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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라면 끓이기?…이 '매직 넘버'를 기억하라

4분 30초, 550ml. 황금레시피 누가 만들었을까?
나의 청춘은 늘 라면과 함께했다.

하루에 약 3~4개 라면을 
끓이고 맛봤으니, 
평생 먹은 라면만 무려 4만 개.
13살 때 연탄불에 끓여 먹은
인생 첫 번째 라면 맛을 잊지 못한다.

기름에 튀긴 면발이 안기는
고소함에서 품격마저 느껴졌다.
대학을 졸업하고 드디어,
늘 꿈꾸던 라면 회사에 입사했다.
초보 연구원 시절
당시 국내에는 없었던 우동 같은 면발을 개발하라는 특명이 떨어졌다.

1년 동안 시중의 온갖 밀가루를 찾아 
수백 번 배합을 바꿨다.  
그때 사용한 밀가루만 250톤.
동료들과 팀을 나눠
‘가장 한국적인 짜장면’ 맛을 찾아
전국을 유랑한 적도 있다.

그때 먹어본 ‘갓 주문한 간짜장’의 맛을 라면에 적용 시키기 위해 
잘 비벼지는 짜장 스프를 개발해냈다.
전국의 고추 품종을
모두 구해 먹어본 적도 있었다.

눈물 고인 채 먹고 또 먹으며 
최상의 매운맛을 발견했던 날.

그날의 전율을 난 아직 잊지 못한다.
그런데 요즘 후배들,
나보다 더한 놈들이 많다.

전국에 있는 라면 덕후들이 
모두 집합한 것 같다.

면발, 스프, 그리고 후레이크 덕후까지.
질 좋은 양파, 상황버섯, 사골, 시래기…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식재료를 찾아
전 세계 구석구석을 누빈다.
전문적으로 미각 트레이닝도 받는다.

물과 스프의 양이 조금만 달라져도
금세 그 차이를 알아차린다.
심지어 회식 자리에서는
라면 맞히기 게임도 한다.

내가 질 때도 있다 ㅠㅠ
이런 ‘절대 미각’으로 
맛있는 라면을 더 맛있고 간편하게 
끓이는 법도 연구한다.

최적의 물의 양과 
조리 시간을 찾아내는 것이다.
4분 30초. 550㎖.

라면 연구원들이 
수없이 먹어본 끝에 발견해 낸
‘매직 넘버’다.
한국 최초 우주인이 먹는 라면도
스위스 융프라우 전망대의 
관광객이 먹는 라면도
남극으로 가는 길목에서 파는 라면도

사실 이곳 라면 연구소의 
작은 냄비에서 시작됐다.
라면 덕후로 산 지 50년.
오늘도 나는 라면을 끓인다.

매일 먹어도 라면이 좋은 건
맛있으니까, 즐거우니까.

그리고 우리 가족이 먹을 라면이니까.
라면 봉지 뒷면에 쓰여있는 기본 조리법, `4분 30초. 550㎖`. 이 황금레시피를 만들기 위해 매일 수 없이 라면을 먹고 전 세계 구석구석을 누비는 라면 연구원들이 있습니다. 맛있는 라면을 더 맛있게 만들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스브스뉴스가 소개합니다. 

(기획 하대석 김유진 / 일러스트 김태화 / 제작지원 농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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