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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체크카드 200만 장 발급…카카오뱅크, 흥행 성공 비결은?

<앵커>

친절한 경제, 매주 화요일 SBS 경제부 손승욱 기자와 함께 경제 현안 알아보는 시간입니다. 손 기자,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세요.) 인터넷 은행 카카오뱅크가 문을 연 지 한 달 정도 됐습니다. 점검을 해본 시가가 된 것 같은데, 소비자는 어떻게 평가를 하세요?

<기자>

일단 첫 단추는 잘 끼었다고 봐야 되겠죠. 카카오톡 캐릭터가 그려져 있는 체크카드 요즘 인기입니다.

이 체크카드가 200만 장 넘게 발급됐습니다. 물론 계좌 수나 맡기거나 빌린 돈의 액수도 이미 예상을 뛰어넘었죠.

무엇보다도 시중은행들을 깜짝 놀라게 해서 서비스가 좋아지고 있다는 게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하고 흐뭇한 효과입니다.

계좌수는 닷새 만에 100만 개를 넘어 한 달 만에 300만 개를 돌파했습니다. 예금, 적금 등 이런 수신금액이 1조 9천억 원, 2조 원에 가깝죠. 대출은 1조 4천억 원입니다.

이런 상승세를 몰고 가려면 자본금이 더 필요하죠. 그래서 내년 초였던 유상증자도 다음 달로 앞당겼습니다.

<앵커>

이렇게 잘 되고 있는 이유, 뭐라고 짚어봐야 될까요?

<기자>

일단 카카오톡의 친근감도 컸고, 무엇보다 금리 조건도 좋았다고 봐야겠죠. 그리고 기존 시중은행에서 볼 수 없었던 소비자를 배려하는 자세도 한몫했다는 게 시장의 평가입니다.

전문가들은 그런 소비자에 대한 배려를 모바일 앱 첫 페이지에서 볼 수 있었다고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시중은행들의 모바일 앱 첫 화면 보시면 대출 상품, 예금, 적금 상품 광고로 가득하죠. 소비자 뜻과는 관계없이 "이거 보셔야겠습니다." 이러면서 은행이 보여주고 싶은 걸 보라고 강요합니다.

그런데 카뱅은 광고 없이 그냥 자신의 계좌를 보여줍니다. 카뱅이라고 광고하고 싶지 않았겠습니까, 그렇지만 첫 화면부터 은행이 보여주고 싶은 게 아니라, 소비자가 보고 싶어 하는 것부터 보여주겠다는 발상의 전환이 깔려있는 겁니다.

이런 자세에 카카오톡 이미지 더하고, 거기에 상대적으로 좋은 금리 내걸어서 성공했다는게 시장의 평가인 겁니다.

<앵커>

이게 대단한 아이디아는 아닌데 말이죠. 그래서 시중은행들도 저런 영향을 받아서 꽤 바뀌고 있죠?

<기자>

가장 많이 바뀐게 수수료는 낮추고, 대출금리 낮추고, 적금, 예금 금리는 올린 상품을 내놓으면서 변화를 시도하고 있죠.

[박규희/NH농협은행 부행장 : 우리 일반 시중은행들도 앞으로 AI나 빅데이터 같은 4차 산업 혁명에서 요구되고 있는 패턴들을 융합해가면서 훨씬 더 고도화해 나갈 겁니다.]

예를 들어 카카오뱅크가 송금 수수료를 5천 원으로 책정하니까, 신한은행이 1만 5천 원에서 5천 원으로 내렸습니다.

국민은행은 ATM에서 보내면 아시아 15개 국가 송금 수수료를 1천 원으로 내렸습니다. 각종 예금, 적금, 대출 금리도 카카오뱅크 수준으로 조정을 한 상품들이 쏟아졌습니다.

<앵커>

그래서 종합적으로 보면 첫 단추는 잘 꼈다고 평가를 하신 건데, 어떨까요? 나머지 단추들도 잘 낄 수 있을까요?

<기자>

아직 고비가 많이 남았죠. 일단 서비스가 몰려서 그렇다고는 하지만, 대출 조회조차 지금 안 되고 있죠.

만약 시중은행이 그랬다고 생각해보십시오. 항의가 빗발쳤을 텐데요, 지금까지야 처음이니까 그러려니 했지만, 계속 이러면 카카오은행의 IT 실력에 의심을 품고, 거래 안 하겠죠.

그리고 여기에 근본적으로 은산분리 규제 때문에 자본확충이 쉽지 않은 것도 걸림돌입니다.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를 10%로 제한하는 은산분리 규제는 옳고 그름을 떠나서 카카오뱅크에게는 걸림돌입니다.

카카오뱅크 최대 주주는 한국투자금융지주이고요. 2대 주주가 카카오입니다. 은산 규제 때문에 카카오의 신규 투자에 제한이 있고 당연히 규모를 키우는 데도 한계가 있습니다.

물론, 아직은 시작이고요. 카카오뱅크가 전세자금 대출, 주택담보대출, 그리고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 상품을 곧 내놓을 계획인데, 그때가 되면 시중은행과 겨루어볼 만한지 본격적인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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