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에어컨 쐬는 돼지…먹거리 안전 지키는 동물 복지

<앵커>

'살충제 달걀' 파동으로 안전한 먹거리, 아울러 동물 복지에 대한 관심이 커졌습니다. 하지만 돈이 많이 들고 생산성도 떨어져 모든 농가가 가축을 방목하기는 사실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SBS 소셜 동영상 미디어 비디오머그가 축산 현장의 다양한 모습을 살펴보고 농민들 목소리도 들어봤습니다.

<기자>

우리 집은 넓은 초원.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 흙에 코 박기. 양지바른 곳을 찾아 꿀잠 자기, 진흙목욕까지. 기분 상태 맑음.

돼지 130마리를 이렇게 사육하는 농장도 있습니다.

[방목 농장 주인 최승호 씨 : 꿀순아 이리와 꿀순아 이리와. (이름을 부르면 알아듣네요?) 자기가 꿀순인 줄 알고 와요. 별명이 옥자예요. 가둬놓고 키우면 너무 딱하잖아요.]

하지만 이 농장과 달리 우리나라 축산농가 대부분은 공장형 축사에서 돼지를 키웁니다.

넓은 초원도 드물고 비용도 많이 들어 생산성을 유지하려면 방목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지금처럼 키우는 게 맞을까요?

이도헌 씨는 3년 전부터 돼지 8천 마리를 키우고 있습니다. 마릿수에서 알 수 있듯이 공장형 축사입니다.

[돼지 아빠 이도헌 씨 : 저도 귀농하기 전에는 돼지가 대관령 목장처럼 저 푸른 초원 위에 있는 줄 알았어요. 공장형 축사를 하지 않고서는 수입 돼지고기와의 가격 경쟁력에서 이길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 농장 돼지들은 여름이면 에어컨 바람을 쐽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더울 뿐만 아니라 굉장히 습하기 때문에 불쾌지수가 높죠. 돼지도 똑같이 느낍니다.]

비록 먹거리로 키워질망정 생명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을 하자는 거죠.

[좀 더 넓은 공간을 제공하고요. 사시사철 따뜻하거나 시원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 돼지가 두려움을 겪지 않고 잘 먹고 스트레스받지 않게 해주고, 불가피하게 항생제를 놔야 치료가 된다면 항생제도 놔야 된다고 봅니다.]

이렇게 하니 비용은 더 들었지만 생산성은 상위 1%대로 높아졌습니다.

축사 밖에는 작은 방목장도 만들어서 돼지의 일부는 풀어놓습니다.

['어차피 도축하려고 키우는 돼지인데 뭘 잘해줘' 라고 생각하시기 쉬운데, 축사에 있는 돼지들이 참 고마운 돼지입니다. 덕분에 우리 농장에 있는 인간들이 먹고 살죠. 그런 면에서 잘해주겠다고 하는 거는 인지상정이 아닌가 싶고….]

우리나라 지난해 돼지고기 소비량은 1인당 23킬로그램, 10년 전보다 30% 정도 늘었습니다.

윤리적 사육 환경에 대한 고민,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고민, '살충제 달걀' 파동은 우리 축산 농가에 전환점이 될만한 의문들을 던지고 있습니다.

(취재 : 정경윤, 영상취재 : 김대철·이용한, 영상편집 : 김경연·김인선, 디자인 : 정지혜)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