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뉴스pick] "똥학교 놀림 싫어요"…54년 만에 이름 바꾸는 대변초등학교

[뉴스pick] "똥학교 놀림 싫어요"…54년 만에 이름 바꾸는 대변초등학교
부산 기장군 대변리에 위치한 대변초등학교가 개교 54년 만에 이름을 용암초등학교로 바꾸게 됐습니다.

이 학교 학생들이 '예쁜 교명을 갖고 싶다'며 지난 4월부터 졸업생과 지역 주민들을 설득해 4천여 명으로부터 서명을 받은 결과입니다.

부산 기장군 기장읍 대변(大邊)리에 위치한 대변초등학교는 지역명에서 학교 이름을 따왔습니다.

조선 시대 공물창고였던 대동고(大同庫)가 있어 대동고변포(大同庫邊浦)로 부르다가 줄여서 '대변'으로 부르게 됐다고 전해집니다

학생들은 대변초라는 이름이 인분을 연상케 하는 어감 때문에 놀림을 받아왔다고 합니다.

이에 이 학교 5학년 하준석 군은 올해 2월 학생회장 선거를 통해 '교명을 바꾸겠다'는 공약을 내걸었습니다.

이 공약은 학생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고 하 군은 학생부회장에 당선됐습니다.
'이름 좀 바꿔주세요
이후 대변초는 교명 변경을 총동창회 공식 안건으로 상정하고 지난 3월 9일 교명변경추진위원회를 설립했습니다.

하 군 등 대변초 학생들과 추진위는 재학생 및 졸업생을 비롯해 학부모, 일반인 등 약 4,000명의 교명 변경 동의서를 받아냈습니다.
'똥학교 놀림 싫어요
그 결과 지난달 30일 해운대교육지원청에서 열린 대변초등학교교명자문위원회에서 교명변경 안건이 만장일치로 심의·가결되면서 '용암초등학교'로 교명변경이 결정됐습니다.

이로써 대변초는 1963년 기장국민학교 대변분교에서 대변국민학교로 독립한 지 54년 만에 교명을 변경하게 됐습니다.

용암은 1914년 일제강점기 행정구역 개편 직전까지 사용되던 이 지역의 옛 이름입니다.

하 군은 오늘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용암이 마그마라고 놀림 받을까 봐 좀 그랬는데, 옛날의 마을 이름이니까 괜찮다고 생각하고 받아들였다"고 말했습니다.

하 군은 이어 "다른 학교에 갔을 때 똥, 변기 초등학교라고 놀리는 것을 못하게 하는 일이 제일 힘들었다"며 "학교 학생들과 같이 열심히 서명받으러 다녀서 이렇게 이름이 바뀌게 됐다"는 소감을 전했습니다.

예쁜 교명을 갖고 싶다는 아이들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새 이름을 얻은 대변초의 사연에 누리꾼들은 '공약 지킨 모습이 멋있다' '이 이름은 바꿔줄 만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뉴스 픽'입니다.

(사진 출처=연합뉴스/키자이나 부산 제공)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