 3시 현재 타이완 동남쪽 약 540km 해상에서 북상하고 있다. 현재 중심기압은 965헥토파스칼, 중심에서는 시속 133km(초속 37m)의 강풍이 불고 있고 영향 반경이 320km인 강한 중형 태풍이다.

현재 예상대로라면 태풍 탈림은 금요일인 15일 새벽 중국 상하이 남쪽, 서귀포 남서쪽 약 670km 부근 해상까지 북상할 것으로  보인다. 북상하면서 세력도 강해져 목요일과 금요일에는 매우 강한 태풍으로 발달할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 있다.

문제는 15일 이후 태풍이 어디로 향할 것이냐 하는 것이다. 계속해서 북상할 경우 한반도가 태풍 탈림의 직접 또는 간접적인 영향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 , 미국 모두 현재로서는 태풍 탈림이 계속해서 한반도로 북상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예상 진로를 보면 한국 기상청의 경우 태풍 탈림은 15일 새벽부터는 진행 방향을 동쪽인 일본 쪽으로 급격하게 틀어서 일본 규슈 남부로 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그림 참조). 일본의 예상 진로도 우리나라 기상청과 비슷하다. 다만 일본의 경우는 한국 기상청보다 태풍이 조금 더 남쪽으로 치우쳐 규슈 남단과 일본 열도 남쪽을 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의 예상도 우리나라나 일본의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일본 열도를 따라 이동할 것으로 보는 것은 일본 예상보다는 우리나라 예상에 가깝다(그림 참조).
태풍 탈림 예상 진로 : 한국 기상청
태풍 탈림 예상 진로 : 일본 기상청
태풍 탈림 예상 진로 :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
각국의 예상처럼 태풍이 중국 상하이 부근을 지나면서 진행 방향을 급격하게 동쪽인 일본 쪽으로 트는 것은 현재 한반도 상공에 찬 공기가 내려와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 상공에 버티고 있는 차고 건조한 고기압이 태풍이 한반도로 북상하는 것을 막고 있다.

특히 한반도 남쪽 상공까지 쭉 내려와 있는 제트기류는 상하이 부근까지 북상한 태풍을 일본 쪽으로 쓸어내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태풍이 한반도 상공의 찬 공기, 그리고 제트기류와의 기 싸움에서 밀리는 형국이다. 

태풍이 일본으로 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걱정을 모두 놓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태풍의 진로에 가까운 제주도와 남해상은 태풍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오늘부터 제주도 남쪽 먼바다는 물결이 높아질 전망이다. 내일 낮부터는 제주도 앞바다의 물결도 높아질 전망이다.

내일 오후부터는 제주도에 빗방울이 떨어지겠고 금요일과 토요일, 일요일까지는 태풍의 간접영향으로 비바람이 거셀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 있다. 토요일쯤에는 남해동부해상의 물결도 높아지겠고 일요일에는 영동과 영남지방에도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

태풍 탈림이 일본으로 향한다고 해서 올가을 태풍이 끝난 것으로 보기는 아직 이르다. 가을철(9~11월)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은 평균적으로 0.8개다. 평균적으로 약 1개 정도의 가을 태풍이 한반도에 찾아오고 있다. 대부분 9월에 북상하고 있지만 10월에도 10년 1개꼴로 태풍이 한반도까지 북상하고 있다.

가장 늦게까지 영향을 미친 태풍은 1906년 8호 태풍으로 10월 23일에 한반도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최근 들어서는 지난해(2016년) 10월 5일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18호 태풍 차바가 경남 거제시 부근에 상륙해 큰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앞으로 점점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10월까지는 태풍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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