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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바닐라 맛 아이스크림이 위기라고요?

곽상은 기자 2bwithu@sbs.co.kr

작성 2017.09.10 11:58 수정 2017.09.10 12:10 조회 재생수7,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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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바닐라 맛 아이스크림이 위기라고요?
국제 바닐라 빈 가격이 크게 올랐다는 소식이 외신을 통해 전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5월에는 kg당 600달러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가격을 경신하기도 했죠. 이런 바닐라 빈 가격의 고공행진은 전세계 바닐라 빈의 절반 이상을 생산하는 아프리카 남동부의 섬나라 마다가스카르가 올 초 사이클론의 공격을 받은 게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됩니다.
 
하지만 바닐라 빈의 가격은 사실 2014년경부터 계속 상승세를 그리고 있었습니다. 세계 디저트 시장의 성장세 속에 양질의 바닐라 빈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발생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마다가스카르의 사이클론 피해까지 겹치면서 올 들어 가격이 폭등세를 보인 거죠. 최근에는 바닐라 품귀 현상까지 빚으며, 외국에선 일부 아이스크림 업체들이 가격을 올리거나 바닐라 맛 제품의 생산을 일시 중단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바닐라우리나라의 사정은 어떨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당장 가격이 오르거나 바닐라 맛 아이스크림을 먹기 어려워지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천연 바닐라 향을 사용하는 아이스크림 생산업체 여러 곳에 문의를 했지만, 모두 “지금으로선 제품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 없다”는 답을 내놨습니다.
 
가격을 올리는 것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감을 우려한 때문도 있겠지만, 또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천연 바닐라 향은 고급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데 필수적이고도 핵심적인 재료이지만, 우유나 설탕 등 다른 재료들에 비하면 그 상대적 함량은 적은 편입니다. 더군다나 아이스크림에 들어가는 바닐라 향은 바닐라 빈을 알코올 성분에 녹여 사용하기 때문에 그 비중이 더 줄어듭니다. 따라서 바닐라 빈의 가격이 폭등해도 식품업체들로선 제품 가격을 인상하지 않은 채 버틸 수 있는 여력이 여전히 더 있는 겁니다.
 
문제는 장기적인 측면입니다. 전문가들은 폭등한 바닐라 빈의 가격이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사이클론 피해를 입은 바닐라 농장들이 정상화 될 때까지 적어도 2~3년의 시간이 필요할 거란 관측이 많습니다.
 
때문에 국내 식품업체들도 장기적인 관점에선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천연 바닐라 향을 인공 향으로 대체하는 방안도 가능하지만 아이스크림의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현실화하기 어렵다고 보고, 바닐라 빈에서 향을 추출하는 방식을 개선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 등 다양한 대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성공적인 연구가 이뤄진다면 바닐라 맛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