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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개국 공신' 배넌 경질…트럼프 정부의 향후 행보는?

사흘 전 경질된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입니다.

극우 매체인 브레이트바트의 대표였던 배넌은 지난해 8월 트럼프 대선 캠프의 최고경영자로 영입되면서 정치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백인 보수 유권자를 겨냥한 '아메리칸 퍼스트', 미국 우선주의 선거 전략이 그로부터 구체화됐습니다.

정치 경제적 기득권층을 공격하며 쇠락한 공업지대 백인 노동자의 표심을 자극했습니다.

[스티브 배넌/前 백악관 수석전략가 : 금융과 정치계의 기득권층은 자신들만 신경 쓰면서 미국을 파멸 직전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 뒤 무슬림 입국을 금지하는 반이민 행정명령과 파리기후협약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탈퇴 등 주요 정책을 설계했습니다.

트럼프의 최측근이자 극우 이론가로서 트럼프 행정부의 초기 색깔을 입힌 겁니다.

오른쪽으로 치우친 그의 정책에 주류 세력과의 충돌은 예정돼 있었습니다.

반이민 행정명령은 법원에서 잇따라 제동이 걸렸고, 오바마의 건강보험 정책을 뒤집은 트럼프케어도 의회를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프리버스 전 백악관 비서실장과의 권력 암투설이 불거졌고, 대외 정책을 놓고는 전통적 개입주의 노선의 백악관 참모들과 잦은 충돌이 빚어졌습니다.

결국, 배넌은 지난 4월 국가안보회의 상임위원직에서 물러나야 했습니다.

지난 16일엔 북한 문제에 군사적 해법은 없다며 트럼프의 대북 전략을 정면으로 부인하는 듯한 발언까지 나왔고, 개국공신 배넌은 결국 정권 출범 7개월 만에 퇴장하게 됐습니다.

야당은 배넌을 트럼프 정권의 행보를 꼬이게 만든 장본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시프/美 하원의원(민주) : 보다 철저하게 백악관을 청소해야 합니다. 배넌과 다른, 최선의 인물들을 대통령 곁에 두어야 합니다.]

배넌의 퇴장으로 트럼프 정부는 대외 정책에서 고립주의보다는 개입주의 쪽에 보다 무게를 둘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대내 정책에서도 보다 온건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다른 해석도 제기됩니다.

배넌 스스로 정권을 만든 게 아니라 트럼프가 그의 주장에 찬동해 영입하고 힘을 실어줬다는 사실, 따라서 배넌이 물러날 뿐, 트럼프가 바뀐 것은 아니라는 해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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