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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란해서 걸린다고요?"…자궁경부암 환자가 직접 전해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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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암 환자다. 질문받겠다. 

※ 자궁경부암 1기 환자 박OO(51) 님과의 인터뷰를 재구성한 1인칭 카드뉴스입니다.
“암입니다. 진행돼도 이미 한참 진행됐습니다”
머리가 새하얘졌다. 하지만 곧이어 밀려든 건
수치심. 사람들이 수군대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성관계로 옮는 병이라며?’, ‘여자가 어떻게 처신했길래 그런 병에 걸려?’,‘아유, 창피해서 어떡해’
당시 나는 남편과 아들에게도 자궁경부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말하지 못했다. 그냥, 여성 암이라고만 했다.
남편도, 아들도 더 물어보지 않았다. 서로 상처 될 걸 아니까.
후회된다. 50살이 될 때까지, 왜 날 위해 살지 못했을까.
원망스럽다. 수치심을 안겨준 산부인과 ‘굴욕의자’도, 그걸 핑계 삼아 검진을 피해온 나 자신도.
그래도 나는 삶을 포기하지 않았다. 나 같은 고통을 겪지 않도록 주변 사람에게 자궁경부암 백신을 추천했고,
최근엔 자궁경부암 환자들을 위한 인터넷 카페도 만들었다.
누구한테 말도 못 하고 ‘자궁경부암’ 다섯 글자를 검색하고 또 검색하는 동안 때론 상처받고 때론 배운 것들이 있다.
자궁경부암의 원인인 HPV 바이러스가 성관계로 전염되는 건 사실이나, 문란해서 생기는 병은 결코 아니다. 매우 드물지만 태아가
 모체로부터 HPV 바이러스에 수직감염 되는 경우도 있다.
HPV는 독감 바이러스처럼 자연에 만연한 바이러스다. 한 번이라도 성 경험이 있는 여성이라면 50살까지 무려 80%가 한 번은 HPV에 노출될 정도다.
그래서 예방 백신이 중요하다. 남자도 보균자가 될 수 있어 커플이 함께 예방접종을 하면 좋다고 한다.
예방만큼 중요한 건 정기 검진이다.

‘관계 안 한 지 오래 됐어’‘내 남편은 나뿐이니 괜찮아’

라며 정기 검진을 받지 않는 분들도 많고,
편견 어린 시선 탓에 산부인과 가길 꺼리다 검진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홀로 자궁경부암과 싸우고 있을 여성들에게 무엇보다 이 이야기를 하고 싶다.
“혼자만의 굴레 속에 있지 마세요. 밖으로 나오세요. 다른 사람을 만나세요. 밝게 지내시면 좋겠어요. 무엇보다, 당신이 잘못한 게 아니에요.”

전 세계 여성 암 중 발병률 2위, 자궁경부암. 우리나라의 경우 매해 900여 명이 이 병으로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병 만큼 편견과 오해가 많은 병도 드뭅니다. 한 여성이 용기를 낸 건 이 때문입니다. 자궁경부암 1기 환자 분이 직접 겪은 이야기를 전해왔습니다.  

기획 하대석, 이아리따 / 그래픽 김태화 / 자문 윤정원 산부인과 전문의 / 제작지원 한국MSD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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