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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박정희 전 대통령이 '4·19 혁명 기념일'을 첫 임시공휴일로 지정한 이유는?

정윤식 기자 jys@sbs.co.kr

작성 2017.09.10 10:07 수정 2017.09.10 10:09 조회 재생수1,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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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리포트+] 박정희 전 대통령이 4·19 혁명 기념일을 첫 임시공휴일로 지정한 이유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오는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다고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께서 모처럼 휴식과 위안의 시간이 되고 내수 진작과 경제 활성화를 촉진하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잘 준비해주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임시공휴일 달력 그래픽추석 연휴 시작 전날인 다음 달 2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이번 달 30일부터 한글날인 10월 9일까지 유례없는 10일간의 황금연휴를 즐길 수 있게 됐습니다. 이번 임시 공휴일은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60번째입니다. 첫 임시공휴일은 1962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지정한 4.19혁명 기념일이었습니다.

그는 왜 4.19를 첫 번째 임시 공휴일로 지정했을까요? 오늘 리포트+에서는 임시공휴일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 봤습니다.

■ 정부가 지정하는 임시공휴일…어떻게 정해질까?

임시공휴일이란 정부가 필요에 따라 임시로 지정하는 공휴일입니다. 3.1절, 제헌절, 광복절 등의 국경일과 명절 연휴, 주말 등 법정 공휴일을 제외한 나머지 공휴일이 임시공휴일입니다. 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다음 달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다고 발표했지만 대통령이 혼자 임시공휴일을 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임시공휴일을 지정하려면 고용노동부·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가 '임시공휴일 지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인사혁신처에 전달해야 합니다. 인사혁신처는 해당 사안을 국무회의 안건으로 상정하는 절차를 밟습니다. 차관회의 등을 거쳐 국무회의에 상정되면 대통령 의결까지 거쳐 임시공휴일로 지정됩니다.
*임시공휴일 지정 절차 그래픽■ 59번의 임시공휴일…언제 이렇게 많이 쉬었지?

60번째 임시공휴일이 다가오면서 언제 이렇게 많이 쉬었나 하는 궁금증도 생기는데요, 사실 정부에서 지정한 임시공휴일은 대부분 선거일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인사혁신처 자료에 따르면 59번의 임시공휴일 중 38번이 대통령, 국회의원, 전국동시 지방 선거일 등 각종 선거가 치러진 날입니다.
선거일이 대부분인 임시공휴일하지만 2009년 6월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이 개정되면서 선거일은 '임시공휴일'이 아닌 일반 '공휴일'로 바뀌게 됩니다. 2006년 5월 31일 지방선거가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마지막 선거였습니다. 다만 공직선거법에 따라 대통령과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등 공직자의 임기 만료에 의해 지정된 선거일만 공휴일이 됩니다.

제19대 대통령 선거일인 지난 5월 9월은 공휴일이 아닌 임시공휴일이었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진 사상 첫 대통령 보궐선거였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임기를 채우지 못해 치러지는 선거는 임시공휴일로 지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 첫 임시공휴일은 박정희 정권에서…'아폴로 달착륙'이 왜?

대한민국 정부가 지정한 첫 임시공휴일은 1962년 4월 19일입니다. 1961년 5·16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전 대통령은 이듬해인 1962년 '4·19 혁명 기념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습니다. 의외의 행보로 보일 수 있는데 박 전 대통령이 집권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4·19 혁명 정신을 강조해온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박 전 대통령은 4월 19일에 이어 같은 해 5월 16일도 '5·16 혁명 기념일'이라는 이름으로 두 번째 임시공휴일로 지정했습니다. 박정희 정권에서 또 눈에 띄는 임시공휴일은 1969년 7월 21일 미국항공우주국(NASA) 우주선인 '아폴로 11호 달착륙 기념일'입니다. 인류사에 기념비적인 사건을 기리기 위해 세계 각국이 이날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자 동참한 것으로 보입니다.
박정희 정부에서 등장한 임시공휴일박 전 대통령과 관련된 임시공휴일은 또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부인 육영수 여사의 국장일인 1974년 8월 19일과 박 전 대통령 본인의 국장일인 1979년 11월 3일도 임시공휴일이었습니다.

■ '스포츠 행사 기념'부터 '경제 살리기'까지…이유도 각양각색

역사적 사건을 기념하는 의미로 임시공휴일이 지정된 사례도 있습니다. 6월 항쟁의 산물인 대통령 직선제 개헌 국민투표가 열렸던 1987년 10월 27일은 임시공휴일이었습니다.

스포츠 행사를 기념하는 임시공휴일도 있었습니다. 서울 올림픽 개막일인 1988년 9월 17일은 임시공휴일이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한·일 월드컵 폐막 다음 날인 2002년 7월 1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한국 대표팀의 월드컵 4강 진출을 축하했습니다.
각종 임시공휴일위축된 경기를 살리기 위해 지정된 임시공휴일도 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내 관광산업을 지원해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함"이라며 2015년 8월 14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습니다. 당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견돼 전국적으로 퍼지면서 경기가 극도로 위축됐던 시기입니다.

가장 최근 시행된 59번째 임시공휴일은 19대 대통령 선거일이었고 58번째 임시공휴일은 박 전 대통령이 지난해 지정했던 5월 6일입니다. 어린이날 다음 날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5월 8일까지 나흘간의 연휴가 이어졌습니다.

(기획·구성: 정윤식, 장아람 / 디자인: 김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