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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음란물 실태' 靑에 편지 보냈는데…가로채 위조한 교도관

김종원 기자 terryable@sbs.co.kr

작성 2017.08.27 20:33 수정 2017.08.27 21:41 조회 재생수3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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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교도소에 음란 동영상이 반입돼 성범죄자들까지 돌려 보는 실태, 지난주 보도해드렸죠. 수감자가 이런 실태를 고발하려고 청와대에 보낸 편지를 교도관이 가로채서 대신 가짜 편지를 발송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검찰이 수사에 나섰는데 교도소 윗선이 범행에 관여했는지도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김종원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옛 청송제3교도소, 지금의 경북북부제3교도소에 수용 중인 재소자 A씨가 외부로 반출해 제보한 메모리카드에는 음란 동영상뿐 아니라 구체적 고발 내용을 담은 음성 파일이 있습니다.

[재소자 A 씨/현재 교도소 수용 중 : (음란 동영상이 담긴) 마이크로SD 카드 32기가짜리가 수십여 개가 교도소 안에 돌아다니고 있는데, (재소자들의) 전자사전을 조사해 보면 무엇을 봤는지 확인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자신이 목격한 일이라면서 이 교도소에 음란물 문제 이외에도 여러 비위가 더 있다고 주장하는 내용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재소자 A 씨는 지난 6월 비슷한 내용의 진정서를 약 100장 분량 편지로도 써서 청와대와 국민권익위원회에 보냈습니다.

하지만, 받아본 답신에는 별 내용 아닌 엉뚱한 답변이 담겨 있었습니다.

어떻게 된 걸까? 교도소에서 서신 업무를 담당하던 교도관 구 모 씨가 재소자 A 씨의 편지를 검열한 뒤 파기한 겁니다.

그리고는 다른 내용을 적어 한 장짜리 위조편지를 만든 뒤 마치 A씨의 진정서인 것처럼 꾸며 발송한 걸로 드러났습니다.

재소자 A 씨가 항의하자, 교도소는 구 교도관을 검찰에 고발하고 법무부에 중징계를 요청했습니다.

교도소 측은 편지 내용을 확인한 구 교도관이 진정서가 청와대에 전달될 경우 자신의 업무가 가중될 걸 걱정해 혼자 벌인 일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경북북부3교도소 관계자 : (편지 파기와 위조편지 대필 발송을) 위에서 지시하거나 그러지는 않았습니다. 본인이 판단해서 한 행동인데, 의욕이 과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대구지검 의성지청은 하위직인 9급 교도관 구 씨의 단독 범행인지, 아니면 교도소 윗선의 지시나 묵인이 있었는지 수사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 교도소는 제보자 A 씨가 음란물을 갖고 있었다는 이유로 편지와 전화 통화, 면회를 제한하는 징벌 조치를 취하고 조사 후 형사처벌까지 공언하고 있습니다.

음란물을 막지 못한 교도소가 제보자 한 명만의 문제로 진상을 축소하려는 건 아닌지 법무부 감사에서 규명돼야 할 걸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하성원, VJ : 김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