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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의시사전망대] 악재의 연쇄…한국 車업계 '8월 위기설'의 실체는?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박진호의 시사 전망대 (FM 103.5 MHz 6:20-8:00)
■ 진행 : SBS 박진호 기자
■ 방송일시 : 2017년 8월 19일 (토)
■ 대담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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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호/사회자:
 
경제 브리핑, 오늘도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과 함께 하겠습니다. 이인철 소장님 안녕하세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예. 안녕하세요.
 
▷ 박진호/사회자:
 
요즘 신문에도 많이 나오는 이야기가 자동차업계 8월 위기설이에요. 이게 무슨 얘기입니까?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습니다. 국내 자동차업계가 내우외환에 휩쓸리고 있습니다. 자동차업계 8월 위기설, 대란설 불거지는 이유는 크게 다섯 가지로 요약이 되는데요. 우선 중국 사드 보복의 영향으로, 중국이 최대 시장인데. 우리나라 국산차 판매가 급감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까 수출, 내수 동반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고요. 두 번째가 현대차, 기아차, 국내 완성차들 이미 노조 부분 파업을 하고 있거나 파업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또 세 번째가 이달 말입니다. 8월 말에는 3조 원대 규모의 기아자동차의 통상임금 판결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아마 8월 위기설을 촉발시킨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한데요. 자동차업계에서는 통상임금 패소 때는 완성차의 생산 거점을 해외로 옮길 수밖에 없다면서 위기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네 번째가 다음 달부터 적용이 되는 경유차, 디젤차의 배출가스 기준이 강화되는 것도 업계에는 부정적인 뉴스로 보고 있고요. 다섯 번째가 GM대우의 철수 가능성입니다. 한국 GM대우는 사실 최근 3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고요. 올해 1분기는 완전히 자본잠식 상태일 정도로 재정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그런데 오는 10월이면 GM대우가 2002년 대우자동차를 인수하면서 약속했던 15년 경영권 유지 기한이 만료됩니다. 그러다 보니까 언제라도 지분을 팔고 공장 폐쇄해서 한국 철수가 가능한 상황이라는 건데요. 이러한 악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면서 국내 자동차업계의 8월 대란설이 확산이 되는 모양새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런데 내우외환이라고 표현하셨는데. 사실 지금 임금 관련 소송 문제에 대해서 자동차업계 경영진들이 아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 같아요.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야 한다. 노조의 소송에 대한 결과. 여기에 업계가 큰 영향을 받을 것이다. 이런 전망이 나오는데. 그것은 왜 그렇습니까?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습니다. 이게 아마 자동차업계에 최대 악재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 정도예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습니다. 이 소송의 발단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기아차 노조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서 휴일수당 등의 계산을 다시 해달라면서 지난 2011년에 집단소송을 제기했고요. 2014년에는 대표소송을 제기하면서 본격화된 겁니다. 일반적으로 통상임금이 오르면 뭐가 달라지느냐. 수당, 퇴직금이 함께 오릅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러니까 연봉 총액이 많아지는 것이니까.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사실 기아차의 1심 선고는 이번 주 중 예고가 돼있었습니다. 그런데 법원이 이달 말로 기한을 연기했는데요. 그래서 7년간 이어져왔던 통상임금 1심 선고를 이달 말 앞두고 있다는 겁니다.
 
▷ 박진호/사회자:
 
법원도 그만큼 판결 자체를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는 얘기네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그래서 이번 1심 선고에서는 집단소송과 더불어서 대표소송이 동시에 진행되다 보니까. 대표소송에서 노조가 이기게 되면 전 직원에게 일괄 적용된다는 겁니다.
 
▷ 박진호/사회자:
 
해당이 되는 것이군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습니다. 그렇게 되면, 사측이 패소할 경우 당장 1조 원 정도의 임금을 줘야 하고요. 소멸시효가 3년인 것을 감안하게 되면 그 이전 것의 소급분까지 합치게 되면 최대 3조 원을 노조에게 지급해야 한다는 겁니다.
 
▷ 박진호/사회자:
 
소급분까지 적용되는군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3년간 소급까지 돼야 합니다. 그러니까 판결 즉시 충당금 적립 의무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럴 경우 기아차는 올해 연간 기준 적자 전환이 불가피한 겁니다. 그런데 반면에 노조원들이 얻는 이득을 보게 되면 통상임금 패소로 인한 비용 지급이 현실화 되면 기아차의 경우에는 노조원 한 명당 1억 1천만 원 가량을 받게 된다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더 큰 문제는 무엇이냐면 이번 소송이 비슷한 소송을 진행 중인 기업들이 너무 많다는 겁니다. 제조업체. 현대중공업을 포함해서 국내 200여 개 업체가 비슷한 소송을 하고 있기 때문에 유사 소송이 줄을 잇지 않겠느냐는 것이고. 그래서 재계를 대표하는 경영자총협회는 뭐라고 추산을 하고 있느냐면. 만에 하나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될 경우 소급분을 고려하게 되면 기아차를 촉발로 해서 아마 산업계 전반에 총 38조 원 상당의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정하는 겁니다.
 
▷ 박진호/사회자:
 
굉장히 중요한 판결이 되겠네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래서 1심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2심, 상고심 계속해서 대법원 판결까지 가야하지 않겠느냐는 겁니다.
 
▷ 박진호/사회자:
 
경영진 입장에서는 당장 임금 비용의 압박, 이런 것에 대한 걱정이 큰 것이고. 노조 입장에서는 또 원칙적인 면에서 소송 계속 진행해야 하는 것이고. 그런 상황이 돼버렸군요. 말씀하신 것 중에 또 걱정이 됐던 부분이 GM대우의 국내 시장 철수설인데요. 왜 나오는 겁니까?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지금 GM한국 철수설은 바로 한국GM의 실적 부진에서 비롯됐습니다. 이미 한국GM은 최근 3년간 2조 원대 규모의 누적 순손실을 기록해서 이미 경영난으로 올 1분기 자본잠식상태라는 겁니다. 그러면 모든 자본을 다 팔아도 빚을 갚을 수 없는 상태라는 건데요. GM은 사실 지난 2002년에 대우자동차를 인수하면서 무엇이라고 약속했느냐면, 15년 간 경영권을 유지하겠다는 겁니다. 그래서 올해가 그 마지막 해이기도 하고. 이게 오는 10월이면 만료가 되다 보니까 언제라도 지분 팔아서 한국을 철수할 수 있게 되는데요. 그래서 최근에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뭐라고 얘기했느냐면, 미 GM 본사가 철수를 결정한다 하더라도 사실상 우리는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겁니다. 실제로 GM 본사는 수익이 나지 않는 해외 시장을 단계적으로 속속 철수하고 있는데요. 2013년 말 이후 행태를 보게 되면 호주, 인도네시아, 러시아에서 잇따라 공장 문을 닫았습니다. 지난 3월에는 유럽 오펠 브랜드를 프랑스 자동차 그룹 PSA에 넘겼고요, 5월에는 인도 내수시장 철수를 결정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상황이 이런데도 불구하고 한국 GM 노조는 지난달 파업을 가결한 겁니다. 그 내용을 보게 되면 기본금을 7.2% 인상해 달라, 성과급으로 통상임금의 500%를 지급해 달라, 그리고 61세까지 정년을 연장해 달라는 요구입니다. GM 본사가 특히 한국의 노사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상황을 가장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건데요. 최근에 얼마 전 제임스 김이라는 한국 GM 사장이 잔여 임기가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임했는데. 이게 GM대우의 한국 철수의 수순, 시나리오가 아니냐는 겁니다. 만에 하나 이게 현실화 되면, 한국GM이 철수하게 되면 뭐가 문제냐고 하실 텐데. 관련 임직원부터 협력 업체, 자동차라는 게 2만 여 개 부품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협력업체 임직원 가족을 합치게 되면 거의 30만여 명 가량이 생계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 박진호/사회자:
 
GM 같은 경우에 다른 나라에서도 철수하겠다면 바로 철수한다. 이런 말씀 하셨는데. 걱정이 되는 부분이네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본사의 경우에는 아직까지는 부인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한국GM의 경우에는 세계적으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큰 시장이고, 한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다고 하고 있지만 그 속내는 아직 정확히 모르는 거죠.
 
▷ 박진호/사회자:
 
이런 결정이야 언제든 전격적으로 나올 수 있는 것이니까. 참 걱정되는 부분이네요. 또 하나 변수인데. 디젤 승용차의 문제는 최근까지 계속 부각이 돼왔고. 배출가스 기준 강화가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것이 자동차업계에는 또 부정적이겠네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이제 중소형 디젤차의 배출가스 측정 기준 방식이 다음 달부터 당장 강화가 됩니다. 경유차 배출가스 문제가 불거지면서, 환경 문제가 불거지면서 정부가 기준을 한참 강화하겠다는 것인데요. 이렇게 되면 테스트 주행 기간, 거리, 속도를 더 늘려서 배출가스를 측정하면서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 1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기 때문인데. 이 개정안이 적용되게 되면 당장 9월부터 신차의 경우에는 엄격한 기준을 맞춰서 출고해야 하고요. 이전에 개발돼서 판매 중인 차량의 경우에는 내년 9월부터 새 기준이 적용되게 됩니다. 이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차량 판매 자체가 금지됩니다. 당장 디젤차 비중이 높은 쌍용차, 본사가 해외에 있는 르노삼성에 문제가 있는데요. 이럴 경우 일부 차종에 대해서는 내년까지 기술 적용이 어렵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들 자동차의 경우에는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특히 르노삼성의 경우에는 이런 엄격한 기준을 맞추려고 하면 2019년 5월경에나 맞출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그 기간 동안 주력 차종을 판매하지 못해서 오는 손실이 1조 5천억 원 가량 매출 손실이 늘어날 수 있다고 추정되고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노동계의 움직임도 중요한데. 사실 자동차업계의 도미노 파업이라고 할까요. 이런 것들이 이런 위기설에 한 몫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인 것 같은데.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지금 매년 반복되고 있는 노조 파업도 8월 위기설을 증폭시키고 있는데요. 현재까지 올해 임금 협상을 마무리 지은 업체는 쌍용자동차 한 곳입니다. 네 곳이 지금 불안한데요. 실제로 현대기아차 노조는 지난 7월에 파업을 가결했고요. 8월 중순부터 부분 파업, 하루에 4시간씩 부분 파업을 시작해서 본격 투쟁에 돌입한 상태고요. 현대차 노조가 요구하는 조건을 보니까 올해 호봉 승급분을 포함해서 기본급을 18만 원 인상해 달라. 그리고 지난해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해 달라. 그리고 상여금 인상, 지금 상여금 750%로 돼있는데 800%로 올려달라는 것이고요. 여기에 정년을 60세에서 65세까지 연장시키는 안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실 현대차의 경우에는 지난해에만 총 24차례 노조 파업을 했거든요. 이로 인한 생산 차질이 13만여 대, 아마 2조 9천억 원대 피해를 봤는데요. 사실 지금 우리나라 자동차 상황이 굉장히 녹록치 않은 상황입니다. 그야말로 사면초가인데요. 미국은 꼭 찍어서 자동차, 철강을 굉장히 무역 불균형의 근원으로 보고 있거든요. 이런 보호무역주의 정책. 그리고 중국의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 시장의 보복, 실적 부진. 이런 것들이 지금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고요. 이러다 보니까 2010년부터 글로벌 탑 5를 유지했던 현대기아차가 올해는 5위권 밖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데요. 사실 자동차 산업의 위기라는 게 높은 임금에 비해서 낮은 생산성, 경직된 노사관계를 꼽고 있습니다. 물론 노조만의 탓은 아닙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에도 연구개발을 소홀히 하는 바람에 일본이나 유럽 차에 비해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회사의 흥망이 노사 어느 한 쪽만을 탓할 수는 없지만. 그러나 지금의 이러한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노사 모두가 위기감을 갖고 경영 타계할 수 있는 상생의 지혜를 모아야 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이 소장님 말씀도. 일단 노사가 모두 위기감을 공유하고 그런 생각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파국을 맞는 것은 누구한테도 안 좋은 것이잖아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회사가 있어야 임금을 받을 수 있고 일자리가 보전이 되는데요. 그러다 보니까 지금 당장 통상임금을 명목으로 해서 생산거점을 해외로 옮기겠다고 했지만 실제로 현대기아차의 경우에는 절반 이상이 지금도 해외에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생산기지가 점점 줄어들 수 있다, 우리의 양질의 일자리가 점점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겁니다.
 
▷ 박진호/사회자:
 
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잘 들었습니다.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네. 감사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지금까지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과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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