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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환수한 덕종어보…"일제강점기 때 다시 만든 것"

<앵커>

해외로 유출됐다가 협상을 통해 돌려받은 첫 문화재인 덕종어보가 알고 보니 15세기 도장이 아니라 일제강점기에 다시 만들어진 걸로 드러났습니다. 문화재 당국은 뒤늦게 이런 사실을 파악하고도 지금까지 공개를 미뤘습니다.

권애리 기자입니다.

<기자>

[2015년 4월 1일, SBS 8뉴스 : 조선왕실의 귀한 문화재 덕종어보가 국내에 돌아왔습니다.]

재작년 4월, 우리 정부가 미국 시애틀미술관과 협상 끝에 환수한 덕종어보입니다.

15세기의 원품으로 소개됐던 이 어보가 실은 일제 강점기인 1924년에 다시 만들어진 걸로 드러났습니다.

종묘에서 어보 다섯 점이 도난당했다는 당시 기사가 지난해 8월 발견됐고 덕종어보도 그 중 하나였습니다.

이 일로 당시 관리책임을 맡았던 이완용의 차남 이항구는 징계를 받았습니다.

당국은 뒤늦게 성분을 검사해 다른 15세기 어보에 비해 금 함량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김연수/국립고궁박물관장 : 저희가 덕종어보 건으로 많은 교훈을 얻었습니다. 이제부터는 (유출 문화재가) 들어오면 바로 성분 분석해서 관련 사안을 확인하는 게 좋겠다.]

그전에도 제작연도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당국은 조사를 미뤘습니다.

[문화재 연구 관계자 : (덕종어보에 달린 끈이) 일제강점기에 만들었던 끈 형식을 지니고 있었던 게 눈에 띄었죠. 그래서 '아 이건 좀 이상하다' 했고….]

조선 시대 어보들에 대해 문화재 지정을 추진하고 있는 당국은 지난 2월 덕종어보를 슬그머니 목록에서 뺐습니다.

문화재청은 은폐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어렵게 되돌려받은 문화재를 제대로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영상취재 : 김찬모, 영상편집 : 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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