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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교도소에 넘쳐나는 포르노 동영상…아동·폭력물까지

김종원 기자 terryable@sbs.co.kr

작성 2017.08.21 21:01 수정 2017.08.21 22:30 조회 재생수130,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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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주 성범죄자들이 교도소에서 성폭행 내용이 담긴 성인만화를 버젓이 돌려본다는 소식 전해 드렸는데,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추가 취재 결과 반입이 금지된 포르노 동영상까지 교도소에서 돌려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먼저 성범죄자 조두순과 김길태 같은 강력범들이 수감 된 경북 북부교도소, 과거에는 청송교도소로 불렸던 곳의 믿기지 않는 실태를 김종원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자신을 재소자라고 밝힌 A씨가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보내 달라며 소포로 보낸 책을 A 씨 지인을 통해 취재진이 받았습니다.

책 속에는 메모리카드 하나가 있었는데, 그 안엔 59시간 분량의 음란 동영상 파일 89개가 있습니다.

[재소자 A 지인 : 재소자 A씨가 '책 중간에 뭐가 있을 것이다'라고만 얘기를 했었어요. 이 사이에 메모리카드가 들어 있고, 얘와 얘가 붙어있던 거죠.]

교도소 안에서 직접 녹음한 육성까지 있습니다.

[제소자 A씨/교도소 안에서 녹음 : 제가 보내드리는 동영상 89편은 이곳 경북 북부 3교도소에 있는 1천여 편 중에 일부에 불과할 것이고, (음란 동영상이 든) 메모리카드 32기가짜리가 수십 여 개가 돌아다니고 있는데….]

"교도소 내 실태를 계속 문제 제기했는데 소용없었다"는 편지도 함께였습니다. 사실이라면 음란물이 불법으로 교도소 안에서 수감자, 특히 성범죄자들에게 무방비로 노출됐다는 것.

불법 음란물의 수위도 여성 학대 폭력 음란물을 비롯해, 아동 음란물과 화장실 몰카 영상 등 심각한 수준이었습니다.

재소자 A 씨는 경북 북부교도소, 옛 청송교도소에 수감돼있는데, 조두순·김길태 등 성범죄자가 많은 곳입니다.

산으로 둘러싸인 경북 북부교도소, 옛 '청송교도소'입니다. 보시다시피 삼면이 절벽으로 둘러싸인 천혜의 요새입니다.

그만큼 보안이 철저하기로 유명한 곳. A 씨의 말이 정말 맞는지 여기서 출소한 지 얼마 안 된 전직 수감자들을 어렵게 만났습니다.

이들이 털어놓은 이야기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전 수감자 A 씨/지난해 출소 : 그쪽(경북 북부교도소)에는 성폭력범이 거의 한 90% 되죠. (저는 출소 전에) 하드디스크 4개를 받아서 가지고 있었어요. 포르노를 한 3천4백 개를 가지고 있었어요. 요즘은 전자사전이 태블릿 PC처럼 돼 있어요. 메모리카드는 거기에 꽂으면 나오는 거예요. 그렇게 다 보는 거예요.]

또다른 출소자는 전자사전뿐 아니라 다른 기기로도 음란 동영상을 봤다고 했습니다.

[전 수감자 B 씨/지난해 출소 : (교도소 공장 안에) 컴퓨터가 4대인가 있었어요. USB를 가져다 컴퓨터에 꽂아서 보고. TV의 경우도 직원들 몰래 (USB 포트) 열어서 성인물 또 보고.]

음란 동영상이 하나만 반입돼도 급속도로 복사돼 퍼진다고 합니다. 이런 현실은 교도소 내 성범죄 재범 방지 프로그램을 무용지물로 만듭니다.

[김영란/나무여성인권상담소 소장 : 인권 침해가 일어나고 있는 음란물들 계속 노출이 되다 보면 과거에 자신들이 행했었던 성폭력에 대해서도 합리화할 수도 있겠죠.]

다시 성범죄를 저지를 확률도 높일 가능성이 큽니다.

[고미경/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 저는 사실 이 소식을 들었을 때 매우 충격적이었습니다. 이 문제를 조금 더 공론화하고, 가해자에 대한 성교육 전반에 대해서도 실효성이 있는지 점검해 보고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교도소도 이런 실태를 잘 알지만, 적발되면 수감자에게는 추가 형사처벌이, 교도관들에게는 불이익이 돌아가기 때문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전 수감자 A 씨/지난해 출소 : (이런 일이) 한 번 터졌다 하면, 지금 당장은 교도소가 난리겠죠. 그런데 3, 4일 지나면 또 흐지부지해져요.]

취재요청을 계속 거절하던 경북 북부교도소는 뒤늦게 실태를 인정하고, 수감자들의 전자사전을 수거해 종이 사전으로 대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런 내용을 청와대에 제보한 재소자 A 씨에게 불이익이 없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김종우,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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