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넌 "트럼프의 코미 해임은 현대 정치사의 최대 실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지휘하던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임한 것은 미 현대 정치사에서 가장 큰 실수라고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비판했다.

대북 전략을 노출했다가 백악관에서 최근 쫓겨난 배넌은 10일(현지시간) 밤 방송된 CBS방송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코미 국장 해임 당시의 진솔한 느낌을 말해 달라고 하자, "내가 강력히 반대했다고 언론에 보도됐다"며 자신이 반대했음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그러나 그는 "워싱턴은 개인이 아니라 제도의 도시"라며 "FBI의 제도적 논리, 특히 수사와 관련된 것은 수장 교체로서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소신을 밝혔다.

이어 진행자가 "당신이 코미 국장 해임에 대해 정치사의 최대 실수라고 말했다고 들었다"고 하자, "나로서도 너무 과장된 표현일 수 있는데, 아마 현대 정치사(에서 그렇다)"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제프 세션스 법무부 장관과 로드 로즌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의 건의를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코미 국장을 전격 해임했다.

백악관이 내놓은 공식 해임 사유는 지난해 '이메일 스캔들' 수사 과정에서 실책을 범했다는 것이었지만, 지난해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과 트럼프 선거캠프-러시아 내통 수사를 이끈 '눈엣가시'인 코미 국장을 경질해 수사를 방해하려는 것이라고 여당과 미 언론은 비판했다.

배넌은 만약 코미 국장이 해임되지 않았더라면 러시아 스캔들 수사가 특별검사의 손에 넘어가진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일각의 예상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로버트 뮬러 특검을 해임하지 않으리라고 전망하고, 자신은 백악관 재임 기간 특검 해임에 관해 얘기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특검 수사에서 러시아 스캔들이 유죄라고 입증할 만한 증거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배넌은 "러시아 수사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건 시간 낭비이다. 러시아 내통설은 완전히 소극"이라고 말했다.

배넌은 대선 승리 일등공신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렸으나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강경노선과는 완전히 배치되는 발언을 쏟아낸 뒤 눈 밖에 나 7개월 만에 경질됐다.

그러나 미 진보매체 '아메리칸 프로스펙트' 인터뷰에서 "미국에 군사적 해법은 없다", "중국이 북핵을 동결시키는 대가로 주한미군을 철수하는 외교적 딜을 고려해야 한다" 등 발언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